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 대표작 세트 - 전6권
세계문학전집 11, 12 『인간의 굴레에서 1,2』
교양소설과 대중소설을 아우르며 20세기에 가장 널리 읽힌 책! 고뇌를 짊어진 한 젊은이가 인생과 사회에 눈떠 가는 과정삶을 구속하는 굴레로부터의 자유!
문학적 전통으로 볼 때 이 소설은 ‘교양소설Bildungsroman’ 계열에 든다. 교양소설이란 젊은이가 인생과 사회에 눈떠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교양소설로서의 『인간의 굴레에서』가 가진 독특한 점은, 작가 스스로 밝혔듯이, 늘 특출한 사람보다 보통사람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은 점이다. 또 예술가는 마땅히 보통사람을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유별난 사람들은 유별나기 때문에 특수하고 일관된 정신과 세계밖에 보여 주지 못하지만 보통사람들의 세계는 기이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모순에 가득 차서 이야기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보통사람의 세계에 대한 이러한 애정이 바로 대중으로 하여금 그의 이야기를 읽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몸은 스물네 살 때 설익은 필력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이 유년의 기억을 다루려고 하였다. 하지만 『스티븐 케어리의 예술가적 기질』이라고 이름 붙인 그 글은 진솔한 내면 고백이기보다 세기말의 어설픈 탐미주의자의 이야기에 그쳐 출판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이 실패가 그에게는 오히려 다행한 일이었다. 뒤에 『인간의 굴레에서』를 통해 그는 더 원숙해진 생각과 필체로 자신의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 쓴 이 소설을 통해 그가 가진 마음의 상처들과 세상에 눈떠 가는 한 젊은이의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세계문학전집 38『달과 6펜스』
화가 폴 고갱의 신화를 소설로 옮긴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예술에 사로잡힌 한 영혼의 악마적 개성과 예술 편력.
<달>은 상상의 세게나 광적인 열정을 상징한다.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 사람을 문명과 인습에 묶어 두는 타성적 욕망을 암시한다. 『달과 6펜스』는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쓰여졌다. 그러나 이 소설은 신들린 한 화가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세속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이기도 하다. 『달과 6펜스』는 서머싯 몸이란 일개 작가를 전세계에 타전한 결정적 작품이다. 예술에 사로잡힌 한 영혼의 광기 어린 예술 편력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19년에 출판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곧 유럽의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그 인기 덕분에 그보다 4년 전에 나와 별로 주목 받지 못했던 『인간의 굴레에서』도 재평가 받게 된다. 작가로서의 몸의 위치는 이 작품에 의해 확고해진 셈이다. 『달과 6펜스』는 출간 10년 만에 일군의 비평가들에 의해 <고전>으로 일컬어졌으며, 1940년대 들어서는 현대인들의 주목을 받는 가장 인기 있는 도서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았다.
『달과 6펜스』는 20세기 세계문단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큼 주인공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예술을 위해 예사로운 인정이라든가 정상적 인간성을 기꺼이 내팽개치는 찰스 스트릭랜드의 괴팍한 편력은 거의 악마에 가깝게 묘사되고 있다. <내 생각에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한다.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도 기꺼이 다 용서해 주고 싶다>는 작품 초반 나레이터의 언급과 더불어 스트릭랜드의 악마적 예술혼과 비범한 천재성이 강하고 굵게 작품 전편을 관류한다. 여타의 부주제들을 압도하는 이 강렬한 인물 묘사는 수십편의 단편 습작을 통해 작가 자신이 닦아 올린 성격 연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영국의 모파상>으로 불릴 정도로 서머싯 몸은 인간의 성격과 심리를 치밀하고 적나라하게 쫓고 있다.
세계문학전집 137『인생의 베일』
단테의 『신곡』의 피아, 20세기 거장에 의해 현대의 주인공으로 재창조되다
서머싯 몸은 학창 시절 이탈리아 여행에서 읽은 『신곡』의 「연옥편」에 등장하는 피아의 이야기에 매료된다. 단테의 피아가 20세기 판으로 재구성된다면 어떤 배경이 어울릴까를 생각하던 작가는 30년쯤 후인 1925년 중국 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장편소설을 써낸다. 아름답고 명랑한 키티는 허영 많은 엄마의 기대 속에 사교계에 등장하지만 결국 나이에 쫓겨 도피하듯 결혼한다. 키티가 사랑에 빠진 매력적인 유부남 찰스 타운센드는 그녀의 지루한 삶에 삶의 의미를 가져다준 남자다. 그러나 불륜 사실이 만천하에 까발려지려는 순간 앞길이 창창한 찰스는 키티를 배신하고, 키티의 정신세계는 산산조각이 난다. 아내의 배신에 깊은 상처를 받은 월터는 키티를 협박하여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오지로 데려가는데, 월터의 영혼은 한편으로는 깊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가 죽기를 바라는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사랑하면서도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 혹은 그토록 경박한 여자를 여전히 사랑하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사이에서 매일 사투를 벌인다. 광활한 자연 앞에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키티는 과거의 욕망들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미래에 대해 보다 관조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키티는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는 남편을 존경하면서도 왜 사랑하지 못할까? 서머싯 몸은 지적이고 냉철한 월터의 비극적 종말과 아름답지만 경박한 키티의 힘겨운 성숙을 통해 인간의 한없는 나약함과 인생의 아이러니들을 끄집어낸다.작가가 인용한 셸리의 시(“오색의 베일, 살아 있는 자들은 그것을 인생이라고 부른다.”)처럼, 인간을 덮고 있는 아름다운 베일을 들추면 희망이 있을 것 같지만 실은 인생이라는 베일 너머로 아른거리는 것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절망이기도 하다.
세계문학전집 214『면도날』
비정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바치는 작품평범한 삶의 위대함, 그 위대함을 넘어서는 고귀한 여정
1930년대 유럽, 그 풍요와 야망의 시대를 배경으로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구도적 여정을 그린다.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와 함께 서머싯 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면도날』은 날카로운 면도날을 넘어서는 것처럼 고되고 험난한 구도의 길을 선택한 한 젊은이를 통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진다.몸은 ‘구원’이라는 다소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특유의 명쾌하고 간결한 문체와 유머를 잃지 않아, ‘소설은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자신의 문학관을 이 작품에서도 성공적으로 보여 준다. 치밀한 구성으로 주인공 래리뿐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이 발산하는 젊음의 색깔들을 고르게 펼치는 『면도날』은 이 시대의 움츠러든 청춘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이야기의 화자이자 작품 속 조연인 ‘서머싯 몸’은 때론 인물들의 가까운 이웃으로, 때론 몇 년 동안 연락이 닿지 않는 옛 친구로 그들의 삶을 전해 준다. 소설 속 서머싯 몸은 명백히 가공된 인물이지만 작가라는 직업과 이름이 똑같을 뿐 아니라, 취미, 버릇, 성격 등 실제 자신을 모델로 실감나는 이야기를 창조한다. 또한 이러한 참신한 설정을 활용해, 작가는 이야기 밖에서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세계문학전집 394『케이크와 맥주』
실존 인물, 문단의 내막 적나라하게 묘사해 세간에 파장을 일으킨 풍자 소설. 성공과 창작의 곡예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몸이 작가로서의 원숙기에 접어든 1930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당시 문단의 내막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데다 등장인물이 작가의 지인이나 유명 인사와 흡사해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풍자 소설이다. 작품 속 거장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실제 모델로는 토머스 하디가 지목되기도 했다. 잉글랜드 남부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든가, 펍에 대한 애호, 아이의 죽음과 관련한 장면으로 인해 금서 조치된 이력 등이 이 작품 속 드리필드와 여러 면에서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처세술로 성공한 작가 앨로이 역시 몸의 친구인 소설가 휴 월폴과 판박이로 묘사되어, 이 작품을 읽고 전전긍긍하던 휴가 『케이크와 맥주』의 출판을 막으려 할 정도였다. 서머싯 몸은 월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 그를 달랬다고 한다. “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결국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 『케이크와 맥주』는 작가 스스로 작품 속에서 밝히듯, 몸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인간의 굴레에서』(1915)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인간의 굴레에서』가 정념에 의한 인간의 내적 예속을 다루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한 작가의 생애를 통해 인간을 구속하는 외적 요인, 사회적 굴레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인 ‘케이크와 맥주’는 물질적 쾌락, 혹은 삶의 유희를 뜻하는 관용구로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에 등장한다. 올리비아의 집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흥청거리는 앤드루 경과 토비 경에게 집사 말볼리오가 소란을 멈추라고 다그치자, 토비 경이 다음과 같이 응수하는 장면에서다. “자네가 도덕적이라고 해서 케이크와 맥주가 더는 안 된단 말인가?”
11, 12 『인간의 굴레에서 1,2』
38『달과 6펜스』
137『인생의 베일』
214『면도날』
394『케이크와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