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위대한 개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장편.”이라는 찬사를 받아 온 『야성의 부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 벅이 알래스카 대자연에서 사투를 벌이며 대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개’의 시점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잭 런던은 1897년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에 참여해 알래스카에 갔던 경험을 토대로 이 소설을 썼는데, 그는 알래스카에서 금광을 캐지는 못했지만 『야성의 부름』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에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던 20세기 초에 잊혀 가던 야성의 가치를 잘 보여 준 잭 런던은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1903년 출간된 『야성의 부름』은 그 해에만 1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지금까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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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법칙만이 유효한 알래스카 대자연의 세계, 살아남는 자가 곧 승자다
늑대개 벅은 미국 남부 밀러 판사의 장원을 지배하며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의 광풍이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뒤바꿔 놓을지 알지 못했다. 황금에 눈이 뒤집힌 사람들은 너도 나도 알래스카로 떠났고 그들에게는 썰매를 끌 개가 필요했다. 그리고 밀러 판사 댁에서 일하던 마누엘에게는 갚아야 할 빚과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다. 마누엘은 늠름한 개 벅을 팔아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그로 인해 벅은 미지의 대자연과 마주하게 된다.
차가운 지면 위로 첫발을 내딛자 벅의 발이 진흙처럼 부드럽고 흰 것에 빠졌다. 그는 펄쩍 뛰며 콧김을 내뿜었다. 흰 것들이 공중에서 더 많이 날리고 있었다. 그는 몸을 흔들었으나 흰 것은 그를 향해 계속 내려왔다. 그는 킁킁 냄새를 맡다가 혀에 대고 핥아보았다. 얼핏 불처럼 느껴졌으나 이내 그 맛이 사라졌다. 그는 갸우뚱했다. 다시 한 번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와하며 웃음을 터뜨렸고 그는 이유를 몰랐지만 조금 창피했다. 그가 생전 처음 보는 눈이었다.
―『야성의 부름』에서
그때까지 온화한 시선과 따스한 불에 둘러싸여 살던 벅은 난생처음 채찍과 곤봉으로 맞아 가며 ‘생존의 법칙’에 눈뜬다. 그는 끊임없이 생명을 위협해 오는 늑대들을 경계하는 법을,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능숙하게 도둑질하는 법을, 차가운 바람을 피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법을 배운다. 적자생존 법칙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는 약하게 보이거나 비굴하게 행동하면 바로 무시당하고 잡아먹힌다.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강해져야 하고 다른 개들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사상가들의 저서를 탐독했던 잭 런던은 다윈의 적자생존, 니체의 초인 사상 등을 이 소설에 자연스럽게 녹여 냈다. 험악한 야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벅은 잊고 살았던 ‘야성의 힘’을 빠르게 회복한다. 그리고 그는 썰매개 무리를 이끄는 대장 스피츠를 이겨 ‘우월한 지배자’가 되려 한다. 마지막 결투에서 초반에 기선을 제압한 것은 철저한 계산과 이성적인 판단을 이용해 싸운 스피츠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최후의 한 방을 갈긴 ‘니체적 초인’ 벅이다. 이성의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20세기 초, 잭 런던은 오히려 내면에 숨어 있는 야성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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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인간에게 던지는 엄중한 경고
이 책에 실린 잭 런던의 단편 「불을 지피다」는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로 꼽힌다. 알래스카의 ‘신참자’인 주인공은 클론다이크의 엄청난 추위를 만만하게 보고 개 한 마리만 데리고서 길을 나선다. 그는 머릿속으로 ‘영하 50도 정도니까 버틸 만하다.’라고 계산한다. 하지만 그의 몸과 자연이 알려주는 본능적인 위험 신호는 알아채지 못한다. 이 소설에서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과 달리, 그와 동행한 개는 자연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안다.
그러나 개는 안다. 조상들은 진짜 추위가 어떤 것인지 알았고 지금 자신도 그 지식을 물려받았다. 이런 무서운 추위에 밖에 나가 걸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안다. 이럴 때는 눈 밑에 굴을 파고 아늑하게 누워 구름 장막이 추위를 몰고 오는 차가운 공기를 차단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 사내와 개 사이에는 친밀한 교감이 없었다. 개는 그저 사내의 명령에 따라 일하는 노예에 불과했다. 개가 받은 애무라고는 그저 채찍 세례와 그 채찍으로 위협하는 사나운 소리가 전부였다. 그래서 개는 자신이 감지한 것을 사내에게 알리려고 애쓰지 않았다.
―「불을 지피다」에서
「불을 지피다」의 주인공은 자연과도, 하다못해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개와도 교감하지 못한다. 그저 그들을 만만하게 보고 이용하려 할 뿐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야성의 부름』에 나오는 손턴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손턴은 온갖 고난을 겪으며 죽을 위기에 처한 벅을 구해 준다. 벅은 자신을 진정한 친구로 대해 주는 손턴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진다.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손턴에게는 결국 행운이 찾아온다.
대조적인 두 인간의 선택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고도의 문명 발전을 위해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태곳적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목소리, 즉 야성을 거스르고서는 개도, 인간도 평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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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거부할 수 없는, 너무나 강렬한 야성의 부름
벅은 손턴과 진한 우정을 나누면서 안정된 생활을 누리지만, 그의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뭔가를 억누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그는 먼 숲으로부터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그의 본능, 그의 야성을 일깨우는 부름이다.
이틀 후에 숲으로부터 부름의 소리가 전보다 더 절실하게 들려왔다. 벅은 다시 마음이 심란해졌다. 황야에서 만난 형제, 분수령 너머의 따사로운 대지, 드넓은 숲을 나란히 달리던 기억들이 그를 떠나지 않고 줄곧 사로잡았다.
―『야성의 부름』에서
벅은 인위적인 문명의 법칙을 버리고 야성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혹독한 자연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 안에 숨어 있던 야성의 힘을 느낀다. 그 힘에 적응하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벅은 이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최후의 지배자가 된다.
잭 런던은 벅의 눈으로 본 세상을 중심으로 『야성의 부름』을 썼다. 벅은 비록 개이지만 그가 처한 가혹한 환경은 인간이 살고 있는 잔인한 현실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늑대개 벅의 생존 공식을 통해 인간이 세상과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하려 했다. 인간은 절대로 자연을 완벽하게 정복할 수 없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야성은 문명을 압도한다. 그러니 야성의 부름에 순순히 복종하고 자연과 공존하라. 잭 런던이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백 년이 지난 지금, 문명이 더 발달한 현재에 한층 더 무거운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 세계의 위대한 개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장편”
20세기 초, 자연과 문명의 공존을 말한 작가 잭 런던의 대표작
독자 평점
4.3
북클럽회원 28명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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