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End of Mr. Y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0년 10월 30일
ISBN: 978-89-374-8326-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632쪽
가격: 16,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의식과 현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여행「매트릭스」와 「인셉션」을 연상시키는 지적 추리소설 ▶ 부패해 가는 책의 기분 좋은 냄새와 유황 냄새 가득한 소설. -《더타임스》▶ 영리하고, 우아하며, 아찔한, 그리고 매우 위험한 스릴러. -《뉴욕타임스 북리뷰》▶ 깜짝 놀랄 만큼 똑똑하고 재미로 가득하다. 물리학 이론에 섹시한 매력, 아이디어까지 겸비한 소설. – 《인디펜던트》
1부 92부 1553부 395에필로그 623옮긴이의 말 627
영국 출간 즉시 15만 부가 팔린 화제의 소설
2006년 젊은 여성 작가 스칼릿 토머스의 책 『Y 씨의 최후(The End of Mr. Y)』가 출간되었을 때, 많은 독자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그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었다. 양자물리학과 철학, 심리학과 철학이 바탕이 된 이 소설은 즉시 15만 부가 팔려 나갔을 뿐 아니라, 전 세계 22개국에서 판권을 사들였다. 스칼릿 토머스는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자신의 희망을 주인공 에어리얼으로 표현했고, ‘우주의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가’, ‘시간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이 소설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는 타인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섬뜩한 그러나 그리 낯설지 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리가 곧 마주할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소설의 분위기를 묘한 일러스트로 표현한 표지 디자인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표지로 유명한 조너선 그레이(Jonathan Gray, Gray318)의 작품으로 ‘니비 최고의 표지 상(Nibbie award for best cover)’을 받은 바 있다.
■ 줄거리
사고실험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에어리얼은 학교 건물의 지반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던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중고 서점에서 애타게 찾던 책 『Y 씨의 최후』를 발견한다. 그녀가 아는 한, 19세기 말에 류머스라는 사람이 쓴 이 책을 실제로 읽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읽은 사람은 모두 죽거나 사라져 버린 ‘저주받은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그녀의 지도 교수 벌렘조차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어쨌거나 그는 두 달여 전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호기심 가득한 에어리얼은 저주받은 책이라는 데에 더욱 흥미를 느끼며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한다.
그 책의 주인공 Y 씨가 우연히 다른 사람의 의식 세계(트로포스피어)로 들어가는 체험을 한 후, 그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인생을 바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정작 그 방법이 적힌 페이지는 찢어져 나간 채이다. 에어리얼은 벌렘의 책을 정리하다 어떤 책 사이에서 그 페이지를 발견하고 그 방법대로 트로포스피어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처음 들어간 의식은 그녀 자신의 집에 출몰하곤 하는 쥐였고, 그다음에는 옆집 남자의 의식 속으로 들어간다. 이 새로운 체험에 흠뻑 빠져 있을 무렵, 그녀에게 전직 CIA 요원이 찾아온다. CIA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데에 『Y 씨의 최후』에 나와 있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인명 사고가 발생한 후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에어리얼을 찾아온 자들은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의식 세계로의 여행을 알게 되었고, 이제 그것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것이었다. 그 방법을 알아낸 후에는 비밀을 알고 있는 에어리얼은 처치할 계획이다.
에어리얼은 용케 그들에게서 벗어나 신학을 전공하는 전직 사제인 애덤의 도움으로 한 사원에 은신한다. 그러나 그녀는 안전한 그곳에서 빠져나와 벌렘을 찾기로 한다. 이 사건을 완전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여러 사람의 의식을 통과한 후 겨우 벌렘의 은신처를 알아내는 데 성공한다. 벌렘은 마지막 남은 『Y 씨의 최후』를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던 루라라는 여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루라는 그 책을 벌렘에게 주었고, 그 후 벌렘이 의식 세계로 여행하는 방법을 알게 되자, 그에게도 역시 전직 CIA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그래서 그는 두 달여 전 자취를 감추었고 루라와 함께 은신하고 있던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근원적인 시점, 즉 류머스가 『Y 씨의 최후』를 쓰기 전으로 의식 여행을 하여, 그가 그 책을 쓰지 않도록 의식을 조종해야 한다고 셋은 결론 내린다.
결국 에어리얼은 마지막 의식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애덤을 만난다. 그는 전직 CIA 요원들의 공격으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에어리얼과 그는 사랑을 확인하고, 마침내 류머스가 소설을 쓰려 하는 순간으로 이동한다. 그가 『Y 씨의 최후』를 쓰지 않으면, 아무런 소동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에어리얼과 애덤 역시 만나지 못했고 사랑하지 못했을 것을 알기에, 그가 소설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생각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소설양자물리학, 철학, 신학, 심리학이 망라되어 미스터리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작가 스칼릿 토머스는 “생각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라는 의문으로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주인공 에어리얼을 통해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그 밖에 있는 것들에 대해 탐구해 들어간다. 즉 ‘지식’에 대한 갈망이 이 소설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수없이 등장하는 각종 물리학 이론들, 데리다와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의 철학 용어,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 등을 통해 사건에 접근하고 해답을 찾아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끝에 이르렀을 때, 주인공은 “나는 이해한 다.”라고 말하며, 미스터리(mistery, Mister Y)는 끝이 난다.(The End of Mr. Y)”
번역가 이운경의 표현대로 이 책은 “한편으로는 쫓기고 다른 한편으로는 추적하는 여주인공의 물리적 ‘액션’이라기보다는 지식과 사유의 지적 액션”으로 볼 수 있다. 에어리얼이 점차 의식 세계 트로포스피어를 이해해 가고, 그 기저에 놓인 물리학적, 철학적 의미를 깨달아 가는 ‘사유의 모험’이야말로 이 소설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당’인 전직 CIA 요원들의 활약은 그리 부각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들의 습격으로 육체가 파괴된 애덤은 의식 세계에서는 여전히 살아남아 에어리얼과 사랑을 나눈다.
“대폭발이론과 창조론, 천체물리학과 신의 문제, 현상학과 후설, 데리다와 차연, 하이데거와 시간, 사르트르와 실존, 보드리야르와 시뮬라크르 등 현대의 철학과 과학에 관한 사유들이 일견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 얼개 속에 촘촘히, 그리고 설득력 있게 짜여 들어가 있다. 사실 저자는 이 트로포스피어와 텔레만시, 그리고 페데시스와 같은 개념들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 철학적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다. 트로포스피어는 언어로, 생각으로, 은유로 만들어진 장소이다. 생각은 물질만큼이나 구체적이다. 생각도 물질처럼 무에서 비롯될 수는 없다. 어쩌면 『Y 씨의 최후』는 사유와 의식의 궁극을 파고들기 위한 한 편의 사고실험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각종 물리학 이론과 철학의 세계를 통과해 다다른 이 소설의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고 그만큼 의미심장하다. 의식 세계로 그리고 과거로 과감히 이동하여 『Y 씨의 최후』 때문에 일어난 복잡한 문제들을 마침내 해결하였을 때, 에어리얼은 놀라운 결정을 내린다.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애덤과 함께 의식의 가장자리에 도달한다. 과연 의식의 가장자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곳에서 그녀는 정원을 본다. ‘에덴 동산’에 대한 분명한 은유로 볼 수 있다. ‘무한한 선택권’이 존재하는 그곳에서 그녀와 애덤은 어떤 나무 한 그루를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그녀는 이해한다. “의식은 결국 식물에서부터 진화했다.”라는 그녀의 말이 없더라도 이 나무는 선악과(Tree of Knowledge)를 연상시킨다. 앎과 지식에 대한 갈망,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과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