첫문장 : 서머싯셔의 켈린치 홀에 사는 월터 엘리엇 경은 재미삼아 읽기 위해 집어 드는 책이라고는 준남작 명부뿐인 사람이었다.
‘조금 이기적이라도 내감정, 내 생각을 드러내며 살아가자.’ 이렇게 결심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받은 상처 또한 적지 않음을 느낀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일까.
앤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믿고 싶지만, 실상은 주변의 어리석은 자들과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라며 자신의 비겁함을 숨기고, 타인에게 또는 자신에게 서등당하지는 않았는지.
앤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입을 다물어 버릴 때마다, 웬트워스 대령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할 때마다, 앤의 모든 사고의 흐름을 읽어나가는 순간순간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았던 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