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에 발간된 이 책은 201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1년에 통일된 ‘통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참 암울하다. 더 이상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없는 칠흑 같은 배경의 대한민국은 썩 달갑지 않다. 그러나 낯설지는 않다. 지금 시대와는 너무나도 먼 배경이지만, 등장인물들은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모아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소설에서 표현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끔찍하게 묘사하지는 않지만, 참 ‘악(惡)’하다. 부패한 우리나라의 모습은 익숙하지 않지만, 어쩌면 우리가 들여다보지 않은 현시대의 구석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작성했던 통일 글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통일은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있다. 막연하게 ‘유일한 분단국가 ‘형제의 국가’등 어쩔 수 없이 분리된 지금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은 언젠가 해결돼야 하는 하나의 숙제라고 정의하고는 했다.
이 소설을 통해 그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일’이 무조건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어떠한 이에겐 큰 혼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한 해외 유투버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각종 도움받은 책이 적혀있는데 그 수만 봐도 작가가 이야기를 쓰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게 된다. 작가가 적어둔 수많은 책들을 도서관에서 찾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