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스르르 선다고 하니, 당연 혼백의 백..뭐 그런 종류가 아닐까
그랬었죠…
겉 표지엔 덩그러니 일 백 백 이라고 쓰여 있건만,
그래도 그림자라니 자꾸 연상은 령, 靈쪽으로 기우는 겁니다.
소시민이랄까, 아니 이제 그런 말은 없어요.
못살고 힘든 사람과 그나마 조금 살뿐인 사람들과 아주 잘 사는 사람
곧 못살게 될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황정은 작가가 불러내는 무재와 은교는
그나마 조금 살뿐인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그나마도, 아슬아슬 경계에 있긴 합니다만,
그러니 둘은 같이 있으면 좀 덜 아슬할 지도
경계선 의 안전한 이쪽으로 조금더 들어오게 될 지도
삶의 터전이 오늘의 일터가
내일 가림막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다음날은 그저 허물어져 안보일지라도
이 골목을 지키던 어제의 이웃이 오늘은 안뵈는 허기
빛이 안드는 더 싼 임대의 골목과 또 임대의 기간으로
잠시의 연명으로 물러설 뿐인 걸 알아서 슬퍼도
암흑인 오늘 밤이 계속일것은 아닐 거라는 믿음으로
사방 둘러봐도 틔인 그 조망권도 오래지 않아
사라질 것이어도 지금 굴러가던 바퀴가 문득 멈출지라도
좋아하는 것보다 좋지않은데도 좋으니 더 좋은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난조차 지지않는 돌림노래를
소박하게 부르는 두 사람
혼자보다는 둘,
그렇기에 마음은 더 강하여서
일당백의 마음, 천하장사 같이
하나의 그림자가 스륵 일어나면
지는 삶이 아니라 하나가 일어나도 하나가 잡고
또하나의 내 마음 속 누군가가 지탱해 주는
그런 하루,있으라고 부르는 노래.
아닐까…그러는 겁니다.
이들의 맑은 사랑은…
서로의 그림자를 지켜주는.
귀신이 되어도
귀신을 만나서도
지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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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에 , 또 다른 귀신을 만나고자 하는
귀신, 하고 말을 나누며 탁하게 번진 달의 밑을 걸었다.
어둠에 잠겼다가 불빛에 드러났다가 하며 천천히 걷고 있
었다.
은교 씨.
하고 무재 씨가 말했다.
노래할까요.
p.168 /169 ,
[ 百의 그림자 ]
황정은 소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