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9년 3월 30일
ISBN: 978-89-374-8247-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5x180 · 84쪽
가격: 10,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책그림책』의 환상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크빈트 부흐홀츠한국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 김화영장 지오노의 매혹적인 고전이 이루어 낸 아름다운 삼중주
1953년 미국의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처음 발표되고 이듬해 《보그》에서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출신인 작가 장 지오노가 자신의 아름다운 고향을 배경으로 쓴 이 작품은, 아무런 전문 기술 없이 오직 육체적, 정신적 힘만으로 40여 년 동안 묵묵히 나무를 심으며 결국 황폐한 땅을 생명력 넘치는 숲으로 탄생시킨 한 남자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나무를 심은 사람』은 환상적인 그림책으로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부흐홀츠의 그림들과 함께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한국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 김화영 교수가 각별한 애착을 담아 번역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을 통해 장 지오노는 어느 누구라도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창조하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분별한 문명 발달로 인해 생명의 위기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 이 작품은 자연의 중요성과 인간의 가능성을 동시에 일깨워 주는 세기의 고전이자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중요한 지침서이다.
■ 한국 최고의 번역가,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에 의해 아름다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 세기의 고전김화영 교수의 번역과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으로,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민음사에서 선보인다. 이미 약 13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 장 지오노의 고향이자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미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평가받고 있는 김화영 교수는 젊은 시절 프로방스 대학에서 수학하며 프로방스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체험했으며, 실제로 지오노의 생가를 방문한 경험도 있다. “오래전, 마노스크에 있는 지오노의 옛집에 찾아갔을 때, 친절하게 맞아 주던 지오노의 아름다운 두 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 책에서 묘사된 고장의 풍경들이며……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내 젊었던 그날들이 저기쯤에 걸려 있었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며 이루어진 그의 번역 작업은, 또 한 번, 유려한 문장으로 가득한 작품을 탄생시켰다.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고원지대, 황무지에 매일 나무를 심고 가꾸는 한 양치기 남자의 노력으로 숲이 태어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땅이 만들어진다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한 사람의 노력이 어떻게 자연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가, 그리고 이런 기적적인 결과를 통해 사람이 얼마나 신에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 준다. 그런 이유로 『나무를 심은 사람』은 동화책 정도밖에 되지 않는, 단숨에 읽을 정도의 짧은 분량에도, 수백만 독자들에게 깊고 긴 감동과 여운을 제공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화가들은 자신의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다양한 판본을 만들어 냈으며, 캐나다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나무를 심은 사람』은, 『책그림책』, 『호수와 바다 이야기』, 『달빛을 쫓는 사람』 등의 환상적인 그림책으로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과 함께 만들어진 아름다운 판본이다. 총 9점의 그림이 실려 있는 민음사 『나무를 심은 사람』은, 양치기 남자가 탄생시킨 푸른 숲과 풍요로운 마을뿐 아니라 그의 침묵과 고독까지도 잔잔한 그림들을 통해 함께 접할 수 있어, 또 하나의 색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고독 속에서 기적을 만드는 인간의 경이로움
한 인간의 성격 속에 숨어 있는 참으로 예외적인 자질들이 겉으로 드러나자면,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인간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 행동에 아무런 사심이 없고, 그 행동을 뒷받침하는 생각이 비길 데 없는 자기희생 정신에서 나온 것이며, 그 행동에 대하여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으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행동을 통해서 이 세상에 가시적인 흔적들을 남겼음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면, 여기서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떤 성격과 마주친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서문」에서
한 젊은이가 프랑스 알프스 지방의 고원지대를 여행하던 길에, 버려진 마을 근처에서 한 양치기 남자를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다. 그 남자는 쉰다섯 살의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사람으로, 아내와 아들을 잃고 외떨어진 산에서 양 떼와 개를 데리고 살고 있다. 그는 나무가 부족하여 땅이 죽어 가고 사람들이 포악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땅은 아니지만 황무지 곳곳에 각종 나무들의 씨앗을 심는다. 씨앗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부피에의 모습에 젊은이는 깊은 인상을 받는다. 세월이 흘러 1차 세계대전 후, 젊은이는 전쟁으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쉬이고 싶어 부피에가 살던 곳을 다시 찾고, 그동안 나무들은 10년 동안 우람하게 성장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부피에가 생업을 바꿔 양 대신 벌을 키우며 예전보다 더 활력에 넘치는 모습으로 나무를 심으며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한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그가 심은 나무들이 목탄가스의 재료로 쓰일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는 아무런 사실도 모른 채 묵묵히 황무지를 각종 나무들로 채워 나간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마지막으로 그를 찾아간 젊은이는, 풍요로운 숲과 풍부한 수자원 속에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마을이 된 고원지대의 변화와 하나둘 모여들어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한 인간의 숭고한 의지와 노력이 창조한 기적 같은 결과와 마주하게 된다. 부피에는 여든아홉 살의 나이로 바농에 있는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는다.
■ 오늘 난 한 그루의 희망을 심고, 행복의 숲을 가꾼다! 장 지오노의 자연친화 사상, 그가 제시하는 ‘그린디자인’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는 “꿈과 희망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꿈꿀 권리가 있음을 말해 준다. 너무나 바삐 돌아가는 시간, 너무나 좁은 공간 속에서 헐떡거리며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나무는 허무하게 흘러간 시간을 살아 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어 보이는 기적을 일으켜 보인다. 하지만 장 지오노는 어느 누구라도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창조하는 더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심은 나무와 그 나무를 키우는 자연이 만들어 내는 ‘행복’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나무가 많은 곳에는 희망이 많고 희망이 많은 곳에는 행복도 많다는 진리를, 장 지오노는 이 한 편의 소설을 통해 전부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나무를 심은 사람』은 지구의 미래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침서가 되어 준다. 오늘날 환경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메소포타미아, 나일 강, 황하, 인더스 강 유역의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가 지금은 모두 모래 속에 묻혀 있다. 빙하가 녹아 내려 해마다 해수면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 밖에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 현상도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 최근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환경 문제의 주범이 되어 온 제품들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자는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린디자인, 에코디자인, 환경디자인 등의 용어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을, 그리고 그 문명을 야기하는 비열한 인간의 모습을 작품들 속에 비판적으로 담아 내던 장 지오노. 약 50년 전에 이렇게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무를 심은 사람』, 이 단순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려주는 주제는 이 시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그린디자인’의 철학에 다름 아니다. 지구를 지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무를 심는 것이다.
■ 그리고 또 한 명의 ‘나무를 심은 사람’ 김화영 교수가 몸소 실천한 나무 심기, 그 싱그러운 매혹이번에 민음사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번역한 김화영 교수는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프로방스 지방은 김화영 교수의 청춘의 시간이 무르익은 곳이다. 그렇기에 그의 젊은 시절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을 만난 느낌은 남달랐다. 하지만 김화영 교수에게 이 작품이 남달리 느껴진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최근 김화영 교수의 번역작들에 실린 「옮긴이의 말」 말미에는 언젠가부터 “‘솔마’에서 김화영”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솔마’는 바로 2002년 김화영 교수가 환갑이 되던 해에, 화가인 아내의 작업실과 자신의 서재를 겸해 장만한 시골집의 이름으로, 김화영 교수는 이 시골집 마당에서 처음으로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 점차 집 안보다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책을 들고 있던 손에는 호미와 삽, 전지가위가 쥐어졌다. 대부분을 책상 앞에 앉아 있던 학자에게 나무 심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죽은 나무를 캐내고 새 나무를 심는 일을 반복하기도 했지만, “도무지 키가 크지 않고 늘 그 턱인 것만 같”던 “작년의 나무”가 어느 순간 “키를 넘겨 하늘을” 찌르는 “금년의 나무”로 성장하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금도 김화영 교수의 시골집 마당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대나무, 전나무, 단풍나무, 매화나무, 측백나무 등 제 개성을 뽐내는 싱그러운 나무들이, 자라고 또 자라는 중이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바로 이 시골집에서 번역되었다. 김화영 교수는 몸소 체험한 그동안의 나무 심기를 통해, 엘제아르 부피에가 이루어 낸 결과의 위대함을 누구보다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이 작품을 번역했으며, 「옮긴이의 말」에 그 애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프로방스 지방의 푸른 숲을 말없이 걷는 엘제아르 부피에의 모습과, 초봄의 햇살을 향해 활짝 팔 벌린 나무들을 올려다보는 김화영 교수의 모습이 한데 겹쳐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나는 가끔, 내가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난 먼 훗날에도 내가 어제 그리고 오늘 심은 저 어린 소나무가 해묵은 노송으로 변하여 갑옷 같은 나무껍질을 두른 우람한 몸피를 드높게 펴고 서늘한 바람 소리를 내며 하늘을 찌르고 서 있을 먼 미래를 꿈꾸어 본다. 그때 어떤 사람은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있는’ 그 소나무 밑을 무심히 지나겠지만, 푸른 솔바람 소리는 그의 막힌 가슴 한가운데를 쏴 하고 뚫고 가겠지. -「옮긴이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