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가족․학교․종교의 변태적 시스템에 초특급 메가 펀치를 날려라!
난폭한 냉소와 당돌한 폭력으로 무장한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
한국문학에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
“니가 살인자라 부모를 죽인 걸까?
아니면, 부모가 널 살인자로 만든 걸까?”
“소설의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 준” “이 놀라운 신예 작가” 이재찬의 첫 번째 장편소설 『펀치』에 주목한 2013년 <오늘의 작가상> 심사위원(김미현․박성원․박형서․정영훈․강유정)들은 “제목처럼 강렬하고 가혹”하며 “잘 썼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 작품을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펀치』의 주요 모티프는 극심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존속살해’다. “살인의 조감도”를 기획하는 당돌한 여고생 ‘방인영’은 마치 한니발 렉터처럼 40대 계약직 공무원 ‘모래의 남자’의 심리를 꿰뚫고 그가 완전범죄를 대행해 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조종한다. “설명하기 어려운 소녀의 폭력성 그 자체가 매혹적이면서도 논쟁적인 작품”인 『펀치』는 제목 그대로 “독자들의 윤리관과 도덕관”에, 그리고 “삶에 남겨 둔 약간의 기대에”조차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 난폭한 냉소와 당돌한 폭력으로 무장한, 이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지닌 생생한 살의와 평면성으로 인해 잔혹함을 더”하며 한국문학에 전무후무한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또한 진중한 문제의식을 예리하고 경쾌한 말맛으로 그려 낸 “반항이 거세된 세대들의 자해적인 자화상”이기도 한 작품 『펀치』는 한동안 문단을 유행처럼 휩쓸었던 ‘루저 문학’과는 또 다른 “새로운 서사의 출구”와 방향을 제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 매혹적인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게임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 2013년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모험적이고도 전위적인 소설”(문학평론가 김미현) 『펀치』의 작가 이재찬은 김태우․김민정 주연의 영화 「버스, 정류장」(명필름 제작, 2002년 개봉)의 시나리오 작가답게 현장감이 물씬 풍겨 나는 여고생들의 언어와 심리묘사, 감칠맛 나는 생생한 리듬감으로 작품 전반을 경쾌하게 장악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내용은 “제목처럼 강렬하고 가혹하다.” 친부모를 살해하기 위해 “살인의 조감도”를 완벽하게 기획하는 여고생의 이야기란 그 이유를 막론하고 폭력과 연결된다. 그리고 폭력에 관한 이야기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분열과 모순에 빠뜨리게 하며, 그 누구도 패자일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에 언제나 비극적이기도 할 것이다.
“좋은 소설은 익숙한 소재를 얼마나 낯설고 새롭게 전달하는가에 있다.”고 지적한 소설가 박성원은 “읽는 내내 작가의 재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번뜩이는 사유와 아포리즘의 문장들은 심사의 고통을 한순간에 날려 버릴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고 말하며, “내신과 외모 모두 평범한 5등급”인 19세 소녀의 이야기는 “결코 낯선 소재가 아니”지만 “이 놀라운 신예 작가”의 작품은 “비애와 슬픔이 유머로 전달되다가 급기야 읽는 독자들의 감정마저 폭발시킨다. 격발되고 난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소설의 처음으로 돌아가 주인공의 감정을 되새기게 만든다.”라고 상찬했다.
■ 가족․학교․종교의 변태적 시스템에 날려 보내는 작가 이재찬의 초특급 메가 파워 “펀치”
“전 국회의장의 폭행 사주 사건을 맡아 승소”하며 “헌법 11조 2항에서 금지한, 특수 계급을 만드는 장본인”으로 등극한,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법무법인 사람’에 소속된 아빠 “방 변호사의 경제적 후원과 엄마의 정신적 억압, 학교와 종교의 변태적 시스템에 속박돼 있”는 주인공 ‘방인영’의 내신 성적은 아쉽게도 5등급이다. “계급사회에서 왜 계급을 못 만들게 하는지 헌법을 이해할 수 없다. 지들이 만들어 놓고 지들이 금지하고, 모순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는 것들. 난 겨우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그 구렁텅이에서 탈출하기만을 학수고대하”(13~14쪽)는 고등학교 3학년 방인영은 적어도 살인을 계획하고 의뢰하며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는 영특하고 비상한 재능을 보인다.
사람들이 서로 할퀴는 건 목표를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라기보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가 돼도 서로 못 잡아먹어서 으르렁댈 거다. 한반도의 인간성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다. 엄마가 원하는 대로 고대나 이대에 들어가면 엄마는 또 로스쿨을 준비하라고 달달 볶을 거다. 내가 변호사가 되면 방 변호사와는 다른, 말로 먹고살지 않는, 좋은 남자를 만나라고 안달할 거다. 안달복달이 끝날 즈음 엄마는 숨을 거둘 거다.
—143쪽
방인영의 시점을 따라 『펀치』를 읽어 가다 보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자들은 인영의 편에 서서 사건을 흐름을 주시하게 된다. 그로 인해 이 소설은 선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과 완전범죄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 사이의 어느 애매한 지점에 독자를 내려놓는다.
독자들은 존속살해, 청부 살인 등 뻔뻔하기 짝이 없는 비도덕성과 깊이 연루된 이 소설에서, 인영의 사고와 행동의 개연성을 주인공에게 내재된 원인이나 상처에서 발견하고자 할지도 모른다. “원체험이나 트라우마를 통해 폭력을 읽는 독자의 몰입에도 면죄부가 주어지기 때문”(문학평론가 강유정)에 “소설이라는 인공적 공간의 폭력을 즐긴 독자들”은 “일종의 심리적 알리바이”를 찾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조금도 주저치 않고 악을 행하는, 이 반성도 고뇌도 하지 않는 전혀 새롭고 낯선 캐릭터인 인영이 등장인물들과 치밀하게 심리전을 펼치는 동안 독자들은 일말의 도덕적 실마리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작가 이재찬은 독자들이 면죄부를 획득하는 데 실패하게 함으로써, 존속살해를 부르는 사회에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우리 문단에 의미 있는 한 방을 날”(문학평론가 정영훈)리는 데 성공한다.
이제 그들의 미묘한 심리 게임이 시작된다. 매혹적인 주인공들이 세상에 날려 보내는 강렬하고 가혹한 펀치에 중독될 시간이 되었다.
■ 심사평 중에서
『펀치』는 비도덕적 사회 속에서의 도덕적 인간에 대한 항변과 변호를 일삼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소한 도덕적이다. 도덕적 사회 속에서의 부도덕한 인간에 대한 비판과 단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근히 도덕적이다. ‘이유 없는 반항’에서 ‘이유 있는 반항’으로의 변모 이후에나 가능한 ‘필요 없는 반항’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는 점에서 모험적이고도 전위적이다. 너무 독하고 징해서 부담스럽지만, 소설 속 “갈기갈기 갈라진 영혼”들의 펀치를 피할 도리는 없을 듯하다. 아프다.
—김미현(문학평론가·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이 놀라운 신예 작가는 소설의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 준다. 비애와 슬픔이 유머로 전달되다가 급기야 읽는 독자들의 감정마저 폭발시킨다. 격발되고 난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잘 썼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루저 문학에 대한 새로운 서사의 출구가 있다면 나는 이 소설을 예로 들 것이다.
—박성원(소설가)
이 소설이 지닌 온갖 장점 중에서 이른바 ‘타고난 감각’ 혹은 ‘선천적 재능’으로 부를 만한 것 하나만을 꼽으라면, 나로서는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 흑마술’이라 대답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사기다. 그러나 이 작가가 제대로 사기를 쳐 주어서 나는 기뻤다.
—박형서(소설가)
이야기가 경쾌하고 문장이 좋다. 문장들을 읽어 가다 보면 사물(사태)의 본질을 재빨리 포착해서 이를 발랄하게 드러낼 줄 아는 감각이 느껴진다. 우리 문단에 의미 있는 한 방을 날려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국문과 교수)
이 작품은 독자들의 윤리관과 도덕관, 그리고 삶에 남겨 둔 약간의 기대에 펀치를 날린다.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지닌 생생한 살의와 평면성으로 인해 잔혹함을 더한다. 문제적인 것은 이 10대 소녀의 폭력성, 세상에 대한 반감 자체가 매우 매혹적이면서도 논쟁적이라는 사실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 본문 중에서
여자는 왜 모래 속에 갇혀 사는 걸까. 여자도 언젠가는 모래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탈출을 시도했을 거다. 여자도 처음부터 마을 사람들과 한패였던 건 아닐 거다. 지금 남자가 그런 것처럼. 모래는 두 사람을 가두었다. 여자와 남자, 먼저 갇힌 사람과 나중에 갇힌 사람, 먼저 받아들인 사람과 나중에야 받아들일 사람, 벗어나길 포기한 사람과 벗어날 거라 착각하는 사람.
여자가 치료를 받고 돌아오면 남자는 모래 구덩이 속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전남편처럼 여자가 죽고 나면 ‘모래의 남자’가 되어 모래 구덩이 속에서 여자가 하던, 모래 퍼 올리는 일을 계속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또 다른 여자가 마을에 들어오면 그녀가 다시 마을 사람들에 의해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되지 않을까. 그녀도 처음에는 모래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만 이미 그런 삶을 받아들인 남자의 태도를 조금씩 받아들일 거다. 엄마도 방 변호사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에 의해 48평 아파트에 갇히게 됐다. 방 변호사도 ‘마을 사람들’에 의해 엄마보다 먼저 48평에 갇히게 됐을 거다. 이제 두 사람은 나를 48평에 가두려 한다.
나는 ‘어쩐지’ 도망칠 수 있을 거 같다.
—44~45쪽
내가 누군가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누군가를 무시하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무시하거나 무시당하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게 “세상의 질서”란다. 엄마가 외할아버지의 ‘도돌이표 유전자’를 물려받았듯 나도 엄마의 아이큐를 물려받은 게 바로 세상의 질서다. 현대사회에서 헌법은 중세의 바이블과 마찬가지란다. 모든 기준은 헌법을 따른다. 고로 그 법을 다루는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 신과 인간의 중간자, 신의 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엄마의 생각이다.
—51쪽
“너도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는 거야?”
“무슨 말이에요?”
“자살하는 데 도와 달라는 거냐고.”
“글쎄요.”
모래의 남자의 욕망을 건드린 게 분명하다.
“누구를 위해서지? 나를? 너를? 난, 내가 왜 너랑 이런 얘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넌 사는 게 간단해 보이지? 간단해 보여도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간단하게만 생각하면 복잡한 걸 보지 못하지. 간단해 보이는 게 사실은 간단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간단하지도 못한 모래의 남자가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나간다. 구원교회에 다니는 사람 중 그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건 명징하다. 나를 위한 게 남을 위한 건 될 수 없지만, 남을 위한 건 결국 나를 위한 걸 포장한 거다. 모래의 남자는 아직 얼마나 많은 걸 모르고 있는 걸까.
복잡한 건 간단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77쪽
너무 예쁜 게 죄가 된다는 건, 기꺼이 동의한다. 미필적 고의, 아니면 과실치상, 그것도 아니라면 원죄 정도가 되겠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미연이가 귀갓길에 얼굴만 집중적으로 심하게 폭행당한 적이 있었다. 경찰이 범인을 잡았다. 범행 동기는 미연이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었다.
너무 못생긴 게 죄가 되는 건, 내가 동의하건 말건 원숭이들이 우글거리는 대한민국에서 ‘레알’이다.
—90~91쪽
모래의 남자는 작고 빼빼 말랐다. 패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 후줄근하다. 파란색 남방에 쥐색 점퍼가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싸구려다. 패션에 관심이 없는 남자는 두 부류다. 자신감이 넘치거나 포기했거나. 모래의 남자는 분명 후자다. 언젠가는 자신감이 넘쳤던 적도 있었을 거다. 나는 언제 잃어버렸을까. 처음부터 없었던 건 아니다. 학교 성적과 비례하는 얕은 자신감 따위가 아닌, 깊은 곳에 저장된 자신감이 옛날 옛적에는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그 시선 속의 직유가 깊이 침범해 내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 냈다. 성교육 시간에 본 낙태 동영상에서 태아를 긁어낸 것처럼. 아이가 기계를 피해 도망가듯 내 자존감도 달아나려 안달했다. 이젠 더 이상 도피하지 않아도 된다. 내 자존감은 내 안에 있는 거지 사람들이 볼 수 있거나 그들에게 보여 주는 게 아니란 걸,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깨달았다.
—187쪽
‘어린 백셩’을 현대어로 하면 ‘어리석은 백성’이다. ‘어린’이 ‘어른’이 됐을 거다. 그렇다면 ‘어른’의 어원이 ‘어리석은’이었던 게 틀림없다. 엄마, 방 변호사, 담탱이, 삼촌, 고모, 모래의 남자의 공통점은 어리석다는 거니까.
—197~198쪽
난 엄마가 원하는 딸로 살 수 없었다. 엄마와 끝까지 함께 간다면 내 영혼은 조만간 고양이 밥이 됐으리라. 무리하지 않고 생긴 만큼 살고 싶었다. 난 ‘슬로’인데 엄마는 ‘속주’를 원했다. 엄마는 내가 ‘슬로’로 살지 못하도록 끝까지 방해했을 거다. 난 도저히 두 개의 삶을 살 수 없었다. 스물일곱 살까지라도 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낙타가 다시 꿈에 나온다면 이런 진실을 말해 주고 싶다.
신화창조 사탐이 독립운동과 분단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김구의 죽음이 가장 안타까운 현대사라고 말했다.
“김구를 죽인 범인은 안두희가 아니야. 분단의 망령이지.”
엄마를 죽인 범인은, 엄마다.
—230쪽
■ 줄거리
내신과 외모가 모두 5등급인 고등학교 3학년 방인영은 교회 따위 가고 싶지 않지만, 열혈 신자인 엄마의 손에 이끌려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구원교회에 나가야 한다. 인영의 아빠는 전 국회의장의 폭행 사주 사건을 맡아 승소하며 헌법 11조 2항에서 금지한 특수 계급을 만드는 장본인으로 등극한,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법무법인 사람’에 소속된 변호사다. 구원교회는 다섯 가정씩 모여서 가정 교회 모임인 목장을 만들어 신앙고백과 기도를 통해 신앙심을 향상시키는데, 인영이 보기에 목장이란 계급적 친목 단체일 뿐이다. 학교에서도 성적이나 부모의 경제력이 비슷비슷한 애들끼리 모여서 밥을 같이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엄마, 아빠가 열심히 나가는 베드로 목장의 가족들은 자산 규모가 30억 이상이다. ‘베드로 목장’이 아니라 ‘30억 친목회’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방 변호사의 경제적 후원과 엄마의 정신적 억압, 학교와 종교의 변태적 시스템에 속박돼 있는 것이 인영의 현실이다. 인영은 계급사회에서 왜 계급을 못 만들게 하는지 헌법을 이해할 수 없다.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자기들이 금지하고, 모순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는 것들. 인영은 겨우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기에 그 구렁텅이에서 탈출하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어느 날 인영 앞에 40대 계약직 공무원 ‘모래의 남자’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고민했던 것을 실현할 때가 온 것만 같다. 모래의 남자가 고양이 목을 조르는 장면을 목격하며 그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인영은 그에게 접근하여 그의 심리를 꿰뚫기 시작한다. 그리고 청부 살인을 계획하고 의뢰하며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영특하고 비상한 재능을 보이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완전범죄를 저지르고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었는가 싶었을 즈음, 뜻밖에도 모래의 남자가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온다. 만약 그가 자수를 한다면, 언젠가는 인영이 연루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질 게 뻔하다. 인영은 그가 자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낙타 7
베드로 목장 47
죽 쑨 농사 79
피로 죄를 씻게 하라 109
생겨 먹은 125
존 커들 145
망할 년 167
할렐루야 183
범인 213
(You know) I’m no good 231
작가의 말 253
2013년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가족․학교․종교의 변태적 시스템에 초특급 메가 펀치를 날려라!
난폭한 냉소와 당돌한 폭력으로 무장한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
한국문학에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
“니가 살인자라 부모를 죽인 걸까?
아니면, 부모가 널 살인자로 만든 걸까?”
“소설의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 준” “이 놀라운 신예 작가” 이재찬의 첫 번째 장편소설 『펀치』에 주목한 2013년 <오늘의 작가상> 심사위원(김미현․박성원․박형서․정영훈․강유정)들은 “제목처럼 강렬하고 가혹”하며 “잘 썼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 작품을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펀치』의 주요 모티프는 극심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존속살해’다. “살인의 조감도”를 기획하는 당돌한 여고생 ‘방인영’은 마치 한니발 렉터처럼 40대 계약직 공무원 ‘모래의 남자’의 심리를 꿰뚫고 그가 완전범죄를 대행해 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조종한다. “설명하기 어려운 소녀의 폭력성 그 자체가 매혹적이면서도 논쟁적인 작품”인 『펀치』는 제목 그대로 “독자들의 윤리관과 도덕관”에, 그리고 “삶에 남겨 둔 약간의 기대에”조차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 난폭한 냉소와 당돌한 폭력으로 무장한, 이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지닌 생생한 살의와 평면성으로 인해 잔혹함을 더”하며 한국문학에 전무후무한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또한 진중한 문제의식을 예리하고 경쾌한 말맛으로 그려 낸 “반항이 거세된 세대들의 자해적인 자화상”이기도 한 작품 『펀치』는 한동안 문단을 유행처럼 휩쓸었던 ‘루저 문학’과는 또 다른 “새로운 서사의 출구”와 방향을 제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 매혹적인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게임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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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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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펀치를 독자에게 연속으로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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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수 | 2015.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