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괴물 같은 사랑!
사랑할 때 우리는 왜 괴물이 되는가?
도대체 ‘사랑’이 뭘까? 사랑에 관한 책은 수도 없이 많다. 어떤 이는 심리학으로, 어떤 이는 인류학으로, 어떤 이는 철학으로, 어떤 이는 종교로 풀이한다. 여기 사랑을 말하기 위해 괴물들을 이끌고 나타난 이가 있으니, 바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에세이스트로 종횡무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권혁웅이다.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라는 부제가 달린 『몬스터 멜랑콜리아』는 전 세계의 신화, 민담, 전설 들에 등장하는 괴물들을 통해 사랑의 담론을 분석한다. 월간 《현대시》에 1년 넘게 연재했던 글을 모아 출간한 이 책은 문학, 철학, 미학, 심리학, 인류학 등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신화,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곁들여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다. 게다가 문장마다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하다. 한마디로 그의 시인, 평론가,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를 이 한 권을 통해 모두 맛볼 수 있는, 재미있고 독창적인 종합 인문 교양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눈이 멀고(퀴클롭스) 사랑하는 사람과 한 몸이 된다.(몽쌍씨) 사랑을 잃는 순간, 우리는 반쪽이 되고(일비민) 가슴이 뻥 뚫린 듯(관흉국인) 아픔과 공허함을 느낀다. 기괴한 외양 너머로 사랑의 논리를 숨기고 있는 괴물들은 ‘한 몸이 되다’, ‘반쪽이 되다’, ‘가슴에 구멍이 나다’와 같은 사랑의 비유를 몸 그 자체로 완전하게 실현한다.
이처럼 이 책은 이름, 약속, 망각, 짝사랑, 유혹, 질투, 우연/필연, 자기애, 첫사랑, 고백, 기다림, 무관심, 소문, 외설, 외로움, 비밀 등 사랑에 관한 열여섯 가지 키워드를 욕망의 현현인 괴물들을 통해 섬세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우리보다 더 우리를 닮은 괴물들, 기괴하고 슬픈 자화상,
내 안의 괴물들과 멜랑콜리한 사랑에 빠지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시단을 뜨겁게 달구었던 ‘미래파’ 논쟁. 젊고 파격적인 경향의 동시대 시인들에게 ‘미래파’라는 이름을 처음 붙이고 미래파 논쟁을 이끌었던 주인공이 바로 권혁웅이다. 2001년부터 시집, 학술서, 산문집 등 8권의 책을 쏟아 낸 그는 ‘시’를 진짜 하고 싶은 일, ‘평론’을 먹고사는 일, ‘에세이’를 즐거워서 하는 일로 구분한다. 그 스스로 즐거워서 한 일인 만큼 이 책은 재미로 똘똘 뭉쳐 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를 정신분석의 논리로 읽은 전작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에서 신화를 통해 사랑을 읽은 바 있다. 그는 신화를 읽으며 그 속에 등장하는 상상 동물들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몸 그 자체로 사랑의 논리를 보여 주는 괴물들과 사랑에 빠졌다.
문학, 철학, 미학, 심리학, 인류학, 전설, 신화, 종교를 아우르는 이 책에서 사랑에 관한 열여섯 가지 키워드를, 늑대인간, 강시, 좀비, 세이렌, 스핑크스, 프랑켄슈타인, 나르키소스, 유니콘 등 욕망의 현현인 각종 상상 동물들을 통해 풀이한다.
어떤 오누이가 서로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천제(天帝) 전욱(顓頊)이 분노해서 이들을 공동산(空洞山) 깊은 곳에 유배 보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오누이는 산속에서 서로 끌어안고 죽었다. 신조(神鳥) 한 마리가 이들에게 불사의 풀을 물어다 주었다. 7년 만에 이들이 부활했는데, 몸이 한데 붙어서 두 개의 머리에 네 개의 팔이 달렸다. 이들의 후손이 몽쌍씨(蒙雙氏)다.
이 이야기에서는 사랑해서 ‘한 몸이 되다’라는 비유가 더 이상 비유가 아니다. 그들은 정말로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산해경(山海經)』에는 일비민(一臂民)이란 족속이 있다. 팔이 하나란 뜻이지만 사실은 온몸이 다 반쪽인 사람이다. 이들은 둘이 합쳐야 한 사람이 된다. 예멘의 산속에는 니스나스(Nesnas)가 혼자 사는데 일비민과 똑같이 온몸이 반쪽이다. 관흉국(貫胸國)이란 나라도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귀한 사람을 모셔 갈 때 앞뒤에 선 사람들이 긴 장대를 가슴에 꽂고 그걸로 귀인을 꿰어 간다.
일비민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글자 그대로 ‘반쪽’이 되어 버린 사람이다. 니스나스가 산속에서 고독하게 사는 데에도 까닭이 있었던 셈이다. 관흉국 사람 역시 같은 이유로 가슴이 뻥 뚫려 버렸다. 이들은 우리의 은유가 말하는 것을 그 자체로 실현한다. ‘한 몸이 되다’, ‘반쪽이 되다’, ‘가슴에 구멍이 나다’와 같은 비유를 그들은 몸의 차원에서 완전하게 실현했다. 이들이야말로 사랑의 아이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사랑에 눈이 멀고(퀴클롭스), 질투에 사로잡히면 우리의 눈은 이글이글 타오른다(모쿠모쿠렌). 우리의 귀는 비대해져 온통 그에게로 향하며(촌촌), 머리를 잃고 이성을 잃는다(카반다). 나 자신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나르키소스),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의 혼란이 생기기도 하며(프랑켄슈타인), 내 안의 이중성을 발견하기도 한다(지킬과 하이드). 또한 그에게서 잊히는 순간, 우리는 살아 있지만 죽은 자(좀비)가 된다.
이렇듯 괴물들은 그 기괴한 외양 너머로 사랑의 논리를 숨기고 있다. ‘몬스터’란 본래 라틴어로 ‘보여 주다’(monstere)라는 뜻으로, 인간 내부의 어두운 내면의 힘들을 형상화해 보여 준다.
카프카는 다른 누군가가 『변신』을 모방했다고 지적하자 이를 부인하며 말했다. “그것은 시대 탓이죠. 우리 둘은 시대를 묘사했어요. 우리에게는 동물이 인간보다 가깝죠.”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인 저 흉측한 괴물은 동물성으로, 몸의 순수한 구현으로, 카프카의 시대를 증거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런 괴물들을 여럿 만나게 될 것이다. 몸의 논리를 구현하는 생성물이자 우리보다 더 우리 자신을 닮은, 기괴하고 슬픈 자화상, 욕망의 현현들, 나아가 우리의 시대를 증거하는 괴물들 말이다.
괴물 같은 사랑으로 잠 못 이루는 밤, 이 책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다
■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와 상상 동물들
1 이름_ 아무도 아닌 자(Nobody), 퀴클롭스, 아담의 동물들, 골렘, 늑대 인간
이름은 그 사람에게 들어가는 입구로서, 실체(이름을 기록하게 만든 바로 그 사람)를 전제하고 그 실체의 심연(그 사람 너머의 본질)을 지시한다. 당신이 그 사람의 이름을 온전히 소유할 때 그 사람은 당신에게 진리다. 하지만 당신이 그의 이름을 놓칠 때 그는 죽음의 영역에 들고 만다. 그의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그라는 상징과 육체와 무의식을 한꺼번에 잃는 것이다. 그에게 들어갈 입구를 잃었으니까. 그것은 재앙이다. 입구를 잃으면 그에게서 나올 출구까지 따라 잃고 만다.
2 약속_ 우로보로스, 다 아이도 흐웨도, 요르뭉간드르, 지귀, 파프니르, 골룸, 무지기, 발단데르스
약속으로 결속된 사건은 영원성을 표상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시간의 정지를 뜻한다. 하지만 그 사건 바깥의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약속이 아니라 약속의 표상에 묶일 때 우리는 무서운 영원의 형벌에 처해지게 된다.
3 망각_ 현빈, 강시, 좀비, 그레고르 잠자, 오드라덱, 라멜라, 발드마르
사랑의 관계에서 추방되었으나 아직 죽지는 않은 자들은 모두 ‘산-죽은 자’들이다. 우리가 잘 아는 좀비와 강시가 이런 산-죽은 영역에 든 괴물들이다. 상징의 영역에서는 ‘이미’ 죽었으나 실재의 영역에서는 ‘아직’ 죽지 않은 괴물들이다. 죽었으나 살아 있는 자들, 곧 우리가 관계에서 끊어내고 내치고 잊어버렸으나 어디선가 숨 쉬고 꿈틀대고 꼼지락거리는 자들 말이다.
4 짝사랑_ 하이드비하인드, 아 바오 아 쿠, 스쿠온크, 물로 된 아이, 유키와라시, 보르헤스와 플라톤의 거울, 운가이쿄, 조마경
좀비와 강시가 죽어 있으면서도 살아 있는 존재라면, 유령은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짝사랑이란 유령이 되어 사랑하는 이의 주변을 맴도는 일이다. 눈물자국이나 울음소리로만 남는 상상 동물들은 유령처럼 홀로 우리 주위를 떠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를 유령으로 두고서 혹은 유령이 되어 살아간다.
5 유혹_ 세이렌, 카리브디스, 스킬라, 하르피아이, 나찰조, 우미뇨보, 우미보즈, 하마구리뇨보, 쿰반다, 후나유레이
유혹이란 나를 견인하여 다른 장소에 가져다 놓는 힘이다. 유혹은 견인되는 어떤 상태지만 반드시 동작을 수반한다. ‘~를 유혹하다’라는 말은 ‘~를 유혹하여 ~하게 하다’의 축약형이다. 유혹이 없으면 어떤 마음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이렌이 그토록 매력적인 표상이 된 이유다.
6 질투_ 모쿠모쿠렌, 태세, 백택, 계낭, 아르고스, 낙두민, 비두료자, 오쿠비, 누케쿠비, 촌촌, 형천, 카반다, 간다르바, 블레마이
욕망의 기본 구도는 삼각형이다. 욕망하는 ‘주체’, 욕망의 ‘대상’ 그리고 주체가 대상에 이르기 위해 경유해야 하는 ‘매개자’. 이 매개자는 내 욕망을 추동하는 이상적인 모델이기도 하고 내 욕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질투’는 매개자와의 관계가 ‘경쟁’ 구도일 때에 생겨나는 감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보다 매개자인 그 사람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야기되는 불안, 공포, 적의가 바로 질투다.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기 위하여 고통스러운 감정과 처지를 감수하는 일, 이것이 순정한 질투다.
7 우연/필연_ 미노타우로스, 뮬러파, 스핑크스, 카필라, 아플라나도르
뜻하지 않은 만남을 우연이라 하고 반드시 그렇게 될 만남을 필연이라 한다. 하나하나의 발걸음이 우연이며, 그 발걸음들이 만들어 낸 길이 필연이다. 모든 만남은 그런 결단의 순간순간이 만들어 낸 필연이다.
8 자기애_ 나르키소스, 프랑켄슈타인, 지킬과 하이드, 헐크, 도리언 그레이, 토르가 만난 거인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기 사랑이라는 어두운 세계에 영원히 갇혀 있거나 또는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자기 무지의 속박에서 풀려난다. 비록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만 자기 자신을 외부에서 바라본 입장에 서지도 못하고 ‘현실의’ 자신을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기 자신을 전혀 알 수 없다. 보는 나와 보이는 나 사이의 간격, 이것은 자기애에 본질 구성적이다.
9 첫사랑_ 용궁동자, 미르메콜레온, 카프카의 잡종 동물, 체셔 고양이, 킬케니 고양이, 스나크
첫사랑은 단순히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첫사랑이란 “사랑하다”가 최초의 기표로 단번에, 완전하게 주어졌을 때의 사랑이며, 그로써 다른 모든 기표들의 계열화를 가능하게 하는 사랑이다. 불가능한 존재로 태어나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하고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는 괴물들, 바로 이 괴물들의 운명이 첫사랑의 운명이다. 첫사랑은 없으면서 있고, 없지만 있고, 없어짐으로써 있다.
10 고백_ 구와즈뇨보, 오하구로벳타리, 오세이추, 히드라, 이마모, 에코, 화백
고백의 방식을 보여 주는 것은 입의 모양이므로, 앞뒤로 입이 둘인 구와즈뇨보, 눈도 코도 없이 오직 웃는 입만 가진 오하구로벳타리, 목소리뿐인 에코 등은 고백을 상징하는 동물들이다. 사랑의 대상이 이 고백을 받아들일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그 결정권은 상대방에게 있다. 고백에 마련된 궁극적인 파국은 무응답이다.
11 기다림_ 우아, 앰피스베나, 지수사, 케르베로스, 삼수국인, 삼두인, 삼면인, 플라톤의 삼두 동물, 모래 인간, 환, 모인
기다림은 두 개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는 일이다. 한 삶이 ‘추억하기’라면 다른 하나의 삶은 ‘기대하기’다. 앞과 뒤가 모두 머리여서 어디로도 갈 수 없는 뱀 앰피스베나, 세 개의 머리를 가진 지옥 문지기 개 케르베로스, 머리가 셋 달린 삼두인과 삼면인 등이 바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살며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기다림을 상징하는 괴물들이다.
12 무관심_ 구푸스, 구팡, 길리갈루, 피나클 그로스, 비익조, 코끼리오징어, 원숭이오징어, 릴리트, 진, 우알레펜, 구미호
누군가 나에게 무관심하면 나는 투명 인간, 즉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무관심은 관심의 측면에서만 의미화된다. 사랑에 빠진 이만이 자신이 사랑하는 자의 무관심을 느낀다. 그런데 한편으로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 외의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그러니 세상에는 사랑에서 비롯된 두 가지 무관심이 있다. 사랑하지 못한 자가 느끼는 무관심과 사랑하는 자가 내보이는 무관심이 그것이다.
13 소문_ 인면수, 인참과, 만드라고라, 가라카사, 측신, 크라켄, 파스티토칼론, 자라탄, 시무르그, 로크, 붕, 쿠자타, 펜리르, 키마이라, 라미아, 카미, 부려경, 금련, 라미드 우프닉스
소문은 과장하고, 뒤섞고, 근거를 부수고, 나쁘게 뒤집는다. 소문은 미문(美聞)마저 반드시 뒤틀어 추문으로 만든다. 사랑에 가장 큰 적이 있다면 바로 소문이다. 그것은 잔인하고 비열하며 무책임하다. 소문에는 자비가 없다. 그것은 대상자를 반드시 깎아 낸다.
14 외설_ 페리톤, 몽마, 인큐버스, 서큐버스, 마라, 마귀, 슬라임, 쇼고드, 토그, 히포그리프, 그리핀, 아리오크, 론, 셀키, 피닉스, 펠리컨
사랑에서 가장 멀리 있는 부정성이 소문이라면 가장 가까이 있는 부정성이 외설이다. 그것은 관계의 내부에서 암처럼 증식해서는 관계 자체를 파괴해 버린다. 외설은 사랑의 관계 내부에서 생겨난 소문이자 내부에서 사랑을 파먹는 암이다.
15 외로움_ 우렁 각시, 파랑새, 시다이다카, 시다이자카, 히토쓰메뉴도, 버그베어, 불베거, 이누가미, 이누가미스지, 그윈플레인, 조커, 거울 속 인간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가 ‘되어서’ 외로운 것이다. 그것은 있어야 할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감정이다. 또한 외로움은 상태가 아니라 운동이다. 이 운동에너지 때문에 외로움은 감산(減算)이 아니라 가산(加算) 작용이다. 그것은 결여와 결핍에서 생겨나는 마이너스 운동이 아니라 무(無)의 형식으로 덧붙는 플러스 운동이다. 외로움에 사로잡히면 점점 견딜 수 없는 것처럼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16 비밀_ 유니콘, 기린, 알리칸토, 베헤모스, 레비아탄, 그림자 남편
사랑의 속삭임은 언제나 제삼자를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엿듣는 사람이 없을 때에도 둘은 귓속말을 주고받을 것이다. 비밀의 참된 비밀은 그 형식에 있지 내용에 있지 않다. 누군가 당신에게 “이건 비밀인데…….”로 시작하는 말을 들려준다면 그냥 강조어법이라 생각하라.
아, 이 괴물 같은 사랑!
사랑할 때 우리는 왜 괴물이 되는가?
“‘상상 동물이 전하는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라는 부제가 달린 『몬스터 멜랑콜리아』는 전 세계의 신화, 민담, 전설 들에 등장하는 괴물들을 통해 사랑의 담론을 분석한다. 이 책은 문학, 철학, 미학, 심리학, 인류학 등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신화,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곁들여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다. 게다가 문장마다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하다. 한마디로 그의 시인, 평론가,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를 이 한 권을 통해 모두 맛볼 수 있는, 재미있고 독창적인 종합 인문 교양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눈이 멀고(퀴클롭스) 사랑하는 사람과 한 몸이 된다.(몽쌍씨) 사랑을 잃는 순간, 우리는 반쪽이 되고(일비민) 가슴이 뻥 뚫린 듯(관흉국인) 아픔과 공허함을 느낀다. 기괴한 외양 너머로 사랑의 논리를 숨기고 있는 괴물들은 ‘한 몸이 되다’, ‘반쪽이 되다’, ‘가슴에 구멍이 나다’와 같은 사랑의 비유를 몸 그 자체로 완전하게 실현한다.
이처럼 이 책은 이름, 약속, 망각, 짝사랑, 유혹, 질투, 우연/필연, 자기애, 첫사랑, 고백, 기다림, 무관심, 소문, 외설, 외로움, 비밀 등 사랑에 관한 열여섯 가지 키워드를 욕망의 현현인 괴물들을 통해 섬세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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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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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멜랑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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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 2015.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