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무의식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의 서사
원제 The Political Unconscious (Narrative as a Socially Symbolic Act)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5년 6월 19일 | ISBN 978-89-374-3183-8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14쪽 | 가격 25,000원
시리즈 현대사상의 모험 31 | 분야 현대사상의 모험 31
현존하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시대를 관통하는 명저 『정치적 무의식』드디어 번역 출간!
후기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 산출된 모든 예술작품들은
정치적 무의식을 통해 유토피아적 해결을 꿈꾼다
‘고전적 저작’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고전 이상의 책, 문학 연구자들뿐 아니라 역사가들, 사회학자들과 철학자들도 읽어야 할 중요한 책, 현존하는 마르크스주의 철학가, 문화이론가 중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인 프레드릭 제임슨의 명저 『정치적 무의식』은 문학과 예술 이론의 비역사성을 극복하고 문학과 정치․역사 사이의 관계를 정밀하게 밝혀낸 문예비평서이다. 책 제목이면서 하나의 비평 용어로 정착된 ‘정치적 무의식’은 계급적․집단적․역사적 차원에서 모순적인 현실과 역사를 살아내기 위한 무의식적이고도 필사적인 반응을 말한다. 제임슨 연구가 이경덕과 서강목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제임슨의 독창적인 사상과 문체까지 면밀히 살려 번역했다.
독창적으로 문학 비평의 방식을 새로 정립한 위대한 사상가의 저술 『정치적 무의식』과 함께하는 지적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과 예술이 어떻게 집단․역사의 차원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적인 현실과 역사를 살아내고 상상적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밝혀내는지 검토할 수 있다. 변증법적 사유가 거의 실행되지 않는 오늘날, 이러한 ‘선악을 넘어서 역사화’하는 변증법적 도약은 여전히 낯설고 충격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때로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 나타나서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읽혀지는 책이 있다. 『정치적 무의식』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데올로기론에 있어 진전이 이루어진 최근에 와서야 이 책의 성취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진정으로 마르크스주의적이며 동시에 진정으로 프로이트적인 최초의 엄밀한 모델, 바로 그것을 이데올로기론에 제시하고 있다. 제임슨의 책은 그러므로 고전 이상의 것이다. 고전적 저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슬라보예 지젝
■ ‘정치적 무의식’은 제임슨의 가장 중요한 저서이자 그의 수많은 저서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
프레드릭 제임슨은 현존하는 마르크스주의 철학가, 문화이론가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경험주의와 실증주의가 주류를 이루던 미국에 68 혁명을 전후해 마르크스주의 연구의 토대가 마련되자 제임슨은 『마르크스주의와 형식』(1971)을 통해 아도르노, 벤야민, 마르쿠제, 블로흐, 루카치, 사르트르 등의 마르크스주의 사상가들을 소개하며 마르크스주의 철학이나 문예 이론이 취약했던 미국에 변증법적 사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언어의 감옥』(1971)을 통해서는 러시아 형식주의, 프랑스 구조주의 및 후기 구조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이 책은 당시 비평계에 아성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예일 대학교의 해체파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수년 후에 나온 『침략의 우화』(1979)에서는 윈덤 루이스의 작품을 대상으로 삼아 좁게는 모더니즘과 파시즘, 넓게는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들 초기 저작들만 보아도 제임슨의 문제의식이 어디에 맞추어져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열악한 학계 풍토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의의를 강조하고, 마르크스주의 문예미학을 확립하는 일이다. 그 일은 한편으로 러시아 형식주의나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가 노정하고 있는 문학과 예술 이론의 비역사성을 극복하는 일과 여러 형태의 예술 사조들에서 공히 확인할 수 있는 문학과 정치 혹은 역사 사이의 관계를 정밀하게 밝혀내는 일이다.
뒤이어 나온 이 책『정치적 무의식: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의 서사』(1981)는 제임슨의 이런 거대한 기획이 완성된 모습으로 그 자태를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은 그의 본격적인 문학이론서로서 마르크스주의 문학 연구 방법론을 확립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가장 중요한 저서이자 이후 작업들의 근간이 되는 주요 개념이나 방법론을 제안하는 책이다.
■ 개인과 집단, 시와 역사, 예술과 현실을 종합적으로 사유하는 마르크스주의 문학 해석학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정치적 무의식을 제대로 밝혀내는 일
“항상 역사화하라.”라는 대명제로 출발한 서문에 이어, 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장 「해석에 관하여」는 문학을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서사의 한 종류로 분석하는 방법론을 구축한다. ‘모든 것에 형식과 내용을 부여하는 과정인’ 서사의 한 형태로서 문학은 역사적 하부 구조인 생산 양식이 지닌 모순의 상상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레비스트로스의 ‘애생적 사고’처럼 의식적이고 직접적인 차원이 아닌 모순 해결이라는 점에서 무의식의 범주에 속하지만, 한편 계급적ㆍ집단적ㆍ역사적 계기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기도 하다.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제임슨의 유명한 개념이 탄생하는 배경이다. 그것은 알튀세르와 라캉의 이론에서처럼 이데올로기적이고 상상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개인과 사회의 존속을 보장하며, 역사의 진전을 기약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고 해방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과 집단, 시와 역사, 예술과 현실을 종합적으로 사유하는 마르크스주의 문학 해석학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정치적 무의식을 제대로 밝혀내는 일이 된다. 제임슨은 과거의 성서해석학에서부터 현대의 제반 해석학 이론들을 꿰뚫으며 이 시대에 긴요한 문학 해석학을 궁구해 낸다. 해석의 제1지평에서는 모든 문화나 문학 텍스트가 개별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치적 무의식을 밝혀낸다. 제2지평에서는 개별 텍스트의 정치적 무의식을 계급의 차원으로 확장하며, 역사 속에 드러난 계급적 이데올로기소를 추출한다. 제3의 최종 지평에서는 생산 양식과 예술 장르의 변증법적 관계가 해명되며, 역사적으로 한계가 지어진 장르들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이데올로기소들이 장구한 문화 혁명의 개별 계기들을 형성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이 책의 2장, 3장, 4장, 5장은 일종의 실제 비평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1장에서 새로이 정초된 마르크스주의 해석 방법론과 긴밀히 호흡하며, 봉건제로부터 자본주의로의 이행기에서부터 자본주의 진행의 각 단계에 연관된 장르나 서사들을 분석한다. 2장은 로맨스 장르의 독특한 이데올로기소를 논하며, 3장은 발자크의 리얼리즘 소설을, 4장은 조지 기싱의 자연주의 소설, 5장은 조셉 콘래드의 모더니즘 소설을 다룬다. 이들은 각각 자본주의로의 이행기, 초기 자본주의, 중기 자본주의, 제국주의 또는 독점자본주의 시대의 문화적 텍스트에 해당한다.
마지막 장「결론: 유토피아와 이데올로기의 변증법」은 문학 비평이 이데올로기 비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담지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 또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모든 유토피아적인 것은 이데올로기적인 것이며, 또한 이데올로기적인 것은 유토피아적인 것임을 사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악명 높은 반유대주의는 기실 순수한 유기적 집단성을 꿈꾸는 유토피아적 투사이기도 하다. 개별 텍스트들의 정치적 무의식을 밝혀내는 일에서부터 안내받은 독자들은 이제 이 파편화된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부재 원인으로만 작용하는 역사(History)의 지반을 의식하며,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집단적 연대의 가능성을 사유해야만 한다.
독창적으로 문학 비평의 방식을 새로 정립한 위대한 사상가의 저술 ‘정치적 무의식’과 함께하는 지적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과 예술이 어떻게 집단․역사의 차원에서 모순적인 현실과 역사를 살아내고 새로운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밝혀내는지 면밀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변증법적 사유가 거의 실행되지 않는 오늘날, 이러한 ‘선악을 넘어서 역사화’하는 변증법적 도약은 여전히 낯설고 충격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정치적 무의식』 이후 제임슨의 저작 활동은 더욱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후기 마르크스주의: 아도르노 혹은 변증법의 지속』(1990), 『브레히트와 방법』(1998), 『변증법의 결속력』(2009), 『헤겔 변주』(2010), 『『자본』 재현하기』(2011) 등을 통해 마르크스주의와 변증법의 현대적 의의를 지속적으로 강조했고, 포스트모더니즘을 후기 자본주의의 문화적 논리로 논파하는『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 자본주의의 문화적 논리』(1991), 영화론 『가시적인 것의 징표』(1990)와 『지정학적 미학』(1992), SF론 모음집 『미래의 고고학』(2005) 등으로 현재의 문화현상들을 종합적이고 변증법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적 무의식』의 실제 비평들에서 그 기본적 골격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는 현재 모더니즘, 리얼리즘, 로맨스에 대한 연구서들을 기획, 출판하고 있는데, 그중 『모더니즘 논고』(2007)와 『리얼리즘의 이율배반』(2013)이 출판되었다.
■ 해외 서평
“프레드릭 제임슨은 오늘날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아마도 우리 시대에 있어 사회적·역사적 방향성을 부각시킨 최고의 비평가이다. 그에게는 뭔가 독창적인 방식으로 조명하지 않은 글을 쓴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책에는 점잔빼는 말투도, 진부한 클리셰도, 현학적인 말투도 없으며 단지 ‘변증법적’ 사유만이 지속적으로 견지된다. ‘무의식’의 정치적 내용에 관한 그의 논제는 도발적이지만, 그 이론적인 토대는 탄탄하며, 최고의 형식주의자들 못지않은 엄밀한 텍스트 읽기에 의하여 예증되고 있다. 그 누구도 엄격한 비평적 실천 내에 그처럼 많은 입장들을 포괄해 내지 못한다. 『정치적 무의식』은 문학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역사가들, 사회과학자들과 철학자들도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
—헤이든 화이트
“『정치적 무의식』은 앞으로 10년 동안 이루어질 비평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운명지어진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제임슨은 지금 미국에서 선도적인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로서, 그의 책은 마르크스주의 비평 자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형식주의에 불만을 가지고 대안적인 방식을 찾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훌륭한 모범이다.”
—조너선 컬러
■ 「역자 후기」 중에서
‘정치적 무의식’은 언제부터인가 책 제목이면서 하나의 비평 용어로 정착되었는데, 사실 제임슨의 수많은 저서들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정치적’이란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이 아닌, 계급적·집단적·역사적 차원을 말하는 것이고, ‘무의식’이란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적 사고’처럼 모순적인 현실과 역사를 ‘살아 내기’ 위한 무의식적이고도 필사적인 반응을 말한다. 만일에 계급 모순과 민족 모순과 같은 사회적 모순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러한 정치적 무의식은 작동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말하자면 하나의 생산 양식에 내재하는 모순들은 그 생산 양식 자체가 다른 어떤 것으로 바뀌지 않는 한 지속되게 마련인데, 모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언제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누구나 투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면 그런 모순에 눈감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러할 때 문학과 예술은 그 모순의 해결을 ‘꿈꾸기’ 시작한다. 현실적인 것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적인) ‘꿈’의 형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므로 라캉의 도식에 따르면 상상적인 것이며 이데올로기적인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에서 카두베오족의 화장법이 그러하듯이 삶을 살아 내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된다는 면에서 상징적인 측면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모순 속에 산출된 모든 예술 작품들은 무의식으로 숨어 들어간 자본주의의 모순적 현실을 ‘하부 텍스트’로 갖게 되며 또한 꿈 작업과 유사한 정치적 무의식의 작용을 통해 그 모순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봉쇄하는 동시에 유토피아적으로 해결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의 서사’라는 이 책의 부제가 의미하는 것이다.
서문
1장 해석에 관하여—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의 문학
2장 마술적 서사들—장르 비평의 변증법적 사용에 관하여
3장 리얼리즘과 욕망—발자크와 주체의 문제
4장 진정한 분한—조지 기싱의 ‘실험적’ 소설들에 나타난 장르적 불연속과 이데올로기소
5장 로맨스와 사물화—조셉 콘래드에서 플롯 구성과 이데올로기적 봉쇄
6장 결론—유토피아와 이데올로기의 변증법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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