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런과 모리스의 컬렉션

원제 IMPORTANT ARTIFACTS AND PERSONAL PROPERTY FROM THE COLLECTION OF LENORE DOOLAN AND HAROLD MORRIS, INCLUDING BOOKS, STREET FASHION, AND JEWELRY

린 섀프턴 | 옮김 김이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4년 1월 25일 | ISBN 978-89-374-8420-9 [절판]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84x235 · 140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GOING,
GOING,
GONE…

26세의 음식 칼럼니스트 둘런과 39세의 사진작가 모리스가
만나서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그들이 공유했으나 이제는 경매에 내놓은 물건들을 통해
보여 주는 독특한 이야기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신문 및 잡지의 아트디렉터를 지냈으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린 섀프턴이 카탈로그 형식으로 펴낸 독특한 사랑 이야기. 음식 칼럼니스트와 사진작가 커플이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의 과정에서 공유했던 물건들을 331장의 컬러 사진으로 보여 주는 동시에, 그 물건들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 “모든 물건에는 특별한 역사가 있다.”라는 작가의 신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 책은 브래드 피트와 내털리 포트먼이 출연 및 제작에 참여해 영화화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편집자 리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뉴욕 타임스》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던 작가 린 섀프턴의 독특한 소설 『둘런과 모리스의 컬렉션』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레노어 둘런과 해럴드 모리스라는 주인공 커플의 사 년간의 사랑 이야기를 경매 카탈로그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331장의 컬러 사진을 통해 보여 주는 물건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만나서 사랑했으며, 무슨 일에 웃고 울었으며,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를 독자들이 그려 갈 수 있는 형식이다. 작가는 2006년 열렸던 트루먼 커포티 개인 물품 경매 카탈로그를 읽고 이 책을 구상했는데, “그 경매 카탈로그는 읽는 건 마치 커포티의 자서전을 읽는 것과 같았다, 특히 그가 캘리포니아에서 보냈던 노년 시절에 대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즉, 모든 물건에는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으며, 물건들에는 기억이 담겨 있다는 의미이다. 『둘런과 모리스의 컬렉션』 역시 둘런과 모리스라는 커플의 물건들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 그 관계의 역사를 그려 볼 수 있다. 출간 당시 특이한 구성과 발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책은 브래드 피트와 내털리 포트먼이 출연 및 제작에 참여해 영화화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모든 것에는 특별한 역사가 있다, 이미 끝나 버린 사랑에도 그리고 빛바랜 물건에도

2009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뉴욕의 한 경매장에서는 “레노어 둘런과 해럴드 모리스의 소장품들 가운데서 고른 중요 물품과 개인 자산. 책, 길거리 패션, 장신구 포함.”이라는 경매가 열린다. 경매 카탈로그 맨 앞은 2008년 모리스가 둘런에게 쓴 엽서가 장식하고 있다.

출장차 다음 달에 며칠 시내에 있게 될 거야. 당신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에게 계속 편지를 썼는데 그냥 서랍 속에 넣어 두었어. 
일 년 전 ‘오이스터 바’에서 우연히 만났던 때가 기억나. 그날 밤 집으로 걸어가면서 당신이 물었지. 그렇게 끝내지 말걸 하고 후회되는 사랑이 있느냐고.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때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 거야. “응, 당신.” 그게 나의 대답이니까.
당신은 지금 어떻게 지내? 재클린과 난 잠시 시간을 갖고 있어. 다시 혼자.

시간을 거슬러 올라, 칠 년 전인 2002년 10월 31일 핼러윈 파티. 26세의 음식 칼럼니스트 레노어 둘런은 39세의 사진작가 해럴드 모리스에게 이메일 주소를 건넨다, 냅킨(경매 품목1006번)에 적어서. 그리고 한 달 뒤 둘은 추수 감사절은 함께 보낸다.(경매 품목 1014번) 그 후 모리스는 20여 일 동안 런던으로 출장을 떠나지만, 둘은 20장의 엽서(경매 품목 1020번)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시작한다. 모리스의 출장은 LA, 페루, 부에노스아이레스, 미라플로레스 등지로 계속 이어지고, 둘런은 승진하여 《뉴욕 타임스》의 ‘다이닝 앤드 와인’의 칼럼니스트가 되어 「케이크를 찾아서」에 케이크와 제빵 관련 글을 쓰게 된다.(경매 품목 1050번)
둘런이 전 남자 친구를 만난 일로 싸우거나(경매 품목 1062번) 생일이나 기념일에 모리스가 출장을 가는 일로 둘은 다투기도 하고(경매 품목 1105번) 사이가 소원해진 동안 모리스가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기도 하지만(경매 품목 1111번) 둘은 함께 여행을 하고(경매 품목 1081번) 연극을 보고(경매 품목 1017번) 작은 선물들을 나누면서 사랑을 키워 간다.(경매 품목 1044번) 서로의 부모와 친구에게도 소개하고(경매 품목 1167번) 휴가나 명절을 함께 보낸다.(경매 품목 1114번) 그리고 2005년 밸런타인데이에, 모리스는 둘런에게 함께 살자고 프러포즈한다.(경매 품목 1189번. 선물은 반지가 아닌 열쇠고리.)
그러나 모리스의 잦은 출장, 그가 둘런의 직업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케이크가 지겨워 죽겠다는 말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이건 내 일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내 모르모트가 되는 데 지칠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당신이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하지 않거나 시시하게 생각한다니 실망스런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어. 내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내 일도 당신 일만큼 어려운 일이야.” 등으로 인해 갈등이 시작된다.(경매 품목 1216번) 결국 둘런은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경매 품목 1244번) 그녀는 《워싱턴 포스트》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거절하며 함께 살 집을 단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경매 품목 1293번) 친구들을 초대해 집들이까지 마친다.(경매 품목 1297번) 그러나 결국 둘의 사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인도로 출장을 떠난 모리스는 일이 끝난 후에도 두 달간 여행을 하면서 둘런의 생일에도 돌아오지 않는다.(경매 품목 1319번) 그리고 둘은 헤어진다.(경매 품목 1326번)
한때는 사랑했던 남녀가 공유했던, 그들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이제는 5달러부터 1,500달러까지 가격이 매겨진 채 경매에 나와 있다. 평범해 보이는 선글라스, 파자마, 책, 앞치마, 구두, 영수증, 수영복, 소금 통, 편지, 초대장, 책갈피에는 그들의 사랑, 설렘, 웃음, 슬픔, 분노, 열정이 담겨 있다. 그들이 함께 보낸 사 년이라는 시간과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사람도 관계도 시간도 물건 위에 쓰이고 또 물건을 통해 읽힌다.

 

 

■ 본문 중에서

1041

1041 사탕 상자
샤르보넬 에 워커의 분홍색 사탕 상자. 둘런이 모리스에게 만들어 보낸 밸런타인데이 카드가 들어 있다. “모리스 씨, 나의 해럴드. 29호실에 헝클어져 있는 당신은 섹시해. 까칠한 수염도 귀엽고. 나 LA에 왔어. 밸런타인데이를 위해서. 애무와 술을 위해서. 나의 밸런타인이 되어 줄래요?”
7×9인치. 35~45달러.

 

 

1172

1172 여행 시계
엘진 제품. 오리지널 박스 포함. 둘런이 모리스에게 주었다.
40~60달러.
둘런은 이 시계가 뉴욕 시간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고 우겼다. 모리스는 여행을 갈 때 이 시계를 두 번 들고 갔는데 너무 무겁다고 불평했다.

 

 

1177

1177 딸기 잼 여섯 병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위해 둘런이 만들었다. 라벨이 붙어 있다. “이 잼이 위로해 줄 거예요, 핼과 레노어의 사랑을 담아.” “즐거운 딸기 잼 크리스마스를 보내요, 핼과 레노어의 사랑을 담아.”
20~45달러.

 

 

1222

1222 침실 램프 한 쌍
둘이 쓰던 침대에서 레노어 편에 놓여 있던 램프는 밑부분이 둥근 초록색 도자기이고 갓은 아이보리 색이다. 모리스가 눕던 편에 있던 램프는 철제 다리 세 개가 연두색 도자기를 받치고 있는 모양이고 갓은 황갈색이다.
크기는 제각각.
50~70달러.

 

 

1278

1278 결혼식 좌석 표 두 장
한 장에는 ‘레노어 둘런’이라고 쓰여 있고 다른 한 장에는 ‘해럴드 모리스’라고 쓰여 있다. 애덤베인브리지와 루바 폴라르스키의 결혼식장이다. 2006년 1월 13일. 모리스의 좌석 표 뒷면에 모리스와 둘런이 주고받은 글자 대화가 보인다. “이 사람은 누구 / 이복오빠 / 감동했어? / 응 / 당신은 결혼식 좋아하잖아 / 결혼식은 날 감동시켜 / 결혼식하곤 거리가 먼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 나하고 결혼하고 싶어 할 정도로 누가 날 사랑해 주면 좋겠어 / 사랑해 / 고마워.”
5×3인치. 10~20달러.

 

 

1307

1307 에르메스 손목시계
여성용으로, 시계 줄은 파란색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었다. 줄이 약간 낡았지만 상태는 양호. 오리지널 박스 포함.
500~900달러.
모리스가 둘런에게 쓴 메모 포함. “내가 처신을 잘못 했어.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 이건 선물이야. 사과의 뜻이야. 이번은 우리와 인연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다음번은 또 모르잖아? 사랑해. 핼.”

 

 

■ 『둘런과 모리스의 컬렉션』에 쏟아진 찬사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섀프턴은 물건 속에 숨겨진 어리석음과 슬픔을 보여 준다. 책을 읽어 갈수록 그 물건들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가디언》

▶ 한 커플의 아름다운 시작과 끝을 물건들에 대한 설명으로 그려낸다. 자신들에게는 특별한 이야기, 한편으로는 다른 많은 커플이 거쳐 가는 단계들……. 유머와 변덕, 서로를 알아 가는 것, 감정의 변화가 빛바래 가는 물건들 속에 담겨 있다. —《북리스트》

작가 소개

린 섀프턴

린 섀프턴 Leanne Shapton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디렉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맥길 대학교와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하고, 《내셔널 포스트》, 《새터데이 나이트》, 《뉴욕 타임스》의 아트팀에서 일했다. 2003년에 처음으로 화집 『토론토』를 출간했고, 《엘르》에 사진과 그림과 글이 포함된 여행 칼럼을 연재했다. 『둘런과 모리스의 컬렉션』은 2008년에 출간한 『그 여자 예뻤어?』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2010년에는 직접 그린 나뭇잎 그림이 포함된 『캐나다 자생 나무들』을 출간했다. 그림과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 출판사 ‘J & L 북스’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그녀는 《뉴욕 타임스 스타일 매거진》 블로그에 칼럼을 연재하는 동시에, 《뉴욕 타임스》 오피니언 사이트에 ‘A Month Of…’라는 일러스트 칼럼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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