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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평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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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아프리카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가 치누아 아체베격동하는 사회 속에서 타락해 가는 나이지리아 지식인 청년의 모습을 통해물질적인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는 비극적 인간상을 그린 수작

원제 No Longer at Ease

치누아 아체베 | 옮김 이소영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9년 4월 24일

ISBN: 978-89-374-6208-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280쪽

가격: 11,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208

분야 세계문학전집 208


책소개

‘아프리카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가 치누아 아체베
격동하는 사회 속에서 타락해 가는 나이지리아 지식인 청년의 모습을 통해
물질적인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는 비극적 인간상을 그린 수작

▶ 마법 같은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작가._나딘 고디머(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아체베는 언어에 관한 천재적 장인이다._《옵저버》
▶ 아체베는 정당화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나이지리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_《블랙 오르페우스》(아프리카 문학 저널)
‘아프리카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 치누아 아체베의 대표작 『더 이상 평안은 없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08번)으로 출간되었다. 1960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나이지리아 국가상을 받았으며, 전 세계에서 8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뉴 스테이츠먼 족 캠벨 상을 받은 『신의 화살』과 함께 ‘아프리카 3부작’으로 불린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사랑받는 전작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가 폭력적인 서구 세력에 맞서 부족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려는 한 남자의 숭고한 이야기였다면, 『더 이상 평안은 없다』는 식민 지배하에서 서구식 교육을 받은 그의 손자의 내적 갈등과 타락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치누아 아체베는 한 청년의 추락을 통해 나이지리아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알림과 동시에 물질적인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편집자 리뷰

근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좌절된 식민지 지식인의 희망

나이지리아 이보족 출신인 오비 오콩코는 4년간의 영국 유학을 마치고 나이지리아로 돌아온 지식인 청년이다. 조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그는 영국에 머무는 동안 나이지리아라는 명칭이 그에게 단순한 나라 이름 이상이 되는 경험을 한다. 그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고향 마을 우무오피아의 진보연맹은 그가 부족을 위해 헌신할 것을 기대하고, 오비 또한 자신이 받은 서구식 교육이 조국을 위해 일하는 데에 쓰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그가 돌아와서 본 나이지리아의 모습은 영국에서 머물던 동안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그림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나 달랐다. 공직에 있는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뇌물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길 만큼 부패했으며, 일반인들은 그러한 현실의 부당함을 인식하지 못할 만큼 무지하고 무기력할 뿐이다. 오비와 마찬가지로 서구식 교육을 받은 연인 클라라는 자신이 ‘오수’(우무오피아 전통 사회에서의 천민)이기 때문에 그와 결혼할 수 없다며 고뇌하고, 서구 문물인 기독교를 받아들인 오비의 가족마저 클라라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아프리카의 전통과 서구 방식이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이러한 갖가지 모순과 갈등이 오비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 와중에 오비는 노쇠한 부모님을 부양하고,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고, 유학비로 받은 융자금을 매달 상환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점차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 작품의 배경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인 1950년대로 나이지리아 정부가 영국의 식민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과도기이다. 작가는 소위 탈식민 시대에 서구식 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이 통치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사회적 부패, 경제적 압박을 경험하는 청년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과 시련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의 혼란을 가중하는 것은 비단 나이지리아인뿐만이 아니다. 영국인들의 나이지리아인에 대한 관점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영국 출신의 고급 공무원 그린은 교육받지 못하고 가난한 나이지리아 민중에 대해서는 동정적이고 관대하나 나이지리아 지식인에 대해서는 악담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으며 자신이 편견으로 뒤틀린 식민주의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린 씨가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건 분명하지만 단지 어떤 일부만이었다. 심부름꾼 찰스의 아프리카, 그의 집에서 일하는 정원사의 아들이나 집사 아들의 아프리카뿐이었다. 본래 그가 이곳에 올 때에는 분명 가슴에 어떤 이상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암흑의 핵심에, 기묘한 종교 의식이나 입에 담기도 무서운 관습을 수행하는 야만적인 부족민들에게 빛을 가져다주겠다는 이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 도착했을 때 아프리카는 그를 배반했다. 인간 제물로 그득한 그의 사랑하는 오지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155~156쪽)

경제적 압박이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클라라가 낙태 수술을 계기로 오비를 떠나고, 오비와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오비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그는 깊은 상심으로 인해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아 부족 사회에 더욱 큰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킨다. 첫 번째 뇌물 수수의 유혹을 가뿐히 물리치고 나서 호랑이라도 된 듯 우쭐한 기분을 느꼈던, 자신감이 충만했던 청년 오비는 결국 자신이 경멸하던 다른 나이지리아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타락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되어 법정에 선다.

왜 그랬을까 모두들 이상하게 여겼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박학다식한 판사는 교육받은 젊은이가 어떻게 저따위 짓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 문화원 직원도, 심지어는 우무오피아 사람들도 알 수 없었다. 또한 그토록 확신에 차 있던 그린 씨 역시 알지 못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246쪽)

이처럼 치누아 아체베는 한 청년의 추락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나이지리아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알림과 동시에 물질적인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비극을 탁월하게 드러낸다.

비판적 시각 속에 담긴 치누아 아체베의 아프리카를 향한 무한한 애정

치누아 아체베는 오늘날 영어로 작품을 쓰는 아프리카 작가들 중 가장 탁월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4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다. 아체베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이야기하지만 침입자인 백인들을 무작정 비난하거나 그들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프리카가 무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던진다. 사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않고 내부의 반성과 성찰을 유도하는 그의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과 성숙한 태도는 그의 작품이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아체베는 근대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의 전통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역시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그는 19세기 중후반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삶, 즉 아프리카의 문화적 기원을 복원해 내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이다. 1988년 출간한 비평집 『제3세계 문학과 식민주의 비평』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작가들은 아프리카식 경험 및 아프리카식 운명에 기대어 글을 쓴다. 그들에게 그 운명은 현재의 도제살이를 염두에 둔 것이지 차제에 나타날 유럽인과의 동일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중략) 평화를 지향하는 모든 문학은 반드시 특정 지역을 그 이야기 중심에 담아내야 하며,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그 지역의 역사적 필연성과 그 지역 주민의 열망과 운명을 담보해 내야 한다.

여기서 특정 지역을 이야기의 중심에 담아내는 것, 즉 아프리카의 문화적 기원을 복원하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곧 “유럽인과의 동일성”을 주장할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근대화의 후발주자인 아프리카가 유럽에 종속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아프리카 고유의 삶을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그의 문학 목표는 단순한 ‘서구 중심적 보편성’이 아니라 각 지역에 토대를 둔 ‘구체적 보편성’”(작품 해설)이다.
아프리카 고유의 문화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알리려는 아체베의 노력은 『더 이상 평안은 없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아프리카 구전 문학에 대한 언급이다. 문자로 기록되는 역사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접근이 허용되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역사는 거리감 없이 일상처럼 받아들여지는 공동의 자산이 된다. “백인의 것들에 대해 철저하고 완벽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성경을 읽혔던 까닭에 오비는 초등학교 시절 ‘구술하기’ 수업 시간에 급우들 앞에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해 수치심과 절망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후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멋지게 발표하면서 이전에 무너졌던 자존심을 회복한다. 이것은 곧 아프리카 고유의 구전 문학인 옛날이야기가 먼 옛날의 것, 죽은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생생히 살아서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영국에서 귀국한 후 고향으로 가는 트럭에서 상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선 오비는 “심지어 이런 평범한 노래 속에도 풍성한 의미가 들어 있는 걸 알고서 무척 놀랐다.” 풍요로운 아프리카 언어의 우월성은 빈번히 등장하는 이보인들의 ‘속담’ 사용에서도 잘 나타난다. 오비는 자신들을 언어가 없는 민족이라고 추정할 서구인들의 편견을 깨고 싶어 한다. “그들이 지금 우무오피아로 와서 훌륭한 대화술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오비의 생각을 통해 조국에 대한 꿈과 목적이 분명한 작가 아체베의 주체의식과 문화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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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누아 아체베

1930년 나이지리아 동부의 이보족 마을인 오기디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영국 성공회의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진출한 선교 중심 지역으로 아체베 역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교회 미션 스쿨을 졸업한 후 이바단 대학교에서 의학과 문학을 전공했고, 그 후 라고스의 나이지리아 방송국에서 일했다. 나이지리아 및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1996년에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발표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가장 사랑받는 아프리카 소설 중 하나이자 전 세계에서 8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서, 나이지리아 국가상을 받은 『더 이상 평안은 없다』(1960), 뉴 스테이츠먼 족 캠벨 상을 받은 『신의 화살』(1964)과 함께 ‘아프리카 3부작’으로 불린다. 그 후 『민중의 사람』(1966), 『경계하라, 동포여』(1972), 『사바나의 개미 언덕』(1987) 등 나이지리아의 정치 상황을 처절히 고발하는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명성을 높였다. 나이지리아 최고 문화훈장인 국가 공로상, 독일 출판협회 평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부커 국제상을 받았다.
나이지리아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뉴욕 주 바드 대학교의 언어문학 석좌 교수, 브라운 대학교 아프리카 문헌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치누아 아체베"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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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옮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국 리즈 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수학했다. 미국 위스컨신(밀워키)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중앙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에서 여성학을 연구했다.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 자유 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치누아 아체베의 『더 이상 평안은 없다』, 『신의 화살』을 비롯해 『홍수』,『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이브가 깨어날 때』, 『행동하는 페미니즘』,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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