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꿈

F. 스콧 피츠제럴드 | 옮김 김욱동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11월 27일 | ISBN 978-89-374-2996-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256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가벼운 몸피, 새로운 편집, 간직하고 싶은 디자인
세계적 거장의 명작을 만나 볼 수 있는 가장 유쾌한 기회

우리 삶에 거친 궤적을 남긴 지난날의 꿈과
산산이 부식되어 가는 환멸의 디오라마

편집자 리뷰

이 대도시는 여태껏 이토록 호황을 누린 적이 없었다. 승전은 풍요를 가져왔고, 상인들은 남부와 서부로부터 식구를 데리고 몰려와서 황홀한 축제를 즐기며 사치스러운 흥겨움이 준비되어 있음을 목격했다. 「오월제」에서

그가 인내할 수 있었던 슬픔조차 그의 겨울 꿈이 활짝 날개를 펼치던 환상의 나라, 청춘의 나라, 풍요로운 삶의 나라 뒤쪽으로 멀리 사라져 버렸다.
“오래전에,” 그는 말했다. “오래전에 내게는 무엇인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어. 이제 그건 영영 사라져 버렸어. 아예 없어져 버렸다는 말이지. 그런데 나는 울 수가 없고, 그것에 마음을 기울일 수조차 없어. 이제 그것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테지.” 「겨울 꿈」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스스로 아는 것보다 훨씬 위대한 인물이었다. 이를테면 그는 하나의 세대를 창조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미국 단편 소설의 거장.”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재능은 마치 나비 날개의 가루가 만들어 낸 무늬처럼 자연스럽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20세기 미국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이자 단편 문학의 귀재로 불리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과 편지를 엮은 『겨울 꿈』이 김욱동 교수의 적확한 번역을 통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기존에 출간된 바 있는 단편 소설에 「머리와 어깨」, 딸 스코티와 친구 헤밍웨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더해 새로운 편집, 개성적인 디자인과 산뜻한 만듦새로 선뵌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나 『밤은 부드러워』 등 장편 소설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편 소설 영역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한평생 그가 발표한 단편 소설은 무려 160여 편에 달하며, 그중 많은 작품이 오늘날까지 애독되고 있다. 하지만 단편 소설을 대하는 피츠제럴드의 입장은 다소 복잡했다. 글쓰기로 먹고살아야 했던 그에게 매일매일 다가오는 마감의 압박과 매문가라는 자책감은 적잖은 부담이었다. 특히나 술에 탐닉하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들수록 피츠제럴드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즉 피츠제럴드에게 숙취 속에서도 급히 마무리해야 했던 단편 소설은 생계의 수단인 동시에, 혹평을 무릅써야 하는 약점이자 예술가적 자존심에 흠결을 내는 가시관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단편 소설은 비평가들 사이에서 늘 논쟁의 대상이었다. 돈벌이로서의 고된 창작이 피츠제럴드의 재능과 창조적 가능성을 고갈시켰다는 주장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그럼에도 피츠제럴드의 천재성을 엿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론의 여지 없이 그의 단편 소설을 읽는 것이다. 작품마다 기복이 있고, 비록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적잖다고 하지만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은 모두 그의 고뇌와 섬세한 문장과 예리한 통찰 그리고 불후의 고전이 마땅히 지녀야 하는 현대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피츠제럴드의 문학 세계를 탐험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의 단편 소설부터 시작해야 할 터다.

표제작 「겨울 꿈」은 여러 비평가의 지적대로 “『위대한 개츠비』의 가장 뚜렷한 청사진”이자 피츠제럴드의 주제 의식, 즉 부(富)에 의해 잔혹하게 나뉘는 계층 문제, 성공과 사랑에 얽힌 참담한 환멸을 정교한 구성과 서정적인 문장으로 완벽하게 담아낸 걸작 단편이다. 또한 「오월제」는 재즈 시대의 여명 속에 자리한 위화감과 파국적 예감을 지극히 독특한 플롯과 재치 있는 문장, 장편 소설에 버금갈 정도로 다양한 인물과 다채로운 사건을 통해 그려 낸 작품이다. 피츠제럴드가 지닌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만끽할 수 있는 단편으로, 그의 팬이든 아니든 꼭 읽어 봐야 할 작품이다. 그리고 중산층 가정의 비극과 결혼 생활의 권태 혹은 아이러니를 절묘하게 포착한 「컷글라스 그릇」과 「머리와 어깨」, 할리우드의 은막을 배경으로 하는 「광란의 일요일」 역시 피츠제럴드의 단편 중 백미로 손꼽히는 작품들이다. 단편 소설뿐 아니라 피츠제럴드의 부성애와 엄격한 문학론을 결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작가를 꿈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예술적 경쟁자이자 문학적 동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와의 미묘한 관계를 엿볼 수 있는 「헤밍웨이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더했다. 쏜살 문고로 출간된 『겨울 꿈』은, 그야말로 피츠제럴드의 진면목, 어쩌면 다소 생소한 일면마저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집이라 하겠다.

목차

작가를 꿈꾸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컷글라스 그릇
머리와 어깨
광란의 일요일
오월제
겨울 꿈
헤밍웨이에게 보내는 편지

작가 소개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교 재학 시절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입대하여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제대 후 광고 회사에 취직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파혼당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몰두한 끝에 자전적 소설인 『낙원의 이쪽』(1920)을 발표하면서 비평가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와 인기를 얻은 피츠제럴드는 약혼을 취소했던 젤더와 결혼한 뒤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던 그가 1925년에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는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한 작품이자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그 후 자신은 술에 탐닉하고 아내 젤더는 신경 쇠약 증세를 일으켜 입원하면서 피츠제럴드는 불행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된 『밤은 부드러워』(1933)를 발표하였으나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만다. 작품의 연이은 실패와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젤더의 병으로 절망에 빠진 피츠제럴드는 회복 불가능한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으나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등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1935년까지 네 권의 단편집을 포함하여 무수한 잡지에 실린 그의 단편은 총 160여 편에 이른다. 1940년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김욱동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뉴욕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듀크 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번역의 미로』, 『번역과 한국의 근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은유와 환유』, 『수사학이란 무엇인가』가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어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외에 『위대한 개츠비』, 『왕자와 거지』,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앵무새 죽이기』,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이선 프롬』 등이 있다. 2011년 한국출판학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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