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의 작가 조용호의 두 번째 소설집.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소설집에서도 이별과 실연, 상처와 죽음이 주요 모티브가 되어 사랑에 끊임없이 실패하고 관계로부터 단절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에서는 퇴색한 사랑과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그리면서도 사랑의 회생가능성을 암시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남녀의 이야기를 단아한 필치로 그린 「밤의 궁륭」, 아무데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두 남녀의 부유하는 생의 흔적을 보여 주는 표제작「왈릴리 고양이 나무」등 9편을 수록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고독에 절망하지 않고 희망의 빛을 뿌리는 별들처럼심장 밑뿌리에서부터 울려온 사랑에의 갈망, 상처 난 영혼들을 위한 치유의 수난곡조용호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나무』가 출간되었다. 전작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에서 보았던 이별과 실연, 상처와 죽음이라는 모티브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강렬하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사랑은 끊임없이 단절되고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나무』에서는 사랑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이 아물지 않는 상처뿐만은 아니라고 살며시 귓속말을 해 온다. 그 사랑이 상대방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이든, 세월에 따른 변심으로 인한 이별이든, 아님 그 밖의 상황에 따른 것이든 여전히 사랑은 끝나 가고 있거나 이미 끝나 버렸지만, “사랑했었다”는 사실만큼은 가슴속에 아련히 남아 있지 않느냐고 물어 오는 듯하다. 현실 속의 우리들이 다시 사랑을 갈망하는 것처럼 조용호 소설의 주인공들의 사랑 역시 더 이상 빛을 바래 퇴색되어 버린 사랑이 아니다. 작가의 씁쓸한 미소 속에서, 입속에 털어 넣는 술잔 속에서, 구성지게 흘러나오는 노래 안에서 그 사랑은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재생된다. 그리고 미약하게나마 숨을 부여받아 회생하려는 의지가 보인다.●추천사● “단아하고 차분한 필치로 우수의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집”다채로운 레퍼토리, 다양한 작중인물, 한반도의 동서 해안에서 시베리아와 모로코에 이르는 작품의 무대가 이 소설집의 매혹의 장치이다. 많은 경우 이름보다도 사내와 여자로 지칭되는 작중인물들은 남에게 내비치지 않는 ‘마음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대체로 심상치 않은 심리적 외상과 상흔의 지도이다. 여의치 않은 삶의 간난과 이들 부상병들의 동향을 작가는 단아하고 차분한 필치로 보여 준다. 때로 환상과 현실, 시와 서술의 경계가 무디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그 우수의 선율에 빨려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 작가의 분명한 진경(進境)을 보여 주는 작품집이다.―유종호(문학평론가)
별의 궁륭 마태수난곡 천상유희 왈릴리 고양이나무 아이리스의 죽음을 애도한느 카르멘 올림 베르겐 항구 비탈길 하얀 방 설숭어 사모바르 사모바르 작가의 말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