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잡상인

2009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우승미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6월 29일 | ISBN 978-89-374-8265-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5x205 · 264쪽 | 가격 11,000원

책소개

적색경보! 신종 날잡 바이러스가 떴다!
 
‘각박한 이 세상에 따스한 행복과 건강한 웃음을 전염시켜라’
진정한 21세기형 휴머니티 소설의 정언명제를 충족시키는
감동과 재미의 해피 바이러스
 

사회성 짙은, 진중한 주제 의식을 구현한 소설은 무겁고 재미없다? 우리의 이토록 오랜 편견과 선입견을 단칼에 묵살해 버리는 한 소설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날아라, 잡상인』이렷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 강한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서민과 장애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라면, 한마디로 지지리 궁상에다 너무도 재미없을 법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소설, 뭔가 수상하고 괴이쩍다. 앞 못 보고,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불행할 것이란 우리의 편견 역시 단숨에 날려 주는 명쾌한 작품이란 것인데, 그럼 이쯤에서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다양한 캐릭터군 소개 들어간다.
방송국에서 퇴출당한 꽃미남 전직 개그맨 철이. 무천도사를 능가하는 최고의 스승, 지하철 잡상인계의 살아 있는 전설, 미스터리한 판매 실적에 빛나는 미스터 리. 화려 찬란한 미모를 자랑하는 왕년의 여배우 조지아 킴 여사. 말 못 하고 듣지 못하지만 청초한 꽃 한 송이, 내지는 탐스러운 달덩이, 미혼모 수지. 농(聾)․맹(盲)․아(啞) 삼중고 따위 아랑곳 않는 언어 천재, 뭇 처녀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는 핸섬 보이, 작가 효철. 상큼 발랄 앙큼 내지는 달콤 살벌한 미모의 여대생, 효철의 신체 건강한 약혼녀 지효. 여기, 골 때리는 인물들이 한자리에 뭉쳤다. 그들이 빚어내는 좌충우돌 로맨틱&슬랩스틱 코미디.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해피 바이러스’ 『날아라, 잡상인』을 독자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선보인다.
  
■ 심사평 중에서
 
웃음은 인간의 삶 자체가 비극일 때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마지막 포즈이자 제스처임을 진솔하게 보여 준다.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분명한 점, 생생한 묘사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개성이 분명하게 전달되고 있는 점, 인공적인 웃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과 이해의 산물로서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발견해 가는 이야기들이 성숙하게 발현되는 점, 다양한 군상들의 상처가 서로에 대한 반사경 역할을 하며 리얼하게 제공되는 점 등 통찰력과 철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너무 건강하지도 않고, 너무 밝지도 않아 이 소설 속 웃음의 온도나 채도는 적당하다.
―김미현(문학평론가·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치명적 결함을 가진 문제적 개인들이 좌충우돌하는 틈 사이로 어떤 끈적임 같은 게 배어 나오면서 타자를 바라보는 개안의 순간이 오고, 그 타자의 타자로서의 자신까지 변화하는 지각 변화가 시작된다. 그들의 주위로 별이 되지 못한, 누추한 점 같은 인생들이 널려 있다. 못난 인생들이 꽤나 사랑스럽다. 읽다 보면 점은 선이 되고, 선과 선이 만나 모서리 들쭉날쭉한 면을 이룬다. 손바닥을 대면 따스할 것 같은 면이다.
―정미경(소설가)
 
‘불행한 삶의 조건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불행한 삶의 조건과 더불어’ 행복하기를 꿈꾸고, 반어를 통해 불행을 행복의 조건으로 바꾸어 놓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웃음은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데서 오지 않는다. 웃음은 이해에서 온다.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 삶이 감추어 놓은 사소한 비밀들에 대한 이해가 웃음을 가능하게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고 자기 고통에 지나치게 민감한 최근 소설과 비교할 때 이 소설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정영훈(문학평론가․서울시립대 객원교수)

편집자 리뷰

■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비혈연 공동체의 탄생을 알리는 진정한 21세기형 휴머니티 소설
 
『날아라, 잡상인』은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빛이 스며든 자리」가 당선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무서운 신인, 작가 우승미가 도전한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일견 성석제 소설을 연상케 하는 능수능란한 입담이 압권인 『날아라, 잡상인』은 소설집 한 권도 채 상재하지 않은 신인의 솜씨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빼어난 작품이다.
텔레비전 개그 프로그램에 몇 번 출연했다가 곧바로 퇴출당하고 지하철 잡상인계에 진출한 주인공 철이와, 가끔씩 수치심을 팔러 다니는 말 못 하고 듣지 못하는 미혼모 수지, 그리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눈마저 먼 그녀의 동생 효철이 있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이 소설과 등장인물들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도 불행하지 않다면, 그때 유발되는 웃음은 ‘사랑의 번역어’에 해당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부족하고 아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불어서 모여 살고, 힘들여서 웃으려 한다. 그것이면 족하다. 웃기지 못하는 코미디언인 김철이가 지하철에서 랜턴(빛)을 파는 미스터 리에게 배울 바가 이런 마법이자 주술이라면, 우리가 이 소설에서 찾아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절대 긍정의 힘이다.” 칫솔을 팔던 철이와 수치심을 팔던 수지가 만났을 때, 분명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웃기지 못하는 전직 개그맨 철이의 고민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다가온다. 우리는 수치심을 갖고 있는가? 인간의 고결함은 과연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결국 독자 역시 같은 고민에 빠져들고야 마는 것이다. 어느덧 명치끝이 저릿해지면서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진한 감동은 생에 대한 긍정과 강한 의지, 깨달음의 원동력이 된다.
할머니 조지아 여사는 자신의 피붙이가 아닌 철이를 친손자로 받아들여 키운다. 철이 역시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수지의 남편이 되어 한 가족을 이루고자 한다. 소설가 정미경의 지적과 같이 『날아라, 잡상인』은 철저하게 혈연이 아닌 비혈연 관계로 뭉친 “대안 가족의 형성사”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작가 우승미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제 혈연의 문제가 더 이상 21세기 가족의 화두가 될 수 없음을 공공연히 주장한다. 재미와 감동의 해피 바이러스를 이 땅에 전염시키며 비혈연 공동체의 탄생을 알린 『날아라, 잡상인』, 이 작품은 진정한 21세기형 휴머니티 소설의 원형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며 그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

목차

울트라 칫솔맨의 지하철 입문기
잡상인의 규칙
미스터 리의 미스터리한 판매 실적
지하철은 돌고 돈다
0번 바보 카드
환상의 복식조
미스터 리의 숨겨진 사연
몸으로 듣는 거야
수화의 세계, 점자의 세계
빈티지 보헤미안의 환상적인 조율 솜씨
오해와 이해 사이에 스미는 부끄러운 마음
반사된 소리가 보여 주는 그림
날라리 극단
수지가 삼킨 달
 
작가의 말

작가 소개

우승미

197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빛이 스며든 자리」가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날아라, 잡상인』으로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독자 리뷰(1)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가슴이 따뜻한 소설이다.
황정수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