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욱동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1999년 9월 15일
ISBN: 978-89-374-1143-4
패키지: 반양장 · 324쪽
가격: 12,000원
분야 한국문학 단행본
은유와 환유는 어떠한 원리에서 작용하는가? 그것은 어떠한 구실과 역할을 맡고 있는가? 또한 어떠한 정치적 함의를 지니고 있는가?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문학 작품에서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답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은유와 환유로써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을 내린다고 주장한다. 넓게는 수사학, 좁게는 비유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친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1. 비유란 무엇인가수사학인가 철학인가수사학과 비유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비유는 어떤 구실을 하는가비유와 세계관2. 은유란 무엇인가언어학자는 은유를 어떻게 보는가은유를 어떻게 이론화할 수 있는가은유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은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은유에는 어떤 갈래가 있는가직유와 은유 사이3. 환유란 무엇인가은유인가 환유인가언어학자는 환유를 어떻게 보는가환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환유에는 어떤 갈래가 있는가환유와 제유 사이4. 은유의 정치학, 환유의 정치학은유와 환유의 가능성은유와 환유의 정치학은유와 가부장 담론환유와 페미니즘 담론주참고문헌찾아보기
\’은유와 환유\’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저서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기호학회 등을 통한 이 분야의 공동연구가 시도된 적이 있지만, \’은유와 환유\’라는 주제만을 가지고 한 저자가 책을 엮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에서 저자 김욱동 교수는 좁게는 비유법, 넓게는 수사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두 개념인 은유(Metaphor)와 환유(Metonymy)가 언어 생활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핵심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일상 대화에서는 물론 신문, 잡지, TV, 라디오 같은 대중 매체에서까지 은유와 환유가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 특히 문학에서 은유와 환유는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은유와 환유로써 말을 할 뿐만 아니라 은유와 환유로써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고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은유와 환유를 떠나서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또한 저자는 언어학, 철학, 인지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의 이론을 들어 은유와 환유가 어떻게 작용하고 기능하는지 그 기본 원리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이 두 개념은 서로 다른 원리에 따라 만들어지고 쓰인다. 기본적으로 은유는 유사성에 의존하는 반면, 환유는 인접성에 의존한다. 이 밖에도 두 개념은 마치 하늘과 땅처럼 큰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밝히기 위해 저자는 향가에서 고려가요를 거쳐 현대시에 이르는 다양한 한국 문학 작품에서 그 구체적인 실례를 들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은유와 환유가 어떠한 정치적 함의를 지니고 있는지도 밝혀낸다. 보편성을 강조하는 은유는 제국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담론에서 자주 쓰이는 반면, 특수성을 중시하는 환유는 탈식민지적이고 페미니즘적인 담론에서 자주 쓰인다. 그 구체적인 예로 저자는 \’부엌\’을 소재로 한 두 작품, 즉 남성 시인 정현종의 작품과 여성 시인 문정희의 작품을 들고 있다. 즉 은유를 주로 사용하는 정현종의 시는 가부장적 색채가 짙고, 환유를 즐겨 사용하는 문정희의 시는 탈가부장적이라는 것이다.(본문 269~296쪽 참조)
은유와 환유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정치적 함의를 체계적으로 밝힌 이 책은 이 분야에서 획기적인 논저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야콥슨(Roman Jakobson) 같은 구조주의 기호학자와 최근 크게 활약하고 있는 인도 태생의 영국 이론가 호미 바바(Homi Bahbah)의 이론을 한발 더 밀고 나간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학계는 물론이고 문단에서의 큰 주목을 기대할 만하다.
이 책의 특징:
1. 은유와 환유의 개념, 원리, 특성을 체계적으로 밝힌 점
2. 국문학 작품에서 폭넓게 실례를 찾은 점. 구체적인 작품 분석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
3. 은유와 환유를 비평 방법론으로 끌어올린 점.
4. 현학성을 지양하고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평이한 문체로 기술하고 주제에 걸맞게 적절한 비유법을 사용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