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 가운데 그 첫번째 작품을 읽었다.
극악-극선으로 갈려 각각 반쪼가리 인간으로 삶을 영위하게 된 메다르도 자작.
그는 우리에게 불완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비인간적인 사악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그와 정반대인 비인간적일 정도의 덕성 역시 꺼려지게 된다.
이를테면ㅡ 절충.
무엇이든 한 쪽으로 치우치면 좋은 것이 없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사형에 쓰이는 기구를 만드는 피에트로키오.
의학에 몰두하지 않고 괴상한 것에만 집착하는 의사 트렐로니.
모두가 신체 온전한 ‘반쪼가리’ 인간이다.
역자의 말대로, 칼비노의 작품을 도덕성이나 재미 둘 중 하나에 치우친 채 읽는다면,
정말 ‘반쪼가리 독서’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