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연작소설. 1950년 7월, 북한에서 고3 소년으로 인민군에 동원되었다가 10월 초에 국군의 포로로 잡혀 현지에서 풀려나기까지의 작가 자신의 체험을 우리 남북 문제에 대한 현대의 시각으로 조명한 5편의 연작 단편을 수록했다. 1966년에 출간한 단행본에는 없었던 단편 “세 원형 소묘”를 포함한 완결본.
이호철 소설 {남녘 사람 북녁 사람}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남에서 온 사람들]을 비롯, [칠흑 어둠 속 질주], [변혁 속의 사람들], [남녘 사람 북녁 사람], [세 원형 소묘] 등, 1950년 7월 고3 소년으로 인민군에 동원되었다가 그해 10월 초에 국군의 포로로 잡혀 포로수용소에는 가지 않고 현지에서 풀려나기까지의 직접 체험을 우리 남북 문제에 대한 작금의 시각을 밑자락에다 깔고 다룬 연작소설이다. 1980년대 중엽부터 써 왔던 이 작품들을 이번에 한데 모아 펴냄으로써, 작가의 필생의 역작을 완성한 것이다. 이 책은 1996년에 모 출판사에서 간행된 적이 있으나, 작품 내용 상의 시간 순서대로 재배열함은 물론, [세 원형 소묘]까지 끼워넣음으로써 이번에 완결본으로 나왔다. 또한, 이 연작소설은 작가의 첫 단편인 [나상(裸像)]과도 소재 면에서 깊은 관련이 있다. 작가가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도 이 체험과 주제를 직접 다루기에 많은 사회역사적 제약이 있었던 것만큼, 이 완결본의 출간으로 이제야 작가의 시대적 역사적 소명을 완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은 1999년 폴란드를 비롯, 2000년에는 일본, 그리고 2002년 5월에는 독일에서 각각 번역 출간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내년에는 프랑스에서도 번역본이 나올 예정이다. 그 밖에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도 번역이 완료되어 있는 상태다. 작가는 이번 10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문학심포지엄에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으로서 참석하게 되어 이번 작품의 출간이 더욱 뜻깊은 일이 되었다. {남녘 사람 북녁 사람}은 인민군 병사의 실제 참전이라는 희귀한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귀중한 체험임에 분명하다. 그 체험은 인민군으로서의 참전 체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인민군 병사가 직간접으로 목격하고 체험한, 다양한 인물 군상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 게다가 그 이야기가 4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집필되기 시작했으므로, 당시의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개별 현상들의 직접성에 갇혀 있지 않는다. 작가 특유의 시각과 태도에 의해서 인물과 사건, 나아가 시대를 통찰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남녘 사람 북녁 사람}은 단순히 지난 시절에 있었던 한 특수 체험을 소설화한다거나 어둠 속에 묻혔던 역사를 증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소설은 깊은 인간 통찰의 문학이며 그것에 근거하여 인간 원형의 창조에까지 나아간 문학이다. (정호웅, 홍익대 교수) 작가가 통찰한 인간 유형들은 \’사람 사는 세상\’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원형\’으로서의 일반성을 지닌다. 작가는 이를 \’본래의 사람살이\’라 한다. \’본래의 사람살이\’를 문제삼는 것이기에 그거은 남과 북의 체제 비교니, 선호나 선택이니와 같은 파편적 지엽적 차원을 넘어서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 접근하는 것이다.
세 원형 소묘 … 7 남에서 온 사람들 … 37 칠흑 어둠 속 질주 … 102 변혁 속의 사람들 … 163 남녘 사람 북녘 사람 … 248 작가의 말 … 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