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하는 이야기의 천재
오쿠다 히데오의 새로운 최고 걸작, 탄생!
첫 장의 예측이 무엇이건, 마지막 장에 배신당한다
중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실족사했다. 사고인가, 사건인가,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뛰어넘는 소설의 저력, 강렬한 스토리와 심도 있는 인간 관찰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대가 오쿠다 히데오의 ‘완전히 새로운 경지’가 오늘, 눈앞에 펼쳐진다.
한여름, 학교에서 벌어진 한 소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단순한 사고사나 자살인 줄 알았던 죽음에 잔혹한 학교 폭력이 결부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학교, 유가족, 가해 학생, 경찰, 법조계, 언론이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내 보인다.
휴대 전화 협박 문자, 소년의 등에 새겨진 무수한 상처, 혐의를 부정하는 모범생들, 엇갈리는 아이들의 증언, 가해 학생 부모들의 두 얼굴, 신참 기자와 젊은 검사와 말단 형사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왜곡되고 만들어지는 소문들, 그러나 모든 진실은 소년의 죽음을 지켜본 교정의 은행나무 그늘 속에 침묵할 뿐이다.
매 장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또 다른 가능성, 책을 덮을 때까지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걸작 서스펜스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아사히 신문》 연재 당시부터 큰 반향을 부른 충격적인 문제작, 과연 거리에 가득한 침묵은 누구의 입을 통해 깨질 것인가.
■ 당신은 어쩌면 지금도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 전율하라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암묵의 룰’이라는 단어를 이해하고, 그리고 그 안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다면, 당신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오래전부터 벌어진 서바이벌 게임의 승자일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과 사회생활을 지나오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침묵에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오쿠다 히데오의 걸작 소설.
중학교에서 열세 살 학생이 죽음을 맞는다. 2층 높이의 운동부실 지붕에서 학교의 자랑인 커다란 은행나무 그늘 속 도랑에 떨어져 사망한 나구라 유이치. 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아 당황한 어머니의 전화 한 통에 아이를 찾아 나선 교사가 소년의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한다. 최초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단순한 실족 사고인지 사춘기 소년의 자살인지 아니면 훨씬 무거운 비밀이 숨어 있는 사건인지 수사에 나선 경찰과 학생을 보호하려는 학교의 의견이 갈리면서 한여름의 잊지 못할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죽음에 분노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찾아 헤매는 유가족, 학교 폭력 주도자로 지목된 자녀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가해자 가족, 끝내 비밀을 밝히지 않으려 애쓰는 중학생들, 전대미문의 스캔들에 당황하는 교사들, 흉악한 소년 범죄를 밝혀내려는 말단 형사, 처음으로 만난 호외 앞에서 기자의 본분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신참 기자, 잠을 줄이면서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젊은 검사, 그리고 소문을 퍼뜨리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입을 다무는 마을 주민까지. 말없이 죽은 소년의 시신 앞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페이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치는 가운데 어른도 아이도 결국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는 굳게 입을 다물고 침묵한다.
‘소년을 죽인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인간 묘사의 달인 오쿠다 히데오가 보여 주는 깊은 통찰, 오늘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전율하게 될 마지막 페이지의 진실은?
■ 《아사히 신문》 연재 화제작! ‘오쿠다 히데오식 사회파’ 소설의 진면목!
지금까지의 오쿠다 히데오는 잊어도 좋다. 이것이 진정한 오쿠다 히데오!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인물 묘사와 경쾌한 필치로 사랑받아 온 그는 『침묵의 거리에서』라는 대작을 집필하며 기존 작품의 가벼운 분위기에서 일변하여 시종일관 진지한 톤과 깊이 있는 ‘다중 시점 기법’을 통해 읽는 이의 사고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질문한다.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열세 살 소년의 죽음.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러한 주제를 놓고 오쿠다 히데오는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무게를 재어 가면서 숨 가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읽는 재미는 물론, 손에 잡힐 듯이 알기 쉽게 인물 심리를 묘사하여 잘 읽히지만 오래 생각하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사회파’를 완성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작품의 힘에 대하여 작품 연재지인 《아사히 신문》에서는 “무거운 테마를 이토록 읽기 쉽게 보여 주는 필치야말로 이 작가만의 독무대일 것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연재 중에 일본 시가 현에서 이 소설의 설정과 유사한 중학생 자살 사건이 일어나 큰 충격을 주었던 일화는 이 작품이 그린 현실이 얼마나 실제와 맞닿아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지에 대한 반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작품만으로 평가해 달라.”고 말하며 해외는 물론 자국 언론에조차 얼굴을 비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드물게 이 소설을 출간하면서 집필 시의 심경에 대해 밝힌 인터뷰가 있다. “사람이 한 명 죽는다는 것은 정말로 큰 사건이라는 것, 그건 조금만 상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만 상상’해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자기 일로 바쁘고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니까요. 저는 이번 연재에서 그 ‘조금만 상상’해 보는 작업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소년은 죽어서 좋아하는 과자도 먹지 못하고, 테니스도 치지 못하고, 웃고 울 수도 없게 되었으나 그를 둘러싼 사회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기말고사가 시작된다. 그 온도차에 대해 관찰형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제껏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인간 이면의 정서를 낱낱이 보여 준다.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바라보지 않았던 사회 저편의 그림자, 교정의 은행나무 그늘 속에서 침묵하는 그 비밀을 파헤치는 대가의 필치, 이 작품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우리 안의 침묵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줄거리
아이들이 모두 귀가하고 조용해진 교무실에 울린 전화 한 통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실은 아이가 아직 집에 오지 않았는데요, 따로 보충 수업이나 서클 활동이 있나요?”
전화를 받은 교사가 교정을 순찰하다가 나구라 유이치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차갑게 식은 피가 도랑을 타고 흘러 굳어 갈 무렵이었다.
학교에서 학생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놀란 교사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급히 달려온 경찰은 사고와 자살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부검 중 어느 ‘특이한 상처’에 주목한다. 등에 물방울처럼 새겨진 내출혈 흔적. 어쩌면 학교 폭력에 의한 살인 사건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어린 중학생들을 상대로 한 기묘한 사건 수사가 시작되는 한편, 매스컴은 열세 살 소년의 죽음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달려든다.
나구라 유이치가 소속된 테니스 부 친구들의 휴대 전화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진 문자 내용, 운동부실 옥상에 어지럽게 찍힌 운동화 발자국의 정체, 커다란 은행나무를 둘러싼 위험한 담력 시험 전통, 그리고 비밀을 감추려는 아이들과 파헤치려는 어른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는 모임을 조직하여 대응에 나서고 피해자인 나구라 유이치의 부모와 친척은 학교를 상대로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 소년의 말없는 죽음을 가운데에 두고 부모, 친구, 학교, 경찰, 언론, 법조계가 벌이는 천태만상.
나구라 유이치를 죽인 것은 대체 ‘무엇’인가? 모든 비밀은 마지막 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