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관의 시는 흔들리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정신의 지표를 찾는 성실한 ‘길’을 보여 준다. ‘길’은 일상의 순간들에 언뜻언뜻 비쳐 보이는 영원성·초월성의 틈새를 찾아내고, 열린 시공간으로의 확산과 전이를 시도하는 형태로 시작품에 자리 잡는다. ‘부동의 정신적 지표’ 또는 영원과 초월의 궁극적 실체는 ‘집’으로 표상되고 있다. 그러나 ‘집’은 멀리 있으며 ‘길’은 쉽사리 찾아지지 않는다. 묘사의 강점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빛나는 장옥관의 시편들은 일상의 시간에서 초월의 틈새를 감지하고, 그 작은 실마리를 통해 시인의 내면이 수향하는 자기운동을 보여 준다. 미세한 시점의 이동과 대상들이 우회적으로 형성하는 분위기에 의해 정황의 신비로움과 묘사하는 아름다움은 소기의 효과를 얻는다. 시인은 현실의 세계와 초월 세계의 날카로운 경계에 항상 서 있다. 그 경계에서 도 세계를 저울질하며 그는 살고 있고 또 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이희중
자서1백일홍 붉은 그늘붓꽃산행낙동강바퀴에 대하여황금 연못그런 날저물 풍경 속 1저물 풍경 속 2신호등 앞에서두레박 – 슬픔의 마술사에게망설이는 시간병꽃잎 필 때장마아카시아가까운 길가을 여치달맞이꽃소리에 대하여이제 스스로 길이 되고자2고집에 대하여마술사오채턴흑산도집개 이야기권진규가을 달병든 사내숙직장미수련장미를 노래하다조팝나무도화목련박쥐아무도 그 숲의 일을 말하지 않는다3길숲열한 시축음기 소리염산에서봄벚꽃백합공원에서밀생밤길짐짓새봄길계마리에서 1계마리에서 2우이도작품 해설 – \’집\’으로 가는 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