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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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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조원규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1년 11월 5일

ISBN: 978-89-374-0699-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4x211 · 84쪽

가격: 5,500원

시리즈: 민음의 시 106

분야 민음의 시 106


책소개

오랜 유학 생활에서 돌아와 한층 더 깊고 단아해진 시인의 시는 무엇보다 고요하다.그 고요함이란 정지와 부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수많은 밤낮을 돌아다니면서 방황을 체득한 한 외로운 영혼이 풍기는 여운과도 같다. 그것은 언어라기보다 차라리 침묵에 가깝다.


목차

처음 | 잡초 | 강굽이에서 | 거친 숲 | 세월의 사랑 | 나르시스 | 눈길 1,2 | 시선 | 저녁 | 여행대화 | 흔적 1,2 | 다른 얼굴 1,2,3 | 아담, 다른 얼굴 | 아닌, | 그렇지? | 모음 | 잠시 | 그때바람의 길 | 돌아서 간다 | 환멸 | 냉신 | 낮의 기억 | 서서히 그러나 지울 수 없도록 | 모로코쓸쓸한 근처(近處) | 집 | 밤 | 비 | 길 | 마음 | 도하가 1 | 결별 | 태풍 | 옳음 | 아내상응(相應) | 물결 | 기슭 없는 흐름 | 장소 | 이상한 집 | 회복 | 낡은 비유 | 기억 없는 생의 기억사원 | 사전 | 손님 | 마지막 공유의 기억 | 와중 | 수천의 풍경 | 오르페우스 | 고요


편집자 리뷰

1985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하여 첫 시집『이상한 바다』(1987) 등을 펴낸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랜 유학 생활에서 돌아와 한층 더 깊고 단아해진 시인의 시는 무엇보다 고요하다. 그 고요함이란 정지와 부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수많은 밤낮을 돌아다니면서 방황을 체득한 한 외로운 영혼이 풍기는 여운과도 같다. 그것은 언어라기보다 차라리 침묵에 가깝다.

1. 여백이 주는 의미

축축한 밤안개가 남겨준 시편들이다.꿈 같은 침묵 속에 십년의 세월이 흘러갔다.즐비한 밤나무들 무성해 어둑하였던 거리와마당의 열두 그루 미루나무 그 꼭대기를 올려다보면가슴 철렁하게 파란 하늘이 펼쳐지던 집,그 집의 발코니, 먼 불빛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윽, 하고 몸이 숙여지던 밤, 적막한밤들을 되돌아보며 이 글을 쓴다. -시집 「자서」에서

시인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외로운 국경 지대”에서 시인을 덮친 적막감이다. 수많은 거리와 도시와 나라를, 그리고 사람을 헤매고 있지만 정작 찾아 헤매던 무엇은 점점 더 행방이 묘연해지고 왜 헤매는지도 모른 채 헤매는 행위를 되풀이하는 자신을 스치듯 인식하는 순간 시인은 “윽, 하고 몸을 숙”인다. 그 외마디 비명이 뚫고 지나간 후 존재에게 남겨진 깊은 정적이 이번 시집을 가득 채운 여백의 의미이다.

2. 이방인 랩소디

외로운 국경 지대사전이 없으면 두려운 듯 아픈 듯뜨고 지는 해와 달사이로 가로지를 삶사전이 없으면입을 굳게 다물고명멸하는, 그대 아픈가묻는 소리 하나도 없는 -「사전」중에서

시인을 둘러싼 정적 속에서 그를 다시 존재롭게 하는 것이 언어이다. 그러나 그 언어라는 것도 결코 그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이국의 언어이다. 한 번도 모국어를 가져 본 적이 없다는 듯 시인은 사전이 없으면 굳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하이데거가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명명한 데에서 보듯 언어를 잃어버린 존재는 집도 없이 부유하는 존재이며 그에게 정착민의 삶이란 부질없는 기대이다. 그래서 시인은 경계 내의 삶을 버리고 “뜨고 지는 해와 달/ 사이로 가로지”를 수 있는 삶을 선택한다. 그와 같은 삶의 환경에서는 상처란 단순히 치유되고 밀봉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으로 다가가는 거름으로 작용한다.

열린 상처에서푸른 하늘이 흘러나오고그 하늘엔 새들,흰 새들이 유영한다
이마를 숙이면 나쏜살같은 음성이 되어어두운 우주를 꿰뚫는데,겨우 몇 초가 흘렀을 뿐 -「잠시」전문

* 조원규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강대 독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신비주의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였다. 1985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는 『이상한 바다』(1987), 『기둥만의 다리 위에서』(1989),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1993)를 출간하였다.그밖에 산문집 『꿈 속의 도시』와 역서 『유럽의 신비주의』, 『새로운 소박함에 대하여』, 『몸, 숭배와 광기』, 『호수와 바다 이야기』, 『노박씨의 사랑 이야기』 등이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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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85년 《문학사상》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고 시집으로 『아담, 다른 얼굴』, 『이상한 바다』, 『기둥만의 다리 위에서』,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호수와 바다 이야기』, 『몸, 숭배와 광기』, 『새로운 소박함에 관하여』 등이 있다. 현재 창작과 아울러 대학 강사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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