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나서서 문제 해결하고 사랑 되찾는 멋진 신세계
웃을 일 하나 없는 오늘이라면 비극 아니고 희극!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출간 400주년 기념 에디션
아든판 원문 강약을 우리말로 살린 최종철 교수의 명품 번역
셰익스피어의 유려한 언어 담긴 원문 수록
『한여름 밤의 꿈』, 큐피드의 농간에 굴하지 않은 귀여운 세 연인
『베니스의 상인』, 슬기로운 포셔, 사랑을 위해 법정에 서다
『좋으실 대로』, 올랜도에게 사랑 깨치게 한 로절린드
『십이야』, 아, 이 열두 밤은 달콤하여라
『헛소문에 큰 소동』, 헛소문으로 태어난 사랑
“나의 신이시여, 셰익스피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또 누가 그처럼 신비로운가”
─ 빈센트 반 고흐
“벤 존슨을 존경하지만, 나는 셰익스피어를 사랑한다.”
― 존 드라이든
“셰익스피어의 옛스러움이야말로 그를 진정 모던한 작가로 만든다.”
― T. S. 엘리엇
“샤일록의 대사는 셰익스피어 최고의 대사 중 하나다.
강력하고 해롭고 부정적인 그의 말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 해럴드 블룸
“그리스와 로마 극작가와 견줄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
― 벤 존슨
“판단은 네스터와 같고, 천재는 소크라테스와 같고, 예술은 버질과 같은 사람. 대지는 그를 덮고, 사람들은 통곡하고, 올림푸스는 그를 소유한다.”
― 성 트리니티 교회 셰익스피어 흉상에 새긴 글귀
■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출간 400주년 기념 5대 희극 세트
사악한 인간에게 웃으면서 이기는 법, 희극에 있다
셰익스피어 전집 출간 400주년을 기념하여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세트를 민음사에서 출간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좋으실 대로』, 『십이야』, 『헛소문에 큰 소동』을 엮었으며, 평생 셰익스피어 연구와 번역에 헌신한 최종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아든판의 운문적 특징을 우리말 리듬으로 고스란히 살려냈다. 또한 셰익스피어 희극 원문을 수록하여, 오늘날 읽어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천재의 문장이 지닌 재기발랄함과 표현의 풍성함을 느끼게 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비극, 로맨스 등 여타 장르에 비해 가장 현대적이며, 무엇보다 가장 재미있다. 여성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랑 되찾는 셰익스피어 희극 속에는 웃음과 해학, 속 시원하게 해 주는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살아 있을 때 출판된 작품은 총 열아홉 편이며, 그의 사후 서른여섯 편(코미디 14편, 사극 10편, 비극 12편)의 희곡을 모은 전집을 셰익스피어의 극장 동료들이 이절판(대형판, Folio)으로 출간했다. 1623년에 출간된 제1판 이절판(The First Folio)은 당시 총 750권이 인쇄되었다고 추정되며, 현재까지 233권 정도가 확인되었다.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해 영국에서 경매에 오른 네 권짜리 퍼스트 폴리오는 경매가 약 43억 원에 팔렸다고 하니 셰익스피어의 글로벌한 영향력이 짐작된다.
셰익스피어는 『실수 희극』(1592~1594)을 시작으로 『잣대엔 잣대로』(1604)까지 총 열세 편의 희극을 썼다. 그 가운데 여기에 모은 다섯 편은 — 『한여름 밤의 꿈』(1595~1596), 『베니스의 상인』(1596~1597), 『좋으실 대로』(1599), 『십이야』(1601~1602), 『헛소문에 큰 소동』(1598~1599) — 소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이다. 이들 희극은 그 내용이 다양하여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이들이 희극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적어도 두 가지 공통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독자들에게 전체적으로 슬픔보다는 기쁨, 울음보다는 웃음을 준다. 그 웃음의 성격이 밝고 순수할 수도 있고 조소나 실소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를 심각한 슬픔에 빠뜨리거나 울게 하지 않는다. 둘째, 극의 시작은 비록 심각하거나 비극적일 수 있어도 그런 갈등은 결국 화합에 이르고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적어도 주인공이나 중요한 인물이 죽는 일은 없고 그 대신 화합의 상징인 결혼이 있다.
셰익스피어가 극작품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형식상 운문과 산문으로 나뉜다. 산문은 주로 희극적인 분위기나 신분이 낮은 인물, 저급한 내용, 편지나 포고령, 또는 정신 이상 상태 등을 드러낼 때 쓰이고, 운문은 주로 격식을 갖추어 사상과 감정을 표현할 때 쓰인다. 셰익스피어는 ‘약강 오보격 무운시’라 불리는 형식을 주로 운문에 사용했다. 영어는 우리말과 달리 강세가 있는데, 강세를 받지 않는 음절 다음에 바로 강세를 받는 음절이 따라올 때 이 두 음절을 합쳐 ‘약강 일보’라 말하고, 이런 음절이 시 한 줄에 연속적으로 다섯 번 나타날 때 ‘약강 오보’라 부른다. ‘무운’은 각운을 갖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든 운문 형식 중에서 약강 오보격 무운시가 영어의 가장 자연스러운 리듬에 가까우며 셰익스피어는 이를 잘 활용했다. 최종철 역자의 번역은 운문이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의 효과를 살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보여 준다. 대사들을 낭독해 보면 자연스러운 호흡 단위에 맞는 음절수와 행의 길이에서 나오는 발성의 자연스러운 흐름, 삼사조 운율이 주는 음악적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웃을 일 없는 오늘이라면 셰익스피어 5대 희극을 읽자!
■ 셰익스피어 『십이야(Twelfth Night)』 맛보기
아, 이 열두 밤은 달콤하여라
쌍둥이 남매인 비올라와 세바스티안은 배를 타다 폭풍우를 만나 난파당하고, 오르시노 공작이 다스리는 일리리아 해안에서 겨우 살아남은 비올라는 남장을 하고 세자리오라는 가명으로 오르시노 공작의 시종이 된다. 오르시노는 올리비아를 사모해 사랑의 전령으로 비올라를 보내지만, 남자로 오인한 올리비아는 비올라(세자리오)를 보고는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비올라는 이미 오르시노를 사랑한다. 이때 난파당한 줄 알았던 오빠 세바스티안이 일리리아에 도착하는데, 이들의 오해는 사랑으로 바뀔까.
“거나한 데서 한 잔 더 하면 바보 되고, 두 잔 더 하면 미치고, 세 잔 더 하면 빠진답니다.”(1막 5장)
“오, 시간이여, 나 말고 네가 이걸 해결해라. 이 매듭은 너무 굳어 난 풀지 못하겠다.”(2막 2장)
“신만 아는 내 사랑. 근데 누구? 입술아, 꼼짝 마라. 아무도 알면 안 돼.”(2막 5장)
“사랑의 한밤은 대낮이다.”(3막 1장)
십이야 007
작품 해설 115
작가 연보 121
Twelfth Night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