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지 영감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원제 A Christmas Carol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4년 12월 6일 | ISBN 978-89-374-6457-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332쪽 | 가격 14,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457 | 분야 세계문학전집 457
“깃털처럼 가볍고, 천사처럼 행복하고, 학생처럼 흥겹군.
술 취한 사람처럼 아찔해. 여러분, 모두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십시오!
이 세상 모든 분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해 대중문학의 시초를 연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
어리석고 불우한 이에게 가닿는 정답고 뭉클한 크리스마스의 기적
▶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가장 완벽하게 포착한 문학적 걸작. ─ 《타임스》
▶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자들의 지지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를 잃었다. ─ 디킨스의 묘비명
▶ 디킨스의 작품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사회의 양심을 일깨우는 강력한 도구다. 특히 「크리스마스 캐럴」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학적 성취 중 하나다. – 토마스 칼라일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의 계급 차별과 빈곤, 인간성의 상실을 날카롭게 비판한 작가. 영국인이 가장 사랑한 작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시리즈’ 중편 2편을 모은『크리스마스 캐럴』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의 계급 차별과 빈곤, 인간성의 상실을 날카롭게 비판한 작가로 그의 작품들은 오랫동안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어린 시절 가난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채무로 인해 공장에서 노동을 강요받은 경험은 그의 문학 세계의 근간이 되었다. 저널리스트로 시작해 『픽윅 클럽 여행기』를 연재하며 문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등의 대표작을 통해 당대 영국 사회의 계급 차별, 아동 노동, 교육 제도의 모순을 낱낱이 파헤쳤다. 그의 작품들은 풍부한 캐릭터 묘사와 섬세한 풍자, 인간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19세기 영국 문학사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디킨스는 문학이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사회 개혁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작가였다.
디킨스는 ‘크리스마스를 발명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카드, 선물, 캐럴 등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크리스마스의 전통은 빅토리아 시대의 산물이거나 그 시대에 부활한 것이다. 거의 사라질 뻔했던 크리스마스를 되살리고 현대적인 개념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낸 데는 누구보다 디킨스의 영향이 컸다. 디킨스는 사람들이 빈곤과 사회적 불의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 사설이나 홍보물 같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집필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디킨스는 1843년 12월 「크리스마스 캐럴」을 시작으로 다섯 편의 중편 소설을 매해 12월마다 발표했다. 크리스마스 시리즈는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를 단순한 축제일이 아닌 사회적 성찰의 계기로 만들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한 해를 잘 보냈음에 감사하고, 다가올 새해를 다짐하는 전통은 크리스마스 시리즈의 대성공과 부흥을 통해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 널리 퍼지게 됐다.
■「크리스마스 캐럴」 – 자본주의의 냉혹함에 맞서는 인간애의 승리
「크리스마스 캐럴」은 산업화 시대 영국의 냉혹한 자본주의적 현실을 가장 상징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에버니저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세 개의 유령을 만나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게 된다. 과거의 유령은 스크루지가 젊었을 때 버린 인간적 감정과 순수함을, 현재의 유령은 그의 주변에 존재하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인간관계를, 그리고 미래의 유령은 그가 변화하지 않을 경우 맞이하게 될 비극적 최후를 보여 준다. 디킨스는 스크루지의 내면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놀라울 만큼 일관되게 그려낸다.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은 디킨스가 창조한 유명한 소설 등장인물들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오늘날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구두쇠’, ‘수전노’라는 의미의 일반명사로 ‘스크루지’가 등재되어 있을 정도다. 디킨스의 묘사에 따르면 스크루지는 “쥐어짜고, 비틀고, 움켜잡고, 박박 긁어모으고, 붙잡고 늘어지는 탐욕스럽고 죄 많은 늙은이! 어떤 부시가 부딪쳐도 넉넉한 불길 한번 피워 낸 적 없는 부싯돌처럼 냉혹하고 날카로운 데다 비밀 많고 입을 꾹 다문 굴처럼 고독한 사람.”이다. 스크루지가 세 유령과 함께 마주하는 여정들을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가여워하고, 과오를 반성하며 주위 사람에게 온정을 나눠야 함을 뼈저리게 반성하는 과정은 독자에게도 저절로 연민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출간 후 일주일 만에 초판 6000부가 소진되는 대성공을 거뒀고, 디킨스의 명성을 드높이고 당대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출간 이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개과천선’, ‘권선징악’ 등의 서사 구조는 우리에게 새롭지 않지만, 디킨스의 작품은 자비와 온정을 나누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다시금 그 익숙한 교훈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며 시대를 넘나들어 사랑받고 있다.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 고통의 기억과 인간 내면의 해방
크리스마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는 디킨스가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심연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레드로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를 원하는 화학 교수다. 젊은 시절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여동생을 일찍 떠나보낸 것과 같은 아픈 기억을 잊게 해 주는 대신, 레드로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그 ‘망각’이 전달될 것이라고 알려 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 과거의 기억이 생생해져 더욱 괴로워하고 있었던 레드로는 유령의 거래를 받아들인다. 이후 그의 삶은 오히려 더 공허하고 메마르게 변해간다. 막상 그런 기억이 사라지자 동정심, 연민, 공감 능력까지 상실하게 된 것이다. 점차 유령의 거래가 선물이 아닌 저주스러운 힘이라는 것을, 아무리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일지라도 그 기억이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해 주고 서로를 단단히 묶어 주는 연결 고리임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디킨스는 레드로를 통해 고통의 기억이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 준다. 고통을 지우는 행위는 결국 인간성 자체를 말살하는 것과 같다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작품은 과학적 합리성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들이 단순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도덕적 각성과 사회적 양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디킨스 특유의 풍자적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적 편견과 냉혹함을 성찰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두 작품의 정점은 스크루지와 레드로 교수가 쓸쓸하게 고립되어 있던 삶에서 벗어나 크리스마스 만찬을 참여하고 주최하면서 가족의 중요성, 용서, 타인에 대한 연민을 되새기고 그러한 크리스마스 정신이 독자의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렇게 바보들이 득실대는 세상에 살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 염병할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너한테 도대체 뭐냐? 기껏해야 돈은 없는데 온갖 청구서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때, 재산은 한 시간 벌이만큼도 늘지 않았는데 나이는 한 살 더 먹어 버린 자신을 깨닫게 되는 때, 수입과 지출을 맞춰 보면 일 년 열두 달 내내 장부상의 모든 항목이 적자인 게 네
눈앞에 드러나는 때에 불과하잖아? (「크리스마스 캐럴」, 16~17쪽)
“나는 오늘 밤 자네에게 아직까지는 나와 같은 운명을 피할 기회와 희망이 남아 있음을 알려 주려고 이곳에 온 거야. 내가 마련해 주는 한 번의 기회와 희망일세, 에버니저.” (「크리스마스 캐럴」, 39쪽)
“그러니까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돼. 하지만 우선 우리는 크리스마스 내내 함께 지내야 해. 그리고 온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야.” (「크리스마스 캐럴」, 55~56쪽)
“세상 사람들이 가난만큼 매정하게 대하는 것은 없어. 그러면서도 부를 추구하는 것만큼 그렇게 가혹하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대놓고 떠들어 대는 일도 없으니!” (「크리스마스 캐럴」, 65쪽)
깨어 있거나 잠들었거나, 선하거나 악하거나 배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날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한 해의 그 어느 날보다 더 친절한 말을 건넸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날의 축제 분위기에 참여했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렸고, 또 그들도 자신을 떠올리며 기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크리스마스 캐럴」, 98쪽)
“또 한 번 크리스마스가 오고,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우울한 듯 한숨을 쉬며 화학자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고통에 시달리며 기억하려 애쓸수록 늘어난 기억의 총량에는 더 많은 것
이 등장하지. 속절없이 죽음이 모든 것을 함께 뒤섞어서 다 지워 버릴 때까지 말이야.”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166쪽)
“이름이 뭐니?”
“그런 거 없어.”
“어디 살지?
“산다고! 그게 뭔데?”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192쪽)
“나는 악에 물들었다! 나는 악을 물들이는 자다! 나는 나 자신의 마음과 온 인류의 마음에 주입할 독으로 가득 차 있다. 관심, 연민, 동정심을 느끼던 상황에 돌처럼 무감각해져 가고 있다.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드는 내 발자국에서 이기심과 배은망덕이 싹튼다. 내가 비열하게 만드는 저 불쌍한 사람들보다 훨씬 덜 비열한 것은 그저 그들이 변화하는 순간에 그들을 미워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234쪽)
“저는 배운 게 없고 교수님은 많아요.” 밀리가 말했다. “저는 생각과 거리가 먼 일을 하고 교수님은 항상 생각을 하고 계시죠. 제가 보기에 우리가 당한 잘못된 일을 기억하는 게 우리 자신을 위해 좋은 일인 것 같은 까닭이 무엇인지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래.”
“그 일을 용서할 수 있으니까요.”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296쪽)
크리스마스 캐럴 7
머리말 9
1절 말리의 유령 11
2절 첫 번째 정령 43
3절 두 번째 정령 73
4절 마지막 정령 111
5절 이야기의 끝 137
유령에 홀린 남자와 유령의 거래 149
1 주어진 선물 151
2 널리 퍼진 선물 194
3 파기된 선물 261
작품 해설 307
작가 연보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