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류 작가 우선덕의 두 번째 소설집. 저자가 <굿바이 정순씨> 이후 13년만에 펴내는 이번 소설집에는 ‘동행’부터 ‘소설가를 만난 날’까지 다섯 편의 연작소설을 비롯해 모두 여덟 편의 중·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옛 로망스’는 한국전쟁 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아버지의 친지 가족의 식솔들을 부양하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여류 작가 우선덕의 두 번째 창작집『옛 로망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장편 13종(총27권)과 창작집 1권을 펴낸 바 있는 작가가 단편 창작집으로는 13년만에 내는 것이다. 우선덕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한국일보 신춘문예(1976년)에 당선되고 이후 1978년에 첫 장편을 낸 이후, 작가의 경력만 해도 27년이 넘는 중견 여류 작가이다. 이번『옛 로망스』는 긴 호흡을 가진 장편의 장점과 정갈하고 밀도 있는 문체를 담은 단편의 장점이 어울린 책이라 할 수 있다. 서두의 「동행」부터 「소설가를 만난 날」까지 도합 다섯 작품이 연작소설이며, 그 다음의 작품들은 단편소설이기 때문이다. 「동행」연작소설들은 여러 기법과 각도로, 이혼모로서 자식을 데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여인과 그녀의 주변 인물과의 일상을 다룬다. 소설마다 시점과 인칭이 달라지고 기법 또한 새로워지지만, 기본 스토리 라인은 이어진다. 영인은 남편과 이별하고 예전의 ‘백조’ 같던 생활에서 급작스럽게 신산스런 삶으로 영락한다. 출판사 근무, 결혼과 이혼, 찻집 경영과 실패로 파출부, 살림이 여의치 않아 아파트에서 전세 살다가 보일러마저 고장난 단독주택으로 이사 간다. 그녀의 친구 지윤 역시 출판사 일을 하는 중년 여성으로, 남편과 사별하여 졸지에 과부가 된 처지다. 이러한 그녀와 그녀의 주변 인물들이 엮어 가는 소소로운 일상에서 빚어지는 삶의 고단함과 세상과의 타협을, 이 소설은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동행」에서 1인칭으로 시작하여 점점 시점과 인칭이 객관화된다. 급기야「그 여자가 쓰는 소설의 나날」에서는 친구 ‘지윤’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는 ‘영인’이라는 인물을 그릴 때는 객관적 시점으로 되며,「소설가를 만난 날」에 이르러서는 “우순둑”이라는 작가의 분신이 등장한다. 기법 면에서 보자면, 소설가 소설로, 작가가 자신을 화자로 내세워 작가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고민, 소설 쓰기 자체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소설들에 등장하는 ‘우순둑’이라는 소설가 역시 이혼하여 자식을 데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미혼모로서 소소로운 일상(소설 쓰기)을 살아간다. 소설 쓰기를 이제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꼭 “올해까지만 써 보고,” 하면서 그만두지 못한다.「소설가를 만난 날」은 이렇듯 ‘여자 소설가 우순둑’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우리 시대의 소설 쓰기가 무엇인가를 간접화법으로 추적한다.
동행 이상한 나날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의 나날 그 여자가 쓰는 소설의 나날 인도로 가는 길 소설가를 만난 날 너의 엄마 옛 로망스 월트를 기다리며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