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안 되나요?성정체성을 깨닫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한 소녀의 아름답고 당돌한 이야기,그리고 현대 영국에 재현된 구약성서―억압적이고 보수적으로 변질되어 버린 기독교 문화에 대한 반발▷ 치밀하게 얽힌 이야기 속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비극과 희극. 그녀의 눈부신 재능이 빛나는 작품.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 작품 속의 풍부한 상징과 다양한 전설을 통해 인생과 진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 —《람다 북 리포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원제 Oranges Are Not The Only Fruit

지넷 윈터슨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11월 23일 | ISBN 978-89-374-9010-1 [절판]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300쪽 | 가격 11,000원

책소개

21세기 버지니아 울프, 지넷 윈터슨의 자전 소설
휘트브레드 상 수상작

젊은 고전, 즐거운 고전, 미래를 향하는 고전을 모토로 민음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 전집, 민음사 모던클래식의 열 번째 작품으로, 돌발적이고 거침없는 지성이자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지넷 윈터슨의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가 출간되었다.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이자 그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이 작품은 지넷 윈터슨이 양부모 아래에서 기도와 선교를 강요받으며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열여섯 살에 한 소녀를 사랑했던 경험 등을 다룬 자전 소설이기도 하다.
지넷 윈터슨은 이 작품에서 입양, 동성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보수적인 교회에 대한 부정, 편협한 지역 사회의 폐단 등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거침없이 다루며,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인간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현대 영국 최고의 여성 작가로 떠올랐다.

편집자 리뷰

하느님,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안 되나요?
―성정체성을 깨닫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한 소녀의 아름답고 당돌한 이야기

지넷의 어머니는 성모 마리아의 수태고지에 대한 부러움과 일종의 도전으로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지넷을 데려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편집증일 정도로 기도와 선교에 집착하는 그녀는 지넷에게도 자신과 똑같은 일상을 강요한다.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어머니의 기독교식 교육을 받으며 교회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한 지넷은 학교에 들어간 후에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평범하게 지낼 수 없다.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지넷은 우연히 멜라니라는 소녀를 알게 된다. 멜라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점차 깊어지는 것을 느낀 지넷은 어느 날,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는 마을 전체에 소문이 나고, 마을 사람들은 지넷과 멜라니가 악마에 홀렸다며 손가락질한다. 그 후 지넷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교회 생활에 대한 신념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지넷 윈터슨은 ‘동성애’라는 민감하고 자극적인 주제를 다루었지만, 아직 세상의 통념에 물들지 않은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보고 느끼는 그 세계는 작가의 섬세한 글쓰기 속에서 우리가 함부로 정상-비정상으로 분류할 수 없는 영역이 된다. 무엇보다도,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게 느껴지는 이 소녀의 목소리는 그 때문에 오히려 순수하게 다가온다.

“나는 멜라니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이 교회에서 말하는 ‘그릇된 정욕’인 것 같진 않다. 이렇게 애틋한 감정이 그릇된 정욕일 수는 없다.”“난 주님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너를 사랑해.” 나는 웃어 보였다. 나를 바라보는 멜라니의 눈이 잠시 흐려졌다.“난 모르겠어.”

지넷은 자신의 사랑이 주님에 대한 사랑과 다름없다고 느끼지만, 이미 신에 대한 믿음, 신앙 그 자체보다는 이기적 집단 문화로 변질해 버린 폐쇄적인 교회 사회에서는 이 아이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0세기 영국, 구약성서 비틀기
―억압적이고 보수적으로 변질되어 버린 기독교 문화에 대한 반발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모두 여덟 부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는 성경, 그중에서도 구약성서의 형식을 따른다.(1부 창세기/2부 출애굽기/3부 레위기/4부 민수기/5부 신명기/6부 여호수아서/7부 판관기/8부 룻기) 이러한 구성은, 작은 지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폐쇄적인 기독교 사회의 억압적인 한 면모를 비난하는 간접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1부 ‘창세기’에서는 주인공 지넷이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인류의 창조와 죄의 기원 등을 다룬 구약성서의 「창세기」와 묘하게 맞물려, 지넷의 죄(동성애)의 근원이 어디에서부터 발생했는지를 암시한다. 모세와 함께 가나안 땅으로 탈출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탄생을 다룬 「출애굽기」는, 처음으로 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나 학교에 입학하는 이야기를 다룬 ‘출애굽기’(2부)와 대비된다. 또한 이스라엘인의 종교의식, 예배, 생활 율법 등을 다루는 성경의 「레위기」는 지넷의 어머니가 편집증일 정도로 집착하는 신앙생활을 묘사하며 과연 ‘인간은 완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레위기’(3부)와 흡사하다.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가 야훼를 유일신으로 섬길 것을 맹세하는 「여호수아서」는 ‘여호수아서’(6부)에서 멜라니에 대한 지넷의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으로 재탄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넷 윈터슨이 무조건적으로 특정 종교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지넷은 어머니의 손아귀와 교회 사람들의 집요한 관심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출을 하지만 결국 “친구였던” 신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지넷 윈터슨은 결국,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체성을 흔들어 버리는, 신앙마저 버리게 만드는 인간의 그릇된 욕심을, 그리고 그 그릇된 욕심이 만들어 낸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21세기 버지니아 울프, 지넷 윈터슨의 대담한 소설
― “가정의 미덕, 교회의 세력, ‘정상’으로 분류되는 이성애에 대한 도전”

이렇듯 오랜 시간,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성역으로 인정되어 온 ‘가정’, ‘종교’, 그리고 ‘사랑’이라는 미덕들에 겁도 없이 도전장을 내민 이 대담한 작품,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지넷 윈터슨이 스물세 살이었던 1983년 겨울에 쓰기 시작해 스물다섯 살이 되던 1985년에 출간한 첫 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로 지넷 윈터슨은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코스타 북 어워드’로도 불린다.)을 받았다. 또한 이 작품은 1990년에는 작가 자신의 각색으로 BBC 방송국의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고, 각종 방송 관련 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현재 영국에서 고등학교 교과로 다루어지기도 하고, 대학 입학 준비 과정 중 문학 과목에서 필수 작품으로 실리고 있다.
레즈비언 소설을 쓰는 레즈비언 작가냐는 질문에 지넷 윈터슨은 “나는 작가인데 우연히 레즈비언일 뿐이지 레즈비언 작가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가 자전적 소설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성경을 패러디한 구성, 주인공 지넷의 독백 사이사이 삽입된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 그리고 위닛 스톤자와 마법사에 관한 동화 등은 포스트모던 소설의 서사 기법을 통해 이 작품이 지닌 함축성과 상징성을 극대화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자전 소설, 성장 소설, 여성 소설, 혹은 레즈비언 소설이라는 어느 하나의 꼬리표로 규정지을 수 없다. 지넷 윈터슨은 이 작품 속에서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거침없이 다루어 평단의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 젊은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21세기의 버지니아 울프’라는 별명에 걸맞는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떠오른 것이다.

작가 소개

지넷 윈터슨

195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출생 직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지넷은 공장 노동자이자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 양녀로 입양되어 오로지 기도와 성경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선교사였던 양어머니는 윈터슨 역시 선교사가 되기를 원해 일찍부터 그너에게 선교 활동을 시켰고, 윈터슨은 황량한 길거리에서 열두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선교를 해야 했다.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집에 책이라고는 여섯 권뿐이었고, 그 중 세 권은 성경이었다. 성경 외 유일한 문학 작품이었던 「아서 왕의 죽음」을 읽고 매혹된 지넷은 빌린 책을 가져와  부모 몰래 화장실에서 읽곤 했다.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지넷은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도 큰 충격을 받지만 곧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부모에게 들켜 커밍아웃을 하고는 가출하였다. 엄격한 집과 보수적인 교회에서 자유로워진 지넷은 아이스크림 장사, 장례식 보조, 트럭 운전사, 정신병원 도우미, 극장 허드렛일 등 여러 막일을 하며 돈을 모아 혼자 생계를 꾸려 나갈 뿐만 아니라 밤에는 공부를 하여 스물한 살에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에 입학하였다.

대학 졸업 후 영화사와 출판사에서 일하며 습작에 몰두하던 지넷은 스물세 살에 쓴 첫 번째 소설이자 자전적 소설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1985)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했다. 곧이어 두 번째 소설 『열정』(1987)으로 라이스 상을 수상한 후 생업을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장편소설 『열정』(1987), 『육체에 새기다』(1992), 『예술과 거짓말』(1994), 『파워북』(2000) 등과 단편집『세상, 그리고 다른 장소들』(1998), 동화 『카프리의 왕』(2003) 등이 있다. 처녀작이자 자전적 소설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BBC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현재 글루체스터셔의 작은 오두막집에 살며 《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글을 쓰고 있다. 지넷 윈터슨은 잡지 인터뷰 등을 통해 “내가 바로 차세대 버지니아 울프”라고 말하거나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존경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나”라고 대답하는 등 직선적인 언동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영국 좌파 신문의 하나인 《가디언》에서는 한때 보수당 후보인 마가렛 대처를 지지했던 과거를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옥스퍼드에서 만난 마가렛 대처가 빵 한 덩어리의 값을 알고 있었으며, 빵 값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당시 옥스퍼드에서 마가렛 대처와 자신 둘뿐이었다며 빈곤층과 여성, 어린이 같이 사회 취약 계층의 복지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는 등, 소설가뿐만 아니라 사회지식인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리뷰(3)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마요 2018.12.31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shurook 2017.5.16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신은지 20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