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제국

이토 게이카쿠, 엔조 도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5년 3월 20일 | ISBN 978-89-374-3159-3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556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일본 SF 대상 작가 이토 게이카쿠
아쿠타가와 상 작가 엔조 도
불세출의 두 천재가 한 붓으로 그려 낸 ‘어디에도 없는 풍경’

이 작품을 수식할 수 있는 표현은 오직 ‘유일무이하다’뿐일 것이다.
원안에 해당하는 프롤로그를 집필한 이토 게이카쿠, 일본 SF 대상에 이어 필립 K. 딕 기념상을 받는 등 데뷔 이래 발표하는 소설마다 높은 예술성과 충격적인 상상력으로 평단과 독자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 온 그는 『죽은 자의 제국』 프롤로그만을 남긴 채 2009년 34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요절했다. 한편 실험적인 언어와 이지적인 구조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문예상의 정점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고 문단의 무서운 아이로 떠오른 엔조 도는 절친한 친구이자 문학적인 맹우 이토의 죽음 이후, 그가 남긴 미완성 유고를 물려받아 프롤로그를 제외한 소설 전체를 이어 썼다. 두 사람의 기린아가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문학을, 서로가 보는 세상을 바라보며 만들어 낸 처음이자 마지막 합작품.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죽은 자의 제국』은 특별함을 넘어서 ‘다시는 없을’ 단 하나의 소설이다.
19세기 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를 살려 낸 지 100여 년이 흐른 세상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은 자의 몸에 가짜 영혼을 인스톨하여 되살려 내는 이 기술은 노동용에서 군사용까지 광범하게 쓰이며 세계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의대를 다니다 정부에 스카우트되어 죽은 자 관련 기술을 배운 영국 첩보원 존 왓슨은 밀명을 받고 군의관 신분으로 봄베이를 거쳐 아프가니스탄의 오지로 향한다. 그가 목적하는 것은 단 하나, ‘죽은 자의 제국’을 둘러싼 비밀이다.
스팀펑크, SF, 대체 역사까지 강력한 장르 요소의 이종교배와 함께, 신지학, 영혼의 정체, 언어의 기원까지 세계와 그 안에 사는 인간들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색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사변 엔터테인먼트’, 책을 펼친 순간 당신의 뇌에도 금단의 지식이 스며들 것이다.

편집자 리뷰

■ 지금, 당신은 금지된 문을 열 것인가?
   죽은 자의 제국으로 인도하는 치명적인 초대장

런던 대학 의학부 대강의실, 의학도 존 H. 왓슨은 졸업을 앞둔 오늘에야 처음으로 ‘죽은 자 소생’ 실습을 하게 된다. 차가운 강당의 해부대 위에 올려 둔 시체에 가짜 영혼이 주입되고 “일어서!”라는 인간의 명령에 시체는 죽은 자 특유의 어색한 걸음을 뗀다. 그 시체는 지치지 않고 달리는 마부, 두려움을 모르고 갱도를 파헤치는 광부, 포탄을 피하지 않는 군인 등 유용한 자산이 되어 제2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사회를 위하여 말없이 봉사할 것이다. 19세기 말엽, 인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개발한 죽은 자 소생 기술을 발전시켜 노동과 군수 분야에 활용 가능한 ‘크리처’라고 불리는 생물을 제조했다. 아니, 그들은 엄밀히 생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불어넣은 생명은 가짜 생명이기 때문이다.
왓슨이 처음 ‘죽은 자 소생’을 본 날, 마침 강의실에 객원 교수로 방문한 반 헬싱 박사는 그에게 국가를 위해서 봉사할 기회를 제의하고, 그날을 계기로 평범한 학생이었던 왓슨은 군의관이라는 위장 신분을 부여받고 첩보원으로 파견되어 전 세계를 무대로 믿을 수 없는 모험을 겪게 된다. 봄베이의 성곽 지하에서 들려오는 낮은 신음 소리, 아프가니스탄 오지 계곡에 감추어진 신성 모독적인 음률, 일본 화학 공장의 불 꺼진 복도 너머로 풍기는 피비린내…… 그 모든 모험의 이유는 오직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죽은 자의 제국’과 그 제국을 이끄는 수수께끼의 수장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생산한 산업의 비품인 죽은 자가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만의 제국을 이루고자 한다면? 왓슨의 모험이 밝혀낼 치명적인 진실은, 과연 밝혀져도 되는 것이었을까?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명을 생명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살아 있는 듯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죽어 있으며, 한때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상품으로 취급받는 ‘죽은 자’라는 가상의 존재를 통해 이 작품은 의식과 영혼의 존재에 대해서 철저하게 탐구한다. 속도감 넘치는 첩보전과 모험담 끝에 기다리고 있는 예기치 못할 정도로 거대한 사유는, 언어에 대한 천착으로 유명한 엔조 도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SF계를 압도했던 이토 게이카쿠가 만들어 낸 단 한 차례뿐인 환상의 이중주이다.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풍경이면서도, 또한 그 존재를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풍경일 것이다.

■ 영혼의 무게 21그램, 우리의 생명이란 환상에 불과하다면?
   뇌리를 자극하는 사변 실험과 짜릿한 엔터테인먼트의 이종교배

『죽은 자의 제국』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점은 바로 이 작품이 ‘본격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명제 아래 집필되었다는 것이다. 작가가 담은 메시지의 무게와 달리 실제 작품 자체는 각종 장르 문법의 사용과 빠른 장면 전환, 문화적 코드의 변용 등을 통해 매우 가볍게 읽어 내릴 수 있다. 대개의 스팀펑크 작품에서 그러하듯 대체 역사에 기반한 이 작품에서도 과거 사건과 인물과 원전과 이론이 등장하여, 원래 의미와 다른 의미를 부여받아 사용된다. ‘셜록 홈스 시리즈’의 존 왓슨, 『로빈슨 크루소』의 프라이데이, 『미래의 이브』의 아달리, 『해저 2만 리』의 노틸러스 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알렉세이 카라마조프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적 코드를 생경한 장소에 등장시키며 일으키는 화학작용 또한 이 소설의 읽는 쾌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죽은 자’란 사후, 영혼이 빠져 나간 시신의 뇌에 네크로웨어라 불리는 가짜 영혼을 인스톨시켜 주요 노동력으로 쓰이는 존재를 뜻한다. 엔조 도는 특설 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이러한 비약적인 설정과 생전 이토가 ‘좁은 의미의 SF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던 점을 들어 이 소설을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구상했다고 밝혔다. 인간 의식의 실체와 언어의 기원, 생명의 정의 등 깊은 철학적 명제들을 소화하고 있으면서도 작품은 시종일관 통쾌한 정통 활극과 독특한 위트, 스피디한 진행을 유지한다.
런던탑 화이트타워를 반파하는 스케일 큰 액션 장면 바로 뒤에 바벨 이전의 언어에 대한 상상이 등장하고 세상을 파괴할 만한 생물 병기의 이면에 신체가 없는 의식에 대한 단상이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작품,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은 지금까지 상상조차 해 보지 않은, 전대미문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될 것이다.

■ 줄거리

산업 혁명을 거쳐 증기기관의 자욱한 연기가 가득한 19세기 말 런던, 이곳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죽은 자’의 존재. 인류는 지난 세기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개발한 죽은 자 소생 기술을 발전시켜 되살아난 시체를 노동력으로 삼고 있다.
의학도 존 왓슨은 어느 날 죽은 자 소생 기술 실습이 벌어지던 대학 강의실에서 반 헬싱 박사의 스카우트를 받고 영국 정부의 그림자 정보 집단 유니버설 무역의 첩보 요원이 되어 비밀 임무에 투입된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죽은 자를 빼돌려 ‘죽은 자의 제국’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의 진짜 목적을 알아내는 것이 밀명의 내용이다. ‘죽은 자의 제국’이 실재하는지, 실재한다면 그 제국을 만든 수수께끼의 존재는 누구인지, 사건의 실마리가 되어 줄 알렉세이 카라마조프라는 수도자의 정보만을 손에 쥔 왓슨은 기록과 번역 기능이 탑재된 신형 죽은 자 프라이데이, 다혈질에 근육질인 군인 버나비와 함께 도저히 순조로울 것 같지 않은 모험을 떠난다.
‘죽은 자의 제국’을 만든 자가 진짜 꿈꾼 미래는 무엇인가? 모든 죽은 자의 선조인 ‘더 원(The One)’은 누구인가? 신비로운 계산자 아달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가 무섭게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꼬리를 무는 모험의 끝에서 존 왓슨이 발견한 ‘영혼의 본질’은 과연 어떤 것일까.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위험한 여정이 시작된다.

목차

■ 차례

 

프롤로그

제1부

제2부

제3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이토 게이카쿠

1974년 일본 도쿄 도에서 태어났다. 무사시노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2007년 『학살 기관』으로 데뷔했다. 2008년 인기 게임을 소설화한 『메탈 기어 솔리드 –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와 두 번째 장편소설 『하모니』를 발표하여 일본 SF계의 놀라운 신예로 주목받았으나 2009년 3월 34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요절했다. 『하모니』로 일본 SF 대상, 성운상 일본 장편 부문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의 영문 번역판은 필립 K. 딕 기념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엔조 도

1972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도후쿠대 이학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종합 문화 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오브 더 베이스볼』로 문학계 신인상, 2010년 『오유차담』으로 노마 문예상, 2011년 제3회 와세다대 쓰보우치 쇼요 대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그 외 저서로 『Self-Reference ENGINE』, 『Boy’s Surface』, 『이것은 펜입니다』 등이 있으며 본작 『어릿광대의 나비』로 제146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독자 리뷰(1)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특이한 공저 내역을 가진 소설이다
황정수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