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하고 제대로 읽은 첫 문학 작품.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 가운데 가장 동화같은 두번째 작품인 ‘나무 위의 남작’을 접했다.
기존의 사회 질서와 가치관에 반발하여 나무 위로 올라간 코지모.
땅을 밟지 않고 50여년을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수많은 책을 읽고 당대의 유명인들과도 교류하며 자신의 철학을 관철했다.
끝내 그 생애의 마지막에 하늘로 날아가는 기구에 매달려
‘우리’들이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가며 본인과 했던 약속을 지켜낸다.
칼비노가 괴짜와와 기인이 넘치고 각국이 정치적인 혼란에 휩쌓였던 18세기에 등장시킨 코지모.
수백년 전의 그가 되려 개성 없는 지금의 인류를 비웃으며 어딘가의 나무 위에 걸터 앉아 있을지도 모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