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투영하기에 어느 것보다 애착이 가는 작품.” -밀란 쿤데라

[쿤데라 전집] 우스운 사랑들

원제 Risibles amours

밀란 쿤데라 | 옮김 방미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3년 9월 20일 | ISBN 978-89-374-8402-5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2x217 · 356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투영하기에
어느 것보다 애착이 가는 작품.”
-밀란 쿤데라

▶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이 기다려 온 쿤데라 작품의 결정판

▶ 소설, 단편집, 희곡, 에세이, 쿤데라의 전 작품 15종 정식 계약 완역판

▶ 쿤데라와 마그리트, 두 거장의 특별한 만남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아름답고 품격 있는 문학 전집

편집자 리뷰

■ 일곱 개의 우스운 사랑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자신의 논문이 잡지에 실린 것을 연인과 함께 축하하는 ‘나’는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 그 이름도 우스운 자투레츠키 씨로부터 논문 평가를 부탁하는 편지를 받아든다. 형편없는 논문에 괜히 혹평을 하여 적을 만들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싶지 않은 ‘나’는 에둘러서 그 청을 거절하지만 자투레츠키가 집요하게 ‘나’를 찾아오면서 ‘나’는 희극일지 비극일지 알 수 없는 삶의 모험으로 빠져든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두 번째 이야기
‘나’의 친구 마르틴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여자를 유혹하는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다. 이혼남인 ‘나’는 그런 마르틴의 도전에 함께하지만, 그를 통해 허무한 현실, 불안한 젊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원한 욕망과 맞닥뜨린다. ―「영원한 욕망의 황금 사과」

세 번째 이야기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은 휴가를 가던 중, 히치하이킹으로 만난 낯선 남녀 놀이를 시작한다. 재미로 시작된 이 게임은 감춰졌던 두 사람의 모습과 본능을 자극하고, 그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히치하이킹 게임」

네 번째 이야기
아무 도시, 어떤 병원, 아무 진료과 안 당직실에 다섯 사람이 모여 있다. “죽음처럼 모든 것을 취하는” 바람둥이 하벨 박사와 그를 유혹하려고 애처로운 스트립쇼를 감행하는 간호사 엘리자베트, 대머리 과장과 그의 정부인 예쁜 삼십 대 여의사, 그리고 젊은 의사 플라이슈만이다. 하벨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엘리자베트는 “난 살아 있다고! 아직 살아 있어!”라고 외치며 굴욕적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간 후 곧이어 가스에 중독된 채 발견되고, 네 의사는 엘리자베트의 가스 중독 사건을 두고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눈다. ―「콜로키움」

다섯 번째 이야기
젊은 시절 한때 서로를 사랑했던 연인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우연히 마주친다. 남자는 머리가 벗어졌고 여자는 목에 주름이 팼다. 남자는 자신의 변한 외모가 서글프며, 여자는 오래전 남편을 잃은 후 아들에게 예속되어 사라져 가는 여성성에 서글프다. 남자가 여자를 노골적으로 유혹하려고 하면서 여자는 이미 오래전 잃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여섯 번째 이야기
하벨 박사는 이제 나이가 들어 온천 요법을 받으러 시골로 떠난다. 에로티시즘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서 “죽음처럼 모든 것을 취하”며 외도를 일삼던 그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여배우인 그의 아름다운 아내가 그를 찾아오자 마을 모든 사람들이 그들 부부를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
일곱 번째 이야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에드바르트는 한 여성을 유혹하려 하지만 독실한 신자인 이 여성은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이유로 그를 거부한다. 그녀를 정복하기 위해 억지로 성당에 나가던 에드바르트는 학교 관계자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징계위원회에 불려 가며 그를 교화한다는 이유로 나이 든 여성 교장과 은밀한 시간을 갖게 된다.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인 『우스운 사랑들』은 프랑스에서 1968년 출간된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농담』(1967) 다음에 출간되었지만 실은 정식 등단 전 처음으로 썼던 산문들의 모음이다. 초기 작품 다운 거침, 생생한 재치와 유머, 과감함이 잘 드러나 있으며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수록된 일곱 작품은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진지함과 가벼움이 교묘히 섞여 접점을 이루고 있다. 「콜로키움」에서 등장한 매력적인 의사 하벨이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에서는 늙고 병들어 더 이상 여자들이 돌아보지 않는 비참한 처지가 되기도 하고, 「누고도 웃지 않으리」, 「에드바르트와 하느님」의 주인공은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삶의 함정에 빠진다. 또한 「히치하이킹 게임」에서 낯선 남녀 역할을 통해 감춰졌던 본성과 내면의 욕구를 발견하는 주인공들처럼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의 중년 여주인공 또한 옛 연인을 만난 후 잃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여성성을 되찾게 된다.

이처럼 극한 상황이나 함정에 빠짐으로써 몰랐던,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 그 속에 놓인 ‘사랑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과연 ‘삶’이란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이토록 우스운 것인지, 이 유머는 왜 나와 사회를 이토록 괴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쿤데라 문학의 줄기로, 과연 이 단편집이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 『우스운 사랑들』, 쿤데라 전집으로 새로이 태어나다

밀란 쿤데라가 유일하게 정본으로 인정하고 있는 프랑스의 갈리마르 판을 원본으로 삼아 가톨릭대 방미경 교수가 번역한 『우스운 사랑들』이 쿤데라 전집으로 새로이 태어났다. 『농담』, 『삶은 다른 곳에』를 번역하기도 한 가톨릭 대학교 방미경 교수는 2012년 2월, 신사동 민음사 사옥에서 열린 ‘쿤데라 읽기’ 마지막 수업에 이 작품을 채택하여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쿤데라의 사유와 유머, 모던함을 한층 살려 주는 마그리트 그림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쿤데라 전집 중 이번 책의 표지 그림은 「Deep Waters」다. 검은 코트를 입은 대리석상과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검정 까마귀의 대조는 삶의 진지함과 무거움, 우울함에 녹아 있는 이질감, 보이는 것 속에 숨어 있는 진실, 사랑의 우스꽝스러움(혹은 우스운 사랑), 희극일지 비극일지 알 수 없는 삶의 모호함 등을 잘 드러내 준다.

목차

누구도 웃지 않으리
영원한 욕망의 황금 사과
히치하이킹 게임
콜로키움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에드바르트와 하느님

작가 소개

밀란 쿤데라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 La Plaisanterie』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7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60년대 체코와 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버린 체코이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는 신화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나라, 유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 때문에 오히려 더욱 그 본질이 더 잘 보이는 듯한 그 나라.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반,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찢겨진 존재들의 복합성, 그리고 또한 둘로 쪼개진 세계와 유럽의 드라마와 작가의 근원적 정신질환의 원인은 체코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는 프랑스로 망명 후 소설가로서의 성공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1968년까지 나는 체코 국내의 소설가였을 뿐 아무것도 외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 뒤에 작품들이 더러 번역이 되긴 했습니다만 체코 안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한 겁니다. 내 책들이 먼저 나온 곳은 파리였고 나로서는 그 상징적 의미를 매우 귀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밀란 쿤데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다. 지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978년에 출간된 『이별』은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별』은 현대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우리의 삶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수놓으면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의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등이 있다.

"밀란 쿤데라"의 다른 책들

방미경 옮김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프랑스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농담』, 『우스운 사랑들』, 『삶은 다른 곳에』, 『무의미의 축제』, 뤼크 페리의 『미학적 인간』,『플로베르』(편역) 등이 있으며 플로베르와 베케트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독자 리뷰(3)

독자 평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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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작가의 젊은시절 초기 작품이어서 그런지, 남자와 여자에 대한 성 역할이 너무나 전형적이고 일관되어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공산주의 체제에서 사상을 검증해야 하는 시대에 대한 반동으로 성에 대해 집착하고 Stereo Type의 이야기로 시대를 넘어서려는 의지로 읽힐 수 도 있겠으나, 7가지 이야기를 연속으로 읽기에는 조금 지치는 느낌이다.

밑줄 친 문장

ㅋㅊㅋㅇㅊㅇㅋ
그런 거짓말들로 나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아. 그런 거짓말들로 나는 실은 진실을 말하는 거야. (53p)
옛 혁명의 신봉자들이 상실감을 느끼고 초조하게 대체 전선을 찾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에드바르트의 하느님, 304p)
나 자신이 미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만 해 (346p)
너무 너그러워진 나머지 나는 그 잊지 못할 순간에 온 세상을 향해 사랑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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