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출간 400주년 기념 에디션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3년 5월 12일
ISBN: 978-89-374-2779-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225 · 224쪽
가격: 11,000원
분야 외국 문학
여성이 나서서 문제 해결하고 사랑 되찾는 멋진 신세계
웃을 일 하나 없는 오늘이라면 비극 아니고 희극!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출간 400주년 기념 에디션
아든판 원문 강약을 우리말로 살린 최종철 교수의 명품 번역
셰익스피어의 유려한 언어 담긴 원문 수록
『한여름 밤의 꿈』, 큐피드의 농간에 굴하지 않은 귀여운 세 연인
『베니스의 상인』, 슬기로운 포셔, 사랑을 위해 법정에 서다
『좋으실 대로』, 올랜도에게 사랑 깨치게 한 로절린드
『십이야』, 아, 이 열두 밤은 달콤하여라
『헛소문에 큰 소동』, 헛소문으로 태어난 사랑
“나의 신이시여, 셰익스피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또 누가 그처럼 신비로운가”
─ 빈센트 반 고흐
“벤 존슨을 존경하지만, 나는 셰익스피어를 사랑한다.”
― 존 드라이든
“셰익스피어의 옛스러움이야말로 그를 진정 모던한 작가로 만든다.”
― T. S. 엘리엇
“샤일록의 대사는 셰익스피어 최고의 대사 중 하나다.
강력하고 해롭고 부정적인 그의 말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 해럴드 블룸
“그리스와 로마 극작가와 견줄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
― 벤 존슨
“판단은 네스터와 같고, 천재는 소크라테스와 같고, 예술은 버질과 같은 사람. 대지는 그를 덮고, 사람들은 통곡하고, 올림푸스는 그를 소유한다.”
― 성 트리니티 교회 셰익스피어 흉상에 새긴 글귀
■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출간 400주년 기념 5대 희극 세트
사악한 인간에게 웃으면서 이기는 법, 희극에 있다
셰익스피어 전집 출간 400주년을 기념하여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세트를 민음사에서 출간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좋으실 대로』, 『십이야』, 『헛소문에 큰 소동』을 엮었으며, 평생 셰익스피어 연구와 번역에 헌신한 최종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아든판의 운문적 특징을 우리말 리듬으로 고스란히 살려냈다. 또한 셰익스피어 희극 원문을 수록하여, 오늘날 읽어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천재의 문장이 지닌 재기발랄함과 표현의 풍성함을 느끼게 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비극, 로맨스 등 여타 장르에 비해 가장 현대적이며, 무엇보다 가장 재미있다. 여성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랑 되찾는 셰익스피어 희극 속에는 웃음과 해학, 속 시원하게 해 주는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살아 있을 때 출판된 작품은 총 열아홉 편이며, 그의 사후 서른여섯 편(코미디 14편, 사극 10편, 비극 12편)의 희곡을 모은 전집을 셰익스피어의 극장 동료들이 이절판(대형판, Folio)으로 출간했다. 1623년에 출간된 제1판 이절판(The First Folio)은 당시 총 750권이 인쇄되었다고 추정되며, 현재까지 233권 정도가 확인되었다.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해 영국에서 경매에 오른 네 권짜리 퍼스트 폴리오는 경매가 약 43억 원에 팔렸다고 하니 셰익스피어의 글로벌한 영향력이 짐작된다.
셰익스피어는 『실수 희극』(1592~1594)을 시작으로 『잣대엔 잣대로』(1604)까지 총 열세 편의 희극을 썼다. 그 가운데 여기에 모은 다섯 편은 — 『한여름 밤의 꿈』(1595~1596), 『베니스의 상인』(1596~1597), 『좋으실 대로』(1599), 『십이야』(1601~1602), 『헛소문에 큰 소동』(1598~1599) — 소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이다. 이들 희극은 그 내용이 다양하여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이들이 희극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적어도 두 가지 공통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독자들에게 전체적으로 슬픔보다는 기쁨, 울음보다는 웃음을 준다. 그 웃음의 성격이 밝고 순수할 수도 있고 조소나 실소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를 심각한 슬픔에 빠뜨리거나 울게 하지 않는다. 둘째, 극의 시작은 비록 심각하거나 비극적일 수 있어도 그런 갈등은 결국 화합에 이르고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적어도 주인공이나 중요한 인물이 죽는 일은 없고 그 대신 화합의 상징인 결혼이 있다.
셰익스피어가 극작품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형식상 운문과 산문으로 나뉜다. 산문은 주로 희극적인 분위기나 신분이 낮은 인물, 저급한 내용, 편지나 포고령, 또는 정신 이상 상태 등을 드러낼 때 쓰이고, 운문은 주로 격식을 갖추어 사상과 감정을 표현할 때 쓰인다. 셰익스피어는 ‘약강 오보격 무운시’라 불리는 형식을 주로 운문에 사용했다. 영어는 우리말과 달리 강세가 있는데, 강세를 받지 않는 음절 다음에 바로 강세를 받는 음절이 따라올 때 이 두 음절을 합쳐 ‘약강 일보’라 말하고, 이런 음절이 시 한 줄에 연속적으로 다섯 번 나타날 때 ‘약강 오보’라 부른다. ‘무운’은 각운을 갖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든 운문 형식 중에서 약강 오보격 무운시가 영어의 가장 자연스러운 리듬에 가까우며 셰익스피어는 이를 잘 활용했다. 최종철 역자의 번역은 운문이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의 효과를 살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보여 준다. 대사들을 낭독해 보면 자연스러운 호흡 단위에 맞는 음절수와 행의 길이에서 나오는 발성의 자연스러운 흐름, 삼사조 운율이 주는 음악적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웃을 일 없는 오늘이라면 셰익스피어 5대 희극을 읽자!
■ 셰익스피어 『헛소문에 큰 소동(Much Ado About Nothing)』 맛보기
헛소문으로 태어난 사랑
헤로와 결혼하기로 약속한 클라우디오는 그녀가 외간남자와 만나는 장면을, 그것도 결혼 바로 전날 밤 자기 눈으로 직접 봤다고 확신하고 결혼식 날 주례와 헤로 및 모든 하객들 앞에서 그녀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기절한 헤로는 죽음을 택하려 하지만 주례 신부의 권고로 죽음을 위장한 채 오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찾는다. 이 와중에도 까칠한 베네디크와 베아트리스는 입씨름을 멈추지 않는데, 사랑스럽고 어리석은 이들 연인은 찐사랑을 향한 헛소동을 언제쯤 끝낼까.
“사랑은 우연이고, 큐피드는 누구는 화살로,
누구는 함정으로 사로잡아.”(3막 1장)
“사람들은 뭣이든 감히 한다니까! 할 수 있다니까!
뭘 하는지 모르면서 매일 한다니까!”(4막 1장)
“나를 사랑 않나요? 아, 예, 미치게는 안 해요.”(5막 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