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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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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사랑, 가슴이 간절히 염원하는 것!”한 작가가 들려주는 삶과 죽음, 인간에 대한 성찰그리고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사랑에 관한 내밀한 기록바흐의 음악처럼 읽히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쿳시의 대위법적 소설

원제 Diary of a Bad Year

J.M.쿳시 | 옮김 왕은철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9년 9월 18일

ISBN: 978-89-374-8288-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0x250 · 264쪽

가격: 14,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사랑, 가슴이 간절히 염원하는 것!”

한 작가가 들려주는 삶과 죽음, 인간에 대한 성찰
그리고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사랑에 관한 내밀한 기록
바흐의 음악처럼 읽히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쿳시의 대위법적 소설
 
 
두 차례의 부커 상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작가 J.M. 쿳시의 신작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야만인을 기다리며』, 『마이클 K』, 『추락』 등의 작품을 통해 잔악한 인종차별과 서구문명의 위선을 비판하고 폭력적인 위계질서의 실체와 허상을 끊임없이 해체해 온 쿳시는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지적인 힘과 균형적 스타일, 역사적 비전과 윤리적 통찰력을 독특한 방식으로 통합시킨” 독창적인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에 발표한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는 쿳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실험적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가 세 부분으로 나뉘어서 진행되는데, 맨 윗부분은 쉰다섯 개의 주제에 관한 주인공 세뇨르 C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중간 부분은 세뇨르 C의 독백으로, 그가 타이피스트로 고용한 젊고 매력적인 여성 안야를 대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함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작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그리고 안야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맨 아랫부분은 그녀가 세뇨르 C와 그의 에세이를 대하면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로 채워져 있다. 정치와 인간사에 관한 심오한 사유와 등장인물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러브 스토리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감성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 줄 것이다.
 
‣이 작품은 작가 쿳시가 직접 마련한 일종의 세상과의 고별식이다. 그러나 신랄함과 재미와 지혜가 넘쳐흐른다. -《뉴욕타임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심술궂고 냉소적인 노작가와의 사적인 대화. -《보스턴 글로브》
‣기만과 고결함, 수치와 치욕, 범죄와 처벌, 아름다움과 친절함에 관한 통찰력 있고 매력적인 소설. -《북리스트》
‣쿳시는 정치, 사회, 예술의 윤리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교묘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던진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우 독창적인 소설이다. 감성적인 러브 스토리가 그의 ‘의견들’과 더불어 매끄러운 조화를 이룬다. -《워싱턴 포스트》
‣주인공의 에세이가 안야의 영향을 받아 점차 부드럽게 변해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퍼블리셔 위클리》
‣이 작품에는 삶을 향한 열정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가 공존하고 있다. 안일함에 빠진 실리주의자를 사로잡는 작가의 재능이 빛난다. -《시카고 선타임즈》
‣쿳시는 종달새처럼 날아올라 매처럼 바라보는 예리한 상상력을 지닌 작가이다. -나딘 고디머(1991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목차

강력한 의견들      7
두 번째 일기       173
주                     251
옮긴이의 말        253


편집자 리뷰

◆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의 실험적 소설
서로 다른 세 이야기가 소통하며 만들어 내는 감동적인 울림과 여운
 
일흔이 넘은 저명한 작가 세뇨르 C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으로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다. 독일의 한 출판사로부터 ‘강력한 의견들’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집필할 것을 제안받은 그는 오늘날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을 환기할 기회라고 생각하고는 국가의 기원, 민주주의, 알카에다, 조시 부시, 토니 블레어, 테러리즘 등 정치적 이슈들과 문학, 예술, 종교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철학적 담론들에 관한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파트 세탁실에서 우연히 만난 젊고 매력적인 여성 안야를 타이피스트로 고용한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안야와 그녀를 성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세뇨르 C. 성격은 물론 살아온 방식마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작가의 에세이를 매개 삼아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점차 서로를 한 인격체로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한편 투자 상담가로 신자유주의자인 안야의 남자친구 앨런은 안야가 작가와 일하면서 그의 영향을 받는다고 불평하면서 작가가 소유한 막대한 재산을 가로챌 궁리를 한다. 함께 일을 하면서 세뇨르 C에게 인간적인 연민 이상의 애정을 품게 된 안야는 앨런의 음모를 저지하고 그와 헤어진 뒤에 시드니를 떠난다. 책이 출간된 뒤 우편으로 책을 받은 안야는 세뇨르 C에게 편지를 보내 앞으로는 무거운 주제에 집착하지 말고 그에게 어울리는 부드러운 이야기를 쓰라고 충고한다.
세 차례의 CNA 상(남아프리카 최고의 문학상), 두 차례의 부커 상(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프리 에트랑제 페미나상, 예루살렘 상, 영연방 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다시피 하고 마침내 2003년에는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한 J.M. 쿳시의 신작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는 매우 독특한, 실험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맨 윗부분에는 쉰다섯 개의 주제에 관한 세뇨르 C의 에세이가, 중간 부분에는 세뇨르 C가 안야에 대해 생각하는 이야기가, 맨 아랫부분에는 안야가 그에 대해 생각하는 이야기가 각각 전개된다. 두 사람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러브 스토리와 더불어, 정치와 인간사에 관한 심오한 사유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는 것이다.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듯 보이던 세 영역이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이 흥미로우면서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이는 쿳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바흐의 음악이 선사하는 대위법적 효과의 감동에 비견할 수 있다. 음악에서 대위법이란 둘 이상의 독립된 선율이나 성부를 동시에 결합시켜 일종의 대화 상태를 구축하는 걸 의미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대화 상태가 탁월하게 구현된 소설이다. 쿳시는 성별과 인종, 학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세뇨르 C와 차원이 다른 안야의 눈을 통해 에세이를 바라봄으로써 독백적 에세이가 더 이상 독백이 아니라 대화의 공간으로 들어오게끔 만든다. “반대되는 목소리들을 자신 안에서 일깨워 그들과 얘기하는 일”이 바로 쿳시가 생각하는 글쓰기임을 상기시키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타고난 기질과 자라온 환경이 너무도 다름에도 세뇨르 C와 안야는 대화를 시작한다. 어쩌면 그 다름 때문에 대화가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뇨르 C는 안야의 눈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런 변화는 그의 독백으로 끝나지 않고 에세이에 반영되어 드러난다.
 
내가 안야의 활동 공간으로 들어온 이후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내 의견 자체라기보다는 내 의견에 대한 내 의견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그녀가 내 목소리를 14포인트 글씨로 바꿔 놓은 것을 읽으면서, 그녀의 눈을 통해 나 자신의 굳은 의견들을 볼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마치 막 돌로 변하려고 하는, 반은 조류이며 반은 파충류인 멸종된 이상한 피조물의 뼈처럼, 내 말들이 아주 현대적인 여성에게 얼마나 낯설고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지 볼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본문 중에서)
 
 
 
◆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대작가가 들려주는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글쓰기
그리고 삶과 죽음, 사랑과 인간에 관한 진지한 성찰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의 작가 J.M. 쿳시는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밑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받고 작품 활동을 해 온 제3세계 작가로서는 대단히 예외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그것은 그가 제3세계권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처럼 식민주의 역사로 인한 비극적 참상과 그것이 현재에 드리우는 암울한 그림자를 재현하고 고발하는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쓰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고,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이며 반리얼리즘적인 소설을 써 온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을 “실제적인 역사적 힘들과 상황들”에 대한 표현으로 읽고자 하는 경향, 즉 소설을 역사 담론으로 식민화하려는 남아프리카의 상황을 편협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사유를 담아내는 지적 능력, 사유의 깊이, 심리적인 통찰력이 엿보이는 날카로운 문장, 완벽에 가까운 형식미, 반리얼리즘 소설로 보편적 리얼리티를 포착해 내는 탁월한 재능, 미니멀리즘에 가까우면서도 수많은 것들을 그 안에 함축하고 있는 관념적 내러티브의 의미망 등 쿳시의 소설이 이룩한 예술적 성취는 문학적 상상력이 역사에 속박되기를 거부했던 작가의 용기와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리얼리즘 문학을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남아프리카의 현실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그는 남아프리카의 상황까지 아우르는 보다 넓은 의미의 폭력적인 위계질서의 실체와 허상을 해체하는 데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가 남아프리카 흑인들의 비극적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리얼리즘 소설을 통해 그들을 대변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은 백인 작가인 자신이 그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투사할지 모르는 우월감과 자기만족감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어느 비평가의 말처럼 “리얼리즘 소설에서 독자는 희생자와 자기를 동일시하면서 도덕적 위안을 느끼고, 정치적 잔학 행위의 가해자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지킴으로써, 우월한 윤리적 입장에서 그들의 행동을 자기만족적으로 비난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쿳시의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는 그런 자기만족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식민주의자들의 후손이라는 ‘원죄’를 안은 채 식민주의를 공격하고 해부하는 위치에 놓인 쿳시의 상황과 그의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에서도 작품 속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면서 은밀한 억압의 정체를 캐내고 때로는 자멸에 가까운 고백을 한다. 이를 통해 쿳시는 작가의 고뇌를 투영함으로써 “글쓰기는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라는 자신의 문학관을 드러낸다. 대담하면서 지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슬픈 이 작품은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세계적인 대작가 쿳시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세뇨르 C의 의견이자 작가 쿳시의 목소리이기도 한 에세이를 통해 쿳시는 국가의 기원은 무엇이며, 시민과 국가 사이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정부는 윤리와 시민의 자유를 전쟁과 테러의 이름으로 무시해도 되는가, 국가는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짐으로써, 세상과 인간을 향한 노작가의 변함없는 치열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쿳시의 이전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좀처럼 들어설 여지가 없을 것 같았던 부드러움이 작품 곳곳에 배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작가의 “추상적 아픔”, 곧 “나이와 회한과 비애와 관련이 있는” 아픔과 관련이 있을 것이며, 죽음을 준비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쿳시의 모습과 겹치면서 애잔한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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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쿳시

“치밀한 구성, 풍부한 대화, 정확한 통찰력으로 서구 문명의 위선을 비판하고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날카롭게 파헤쳐 현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쿳시는 194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네덜란드계 백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영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년여 동안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한 후 남아프리카로 돌아와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케이프타운 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퇴임 후에는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애들레이드 대학과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1974년 첫 소설 『어둠의 땅』을 발표한 이래로 쿳시는 아파르트헤이트를 비롯한 흑백 인종간의 갈등이 첨예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다루면서 잔인하고 야만적인 서구 문명을 비판했다. 1977년 『나라의 심장부에서』로 남아프리카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한 쿳시는 1980년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1983년 『마이클 K』로 영국의 세계적인 문학상인 부커 상을 받았다. 이후『포』(1986), 『철의 시대』(1990), 『페테르부르크의 대가』(1994), 『추락』(1999) 등을 발표했으며, 『추락』으로 다시 한 번 부커 상을 받음으로써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부커 상을 2회 수상한 최초의 작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소년 시절』(1997), 『동물로 산다는 것』(1999), 『엘리자베스 코스텔로』(2003), 『슬로 맨』(20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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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 옮김

영문학자이자 번역가이며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문학평론가.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생명의 신비상,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번역가상, 전북대 학술상, 전북대 동문대상 등을 수상했다. 『애도예찬』,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 『환대예찬』, 『따뜻함을 찾아서』 등의 저서를 집필했고 『추락』, 『피의 꽃잎들』, 『연을 쫓는 아이』 등 오십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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