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을 위하여

관심있게 지켜보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의 신간 책이다.

비슷한 또래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고, 리얼하다는 평에 펼쳐들었다.

 

어느 날부터 이상증세를 보이는 82년생 김지영.

그녀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대학교 시절, 회사생활, 결혼생활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비슷한 또래고 여자라서 그런지 에피소드들과 이야기들이 공감되었고,

그러다보니 몰입하게 되었고, 순식간에 읽게 되었다.

 

82년생 김지영은

언니에 치이고, 남동생에 치이는 둘째의 서러움,

남자아이들의 장난이 관심인줄 모르고 속상해했던 어린 시절,

​대학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아리 생활,

수십번의 취업 서류 전형 탈락,

결코 쉽지 않은 회사 생활,

그리고 결혼과 육아로 인한 많은 것의 포기등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고, 어쩌면 겪었던 일들이 안타깝고 답답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모든 것에 은근히, 무섭게 깔려있는 남녀 차별의 환경.

 

다행히도 지금까지 단체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 생활, 직장 생활, 가족/친적 안에서

남녀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인복인지 부모님, 선배, 지도 교수님, 회사 상사까지 남녀 구별없이 공부와 업무를 주었고,

해당결과에 따라 수긍이 가는 평가와 보상이 있었다.

전공 분야를 살린 것과 미혼이라는 점이 부각되었는지는 몰라도 바쁘긴 하지만 지금도 직장 생활을 잘 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지금의 내가 가장 고민해볼 수 있는 상황은 결혼과 육아일 것이다.

과연 내가 결혼해서도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까?

결혼해서 아기가 생기면 지금의 상황은 어림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도 많고, 갑작스런 이슈 많은 지금의 회사에서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답답하다.

가족도 소중하고 일도 하고 싶은데 그 둘의 중요성를 비교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

 

그래도 요즘은 육아가 아내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남자만이 밖의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자식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결혼 생활과 일을 병행하며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에 대한 문제는 여자에게 더 주어지는 부분이 있고,

오랜 시간 공부를 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직업을 가졌어도 결국 결혼과 육아문제에 고민을 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82년생 김지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언제쯤 육아때문에, 결혼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그만두지 않아도 되는 걸까?

 

82년생 김지영이 아닌 그냥 여자 김지영이 안고 살았던 문제들이 너무나 리얼하고,

지금의 현실이라서 참 먹먹하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