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서정시의 보물 창고다. 죽어 가는 대지에 대한 고결한 격정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치는 ‘첫눈’, 얼어붙은 겨울의 한복판에서 부활의 봄을 노래한 ‘입춘’, 궁한 겨울, 밥을 나누어 먹는 개와 까치의 모습에서 불현듯 평등의 고귀함을 설파하는 ‘밥’, 그리고 ‘서리’.고은에게 있어서 농민 사회는 민중 시대의 도래를 위한 순결한 에네르기의 원천으로서 본격적 탐구의 대상이다. 그는 이 시편에서 농민인 척하는 것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 농민이 되고 있다. 겸허하게 몸을 숨기고 농민이 되어 그들의 눈으로 농촌생활을 촉감하고 있는 것이다. – 최원식 (문학평론가)
198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고은의 시집. 시인이 직접 농민 사회로 들어가 그들의 눈으로 농촌 생활을 촉감하고 쓴 시편이 총 12부로 수록되어 있다. 죽어 가는 대지에 대한 고결한 격정을 노래한 <첫눈>, 얼어붙은 겨울의 한복판에서 부활의 봄을 노래한 <입춘>, 궁한 겨울 밥을 나누어 먹는 개와 까치의 모습에서 평등의 고귀함을 설파하는 <밥>과 <서리>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농민이 되는 시인의 마음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개정판> <양장제본>
시인의 말 머리 노래 1 저녁 논길/ 빈 논/ 송내 가서/ 아버지/ 알타리무 밭에서 분꽃/ 풀을 베며/ 안성천/ 하루/ 볍씨를 갈무리하며 추석 이후/ 나들이 길/ 건달/ 어린 손자와 함께/ 편지 2 가을을 보내면서/ 제비/ 벼를 털며/ 한숨만은 꺼내지 말자/ 논 배추 둘러보며/ 송아지/ 곡/ 거름 내는 날/ 서리/ 초겨울 3 안개/ 노는 사람들/ 공판장 다녀오며/ 어느 날/ 첫눈/ 칠순 잔치/ 소와 함께/ 연기 한 가닥/ 빨래/ 봉모 할아버지 4 딸/ 밥/ 집안싸움/ 반장 안 씨/ 송아지/ 밤중/ 잔소리/ 신정 무렵/ 비닐하우스/ 전보 5 이른 아침/ 미양 고모/ 뒷산/ 입춘/ 고샅길/ 밤/ 초사흗날/ 객토/ 하루/ 두레 소반 6 진만이 졸업날/ 항아리/ 쥐불/ 아낙네들/ 얼었던 논/ 논물/ 집 안팎 쓸며/ 강아지/ 제사/ 냇둑 7 하늘/ 가로수/ 삼줄/ 개구리/ 뒤엄/ 대동 놀이/ 마늘 밭/ 농로 보수/ 못자리/ 병든 사람/ 버드나무/ 달룡이 어머니/ 꿈/ 한식 8 삽/ 노래/ 이만 오천 원/ 꽃/ 못자리 다시 하며/ 써레질/ 모심는 날/ 동전 두어 개/ 코 고는 소리/ 며칠 뒤 9 어린 논/ 참/ 짧은 밤/ 목간/ 물/ 칠성이 마누라/ 반말/ 풀/ 밭 한 뙈기/ 철렁! 철렁! 10 단오/ 동행/ 아이들/ 싸움 한판/ 이백 명/ 피사리/ 중간 물떼기/ 오이/ 파리/ 장날 11 저녁 바람/ 복더위/ 정자나무 밑/ 가짜 놀이/ 논두렁 거스르기/ 새로운 물/ 멸구 손자/ 뭉게구름/ 깨 밭 12 남새밭/ 말순이/ 옥수수/ 구월 논두렁/ 할아버지/ 농공 단지 어쩌구저쩌구/ 칠월비 깎고 나서/ 나락 물결/ 장날/ 하늘 작품해설/ 최원식 일이 결코 기쁨인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