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Un barrage contre le Pacifique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1년 8월 27일
ISBN: 978-89-374-6387-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404쪽
가격: 14,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87
분야 세계문학전집 387, 외국 문학
수상/추천: 공쿠르상
공쿠르 상 수상에 빛나는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서른여섯 뒤라스는『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일흔의 뒤라스는 『연인』을 쓰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을 때 우리는 글을 쓰게 된다.”
▶ 뒤라스의 글들은 우리로 하여금 광기의 절정을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쥘리아 크리스테바
▶ 가쁜 숨의 헐떡임과 차가운 침묵으로 써 나가는 뒤라스의 목소리에서 그녀가 전하는 글쓰기의 고통과 쾌락을 맛본다.
―윤진(옮긴이)
1부 9
2부 171
작품 해설 371
작가 연보 390
■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독보적 위상 차지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태평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식민지 시대 가난과 고통, 사랑
뛰어난 예술성과 경이로운 언어 구사로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낸,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이 민음사세계문학전집 387번으로 출간되었다. 1950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철면피들』(1943)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뒤라스가 세 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공쿠르 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이 작품은 르네 클레망에 의해 「해벽(This Angry Age)」(1958)이란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작품 속 내용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격노한 어머니와 결별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작가 스스로 “두 책은 한 몸”이라고 고백할 만큼 자전적 요소와 주제에서 『연인』(1984)과 같은 뿌리를 가진다. “열여덟 살에 나는 이미 늙어 있었다.”라고 고백한 『연인』의 ‘나’와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쉬잔은 청춘기에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한 작가 뒤라스의 분신들이라 할 것이다.
쉬잔은 캄보디아 남중국해 캄 평야의 불하지에서 한때 교사였던 어머니, 오빠 조제프와 가난하게 살아간다. 아버지 없이 가족을 건사하던 어머니는 돈을 끌어모아 식민지를 지배하는 은행 토지국으로부터 땅을 샀고,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그 땅으로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느라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다. 조제프는 쉬잔이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유일한 존재이지만, 망상에 사로잡힌 어머니로부터 남매는 자유로울 수 없다. 어느 날 부유한 조 씨가 쉬잔에게 반해 구애하며 물질 공세를 퍼붓더니 급기야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미는데, 가족은 반지를 팔기 위해 시내로 간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지리적 배경은 뒤라스가 유년기를 보낸 인도차이나이다. 이전 소설인 『철면피들』과 『평온한 삶』에서도 애증으로 뒤엉킨 가족의 가난과 권태가 담겨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이야기가 가장 명료하게 드러나 있다. 뒤라스는 생전 마지막으로 출간된 일종의 문학적 유서라 할 수 있는 『이게 다예요』에서 지금껏 쓴 책 중 어느 책이 제일 좋으냐는 얀 앙드레아의 질문에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꼽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어린 시절.”
■ 뒤라스의 초기작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연인』과 한 몸:
“독자들이 읽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그 모든 나의 이야기!”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캄 평야의 불하지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로, 1920년대의 어느 날 방갈로에서 이른바 운송업을 가능하게 하던 말이 죽은 날부터 역시 방갈로에서 어머니가 죽은 날까지의 시간을 그린다. 가족을 이끈 어머니는 너무 많은 불행을 겪느라 병들었고, 다시 실패할지 모른다는 전망마저 희망의 끈으로 붙잡고 있는 모순적 인물이다. 쉬잔과 조제프는 그런 어머니에게 진저리를 치지만 그런 어머니를 또한 사랑해서 떠나지 못한다. 이 기이한 가족은 공동의 적 앞에서는 서로 뭉쳐 기이하고 강력한 한 편을 만드는데 그때 가장 큰 무기는 광기에 가까운 웃음이다. 이들의 불행의 근원은 식민지 시기 빈민층 모두가 겪는 절대적인 가난이다. 이 작품의 가족은 가난한, 정확히는 가난해진, 그래서 뻔뻔해진 사람들이다. 이 뻔뻔함이 조제프에게는 위압적 공격성으로 드러나며, 그 공격성은 어머니의 고통을 향한 증오의 다른 면인 죄의식에서 기인한다. 오빠만 사랑하는 쉬잔은 그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고 그만 바라본다. 사랑을 강요한 조 씨의 요구를 들어준 것도 오빠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훗날 세상에 내놓게 될 『연인』과 같은 뿌리를 가진다. 한 권에서는 캄보디아의 평야에서 살아가는 쉬잔의 이야기가 삼인칭으로 주어졌고, 또 한 권에서는 사이공 기숙학교에 다니는 마르그리트의 이야기가 일인칭으로 주어졌지만, 두 작품은 하나의 이야기다. 쉬잔은 곧 마르그리트이고, 쉬잔의 오빠 조제프 속에는 거칠고 세상에 대해 공격적이던 큰오빠 피에르와 프레이놉의 방갈로에서 함께 「라모나」를 듣던 작은오빠 폴이 동시에 들어 있다. 발작적으로 쉬잔을 때리던 어머니는 광기에 휩싸여 딸을 때리던 도나디외 부인이다. 두 남편의 죽음을 겪었고, 평생 교사였던 자신의 자부심을 꺾는 아들들을 안타깝게 지켜보았고, 돈을 벌기 위한 모든 시도에 실패했고, 자신의 뜻이 막힐 때마다 수많은 탄원서를 쓴, 하지만 거지 여인을 받아 주거나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던 마리 도나디외는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어머니에 그대로 담겨 있다. 뒤라스는 두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위장을 했고, 개인적인 몇 가지 사실을 다르게 바꾸어 놓았다. 독자의 호기심을 덜 자극하고, 그럼으로써 독자가 읽어 주었으면 하고 내가 바라는 이야기에서 독자가 멀어지지 않게 했다. 첫 이야기, 사라진 그 이야기에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연인』이 나올 때까지 계속 그랬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윤진 옮김,「책」,『물질적 삶』(민음사, 2019), 99쪽.
■ 이야기를 이끄는 독특한 서술 방식, 타자의 섬세한 목소리 투영
훗날 ‘뒤라스적 글쓰기’라 지칭할 글쓰기의 원형이 되는 작품
“고독한 사람들의 밤, 인위적이고 민주적인 밤, 모두를 평등하게 만드는 영화의 위대한 밤, 진짜 밤보다 더 진짜인, 그 어떤 진짜 밤들보다 더 매혹적이고 더 큰 위안을 주는 밤, 누구나 선택하면 누릴 수 있는, 누구에게나 제공된, 그 어떤 자선 단체나 교회보다 더 너그럽고 더 큰 선행을 베푸는 밤, 모든 치욕이 위로를 얻는, 모든 절망이 사라지는, 젊음에 달라붙은 청춘의 때를, 그 끔찍한 때를 씻어내 주는 밤이었다.”(193쪽)
뒤라스의 소설 세계에서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뒤라스 특유의 글쓰기가 정립되기 이전 작품으로 분류되었고, 사실상 소설의 글쓰기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자전 소설로서의 특성,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회자되어 왔다. 하지만 뒤라스의 소설 중 예외적으로 긴 분량으로 완성된 이 책은 후일 ‘뒤라스적 글쓰기’라 지칭할 것들의 원형이, 무엇보다 삶의 고통을 세상에 드러내는 뒤라스 특유의 방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술을 이어 가는 화자의 불안정한 시점이다. 삼인칭으로 이어지는 서술에서 인물들의 모든 것을 아는 것 같던 화자가 수시로 사라지고 외부 시선이 나타나는데, 그 외부 시선은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짐작한다. 때로 화자는 인물들에게 목소리를 넘겨주기도 하는데, 그것은 다성성(多聖性)이라기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눈에 띄지도 않는 흔들림 혹은 떨림과 같다. 예컨대 “의사는 제방이 무너진 충격을 발작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아마도 틀린 생각일 것이다. 어머니가 품고 있는 그토록 깊은 원한은 아주 서서히, 한 해 한 해, 하루하루 쌓여 온 것일 수밖에 없다.”(387쪽)라든가, “쉬잔은 조 씨를 바라보며 약간의 연민이 느껴졌다. 앞으로 이 남자가 방갈로에 자주 찾아온다면, 조제프는 견뎌 내지 못할 것이다.”와 같이 진짜 중요한 진단은 화자 자신이 아니라 그 상황을 공통으로 체험한 가족의 목소리로 전해진다.
이야기 서술에서 수시로 짧게 앞으로 돌아가는 방식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도시에서 돌아온 조제프가 쉬잔에게 들려주는 기나긴 독백, 어머니가 토지국에 보내는 긴 편지 등이 회고되지만, 이야기의 현재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서술할 경우 먼저 사건을 알려 준 뒤 뒤로 돌아가 그 사건을 만든 진짜 이유를 밝힌다. 예컨대 만난 지 한 달 만에 조 씨가 축음기를 들고 왔다는 사건 자체를 먼저 기술한 후, 곧바로 돌아가 쉬잔의 벗은 몸을 보기 위해 축음기를 내걸게 된 조 씨의 노력과 그를 대하는 쉬잔의 환멸이 그려지는 식이다. 이 같은 형식을 통해 뒤라스는 선(線)적 서술이 아니라 그 서술들이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루게 한다. 사건의 진행뿐 아니라 어떤 대상을 설명하거나 묘사할 때에도 천천히 떠올리며 말하는 듯한, 침묵과 망설임이 섞인 듯한, 그것들이 겹쳐 쌓이는 뒤라스 특유의 글쓰기가 잦은 쉼표의 사용과 함께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독자는 글을 눈으로 읽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귀로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독자들은 태평양의 소금기에 절어 버린 가족의 광기와 폭력을 그린 이 이야기에서 가난과 권태에 질식해 가는 인물들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듣고, 가쁜 숨의 헐떡임과 차가운 침묵으로 써 나가는 뒤라스의 목소리에서 그녀가 전하는 글쓰기의 고통과 쾌락을 맛본다.”(옮긴이의 글에서)
열아홉 살에 고향을 떠나 파리로 온 뒤라스는 그 뒤 한 번도 그곳을 찾지 않았으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는 고향이 없다.” 유년기의 고향은 어른이 되어 떠나올 때 그곳에 두고 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년기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읽는다는 것은 뒤라스가 두고 온 고향을 찾아가는 일이자, 식민지 시기 작가가 느꼈던 가난과 권태와 절망, 그리고 사랑을 추체험하는 시간이다. 아울러 이 책을 『연인』과 함께 읽기를 권해 본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을 때”의 뒤라스. 서른여섯의 뒤라스와 일흔 살의 뒤라스를 함께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갑작스러운 광적인 희망으로 마침내 오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이 온 힘을 쏟아부어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이 태평양 파도의 단순하고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마치 카드로 쌓은 성처럼 그대로 무너져 버린 광경을 어느 누가 비탄과 분노 없이 떠올릴 수 있겠는가?(28쪽)
“그러니까…….” 쉬잔이 말했다. “우리가 산 건 땅이 아니었어요.”
“물이었지.” 조제프가 말했다.
“바다였어. 태평양.” 쉬잔이 말했다.
“똥이었지.” 조제프가 말했다.
“제정신이면 안 샀을 텐데…….” 쉬잔이 말했다
어머니가 웃음을 멈추고 갑자기 정색을 했다.
“입 다물어. 계속 떠들면 따귀를 갈겨 버릴 테니까.” 어머니가 쉬잔에게 말했다.
조 씨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놀란 사람은 그 혼자였다.
“정말 똥 덩어리였지.” 조제프가 말했다.
“뭐, 똥이든 물이든 마음대로 생각해요. 우린 거기서 멍청이들같이 똥이 다 빠지길 기다리는 중이니까.”
“언젠간 없어질 거야.” 쉬잔이 말했다.
“500년 후쯤에.” 조제프가 말했다. “뭐, 우리야 가진 게 시간뿐이지만…….”(59-60쪽)
어머니는 앞에 앉은 남자가 그냥 당하지 않기 위해 맞서야 할 상대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라모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아이들. 어쨌거나 바로 그녀가 저 아름다운 아이들을 만들어 냈다. 아이들은 함께 춤추며 행복해 보였다. 어머니가 보기에 두 아이는 닮았다. 둘은 어깨가 똑같다. 어머니의 어깨 그대로였다. 얼굴색도, 약간 붉은 머리카락도, 가슴도 같고 행복한 오만함이 담긴 눈빛도 같았다.(100쪽)
“그 사람이 싫어. 진저리 나게 싫어. 반지는 영영 돌려주지 않을 거다!”
“그 말이 아니잖아요.” 조제프가 말했다. “좀 드시라고요.”
“그렇지 않니? 누구라도 우리처럼 안 돌려줄 거야!”
어머니는 발을 구르며 악을 쓰다가 조용해졌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커피 마셔요. 커피라도 마시라고요.” 조제프가 말했다.
“생각 없다. 난 늙었고, 피곤하고, 지쳤구나. 진절머리 나는 자식들 때문에…….”(138)
“우리가 원하면 부자죠.”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원하면 우리도 남들만큼 부자라고요, 젠장,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돼요. 그러면 정말로 부자가 돼요.”
다같이 웃었다. 조제프는 주먹으로 식탁을 여러 번 세게 내리쳤다. 어머니는 말리지 않았다. 조제프는 영화 속 인물이 되었다.
“그래, 어쩌면 정말 그렇겠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정말로 원하면 부자가 되는 거야.”
“젠장!” 조제프가 말했다. “부자가 되면 누구든 깔아뭉개 버려요. 보일 때마다 다 깔아뭉개 버리자고요.”
조제프는 가끔 이런 식으로 이상해졌다. 그러면 물론 아주 드문 일이었지만 영화처럼 멋졌다.
“그래, 그러자! 깔아뭉개자꾸나!” 어머니가 말했다. “우리 생각을 말해 주고, 깔아뭉개자!”(168)
“사랑해.” 조 씨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쉬잔이 지금까지 읽은 단 한 권의 책 속에서, 그 뒤에 본 영화들 속에서, 사랑해, 이 말은 연인들의 대화에서 단 한 번, 겨우 몇 분 동안 이어지지만 수개월의 기다림을, 끔찍한 이별을, 끝없이 이어진 고통을 지워 버리는 대화에서 단 한 번 말해졌다. 이제껏 쉬잔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는 그 말을 들은 것은 오로지 영화에서뿐이었다. 그 말을 하는 순간이 말한 뒤에 남자에게 몸을 맡기는 순간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평생 단 한 번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한번 하고 나면 평생 다시는 할 수 없다고, 다시 하게 되면 끔찍한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고,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다.(232-233쪽)
내가 번 돈, 불하지를 사기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 그 돈, 맙소사, 그 돈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그 돈은 지금 어디 있죠? 이미 황금으로 무거운 당신들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겠죠. 당신들은 도둑이에요. 죽은 아이들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듯이 내 돈, 내 젊음도 결코 되찾을 수 없겠죠. 당신은 그 5헥타르의 땅을 내어놓든가, 아니면 언젠가 비포장도로 변의 도랑 안에서 시체로 발견될 겁니다. 도로를 낼 때 동원된 도형수들이 바닥에 산 채로 묻힌 도랑이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합니다. 무엇으로든 살아야 하기에, 희망마저 없다면, 아무리 막연하다 해도 어쨌든 새 제방에 대한 희망으로도 살 수 없다면 난 더없이 경멸스러운 캄 토지국 관리들의 시체들로라도 살아갈 겁니다. 배 속에 집어넣을 게 없는 사람에게는 무서울 게 없답니다.(301쪽)
“어머니를 보고 싶으면 보셔도 됩니다.” 조제프가 말했다.
“모두 들어와서 보세요. 아이들까지 전부.”
“이곳을 떠날 건가요?” 한 남자가 물었다.
“영원히 떠날 겁니다.”
여자는 원주민들의 말을 몰랐다. 낯선 세계에 당황한 그녀는 조제프와 농부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자들이 불하지를 몰수하러 올 테니 총 하나는 남겨 둬요.” 남자 하나가 다시 말했다.(366-3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