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리르 이야기
원제 Son of a Witch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8년 1월 15일
ISBN: 978-89-374-8157-4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변형 140x210 · 504쪽
가격: 13,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자유를 위한 투쟁에 뛰어든 리르의 감동적인 모험
지금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 그 뒷이야기
* 공포의 세계오 신비로운 세계가 동시에 공존하는 상상의 나라 오즈는 선과 악, 용서와 응징을 잇는 지점을 밝혀 준다. -<피플>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래곤의 공격을 받고 사경을 헤매던 리르는 신비한 소녀 캔들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생명을 되찾는다. 리르는 까다로운 외골수 마녀 엘파바 아래서 자랐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또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드넓은 세상과 혼자 맞서야 하는 리르 앞에는 무시무시한 공포와 선택의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즈는 부패한 통치자의 폭압으로 썩어 가고 있지만, 어진가에서 소리 없는 외침이 들려온다. “마녀는 살아 있다!” 마녀가 진짜 살아 있는 것일까? 리르가 진짜 마녀의 아들일까? 리르가 살아남은 건 우연일까? 리르는 결국 엘파바의 빗자루를 타고 대범한 모험에 뛰어든다. 서쪽나라의 초록색 마녀가 남긴 희망의 씨앗을 전하기 위해, 도즈의 자유를 위새, 리르는 저항 운동의 파도를 불러일으킨다.
줄거리
이제 혼자 남은 리르는 자신의 반쪽 동생일지도 모르는 피예로의 딸 노르를 찾아 정치범 수용소인 남쪽계단을 찾아간다. 드넓은 오즈 땅에서 여러 가지 모험 끝에 리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래곤의 공격을 받고 사경을 헤매게 되는데, 세인트글린다 수녀원에서 신비한 소녀 캔들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생명을 되찾는다. 리르는 까다로운 외골수 마녀 엘파바 아래서 자랐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또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공포와 선택의 순간들을 직면하면서 리르는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오즈는 부패한 통치자의 폭압으로 썩어 가고 있지만, 어딘가에서 소리 없는 외침이 들려온다. “마녀는 살아 있다!” 마녀가 진짜 살아 있는 것일까? 리르가 살아남은 건 우연일까? 리르는 결국 엘파바의 빗자루를 타고 대범한 모험에 뛰어든다. 서쪽나라의 초록색 마녀가 남긴 희망의 씨앗을 전하기 위해, 오즈의 자유를 위해, 리르는 저항 운동의 파도를 불러일으킨다. 리르가 진짜 마녀의 아들이었을까? 캔들이 낳은 리르의 아이는 초록색 피부를 드러낸다.
★ 권력자가 자신의 적을 어떻게 마녀사냥의 희생물로 탈바꿈시킬까?
“베트남 전쟁은 내가 선거권을 얻기도 전에 끝났지만 난 그 후로도 오랫동안 베트콩이라는 무서운 마녀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법사는 커튼 뒤에 숨은 채 그 어린 도로시에게 마녀는 무시무시한 존재라며 마녀를 죽이라고 명한다. 『위키드』에서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적을 어떻게 악마로 탈바꿈시키는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레고리 머과이어
“『위키드』는 나치 시대 독일부터 닉슨 시대 미국까지 모든 것에 대한 알레고리를 담고 있다. 섬세한 유머감각과 에로티즘을 모두 갖춘 유쾌한 메타픽션이다.” ―《보스턴 피닉스》
『위키드』를 100여 년 동안 사랑받아 온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엎는 수정주의 판타지 문학(revisionist fantasy novel)이다. 하지만 오즈의 마법사가 사실은 독재자였고 서쪽나라의 사악한 마녀는 약자의 편에 선 아웃사이더들의 영웅이었다고 단순하게 소개한다면 『위키드』를 너무 뻔한 패러디 문학으로 지레짐작할 위험이 있는 것 같다.
판타지 형식을 빌려 작가가 진짜 쓰고 싶었던 알맹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적을 악마로 탈바꿈시키는가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법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도로시에게 그저 서쪽마녀는 무시무시한 존재이고 죽어 마땅하다고 말하면서 어린아이에 불과한 도로시를 마녀의 암살자로 보낸다. 도대체 서쪽마녀가 왜 사악한지 혹은 왜 사악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실마리의 부재에서 시작한 『위키드』는 오즈의 역사에 대한 방대한 서사시가 되었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 때문에 늘 주목의 대상이면서 따돌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총명한 엘파바는 도덕적인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지혜롭게 세상과 맞설 수 있었던 반면 신경질적이고 독립적인 외골수가 되기도 한다. 남과 다른 외모 때문에 오히려 동물들의 권리에 더 민감하게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억압받는 소수를 엘파바는 자신의 대의로 삼았고, 오즈 전역을 병합하고 독재를 꿈꾸는 마법사는 그런 엘파바의 신경질적이고 대담함을 이용하여 체계적으로 그녀를 사악한 마녀로 둔갑시켰다.
★ 그 누구도 온전히 선할 수 없다. 선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사실 그 누구도 온전히 선할 수는 없다. 『위키드』가 성공한 이유는 엘파바가 선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레고리 머과이어
“이 엄청난 이야기에 완벽하게 빠져들고 말았다. 『위키드』는 문학의 중요한 주제들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도덕성이 갖는 애매함, 악의 본질, 권력이 갖는 달콤함과 비통함, 그리고 사랑의 대가에 대하여. 엘파바는 그 어떤 주인공보다도 아주 무시무시한 존재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의미에서 그렇다. 엘파바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월리 램(미국의 소설가)
저자는 끊임없이 선과 악이 어디에서 유래하는가를 묻고 있다. 하지만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말하는 동물일지도 모르는 토끼를 요리한 주방장에 대한 엘파바의 미움은 엘파바 자신도 모르게 벌들을 움직여서 주방장을 죽게 만들고 만다. 리르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마넥을 미워하는 엘파바의 기운 역시 마넥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뿐만 아니라 엘파바가 마법사의 수족이자 여학생들을 세뇌시키는 마담 모리블을 용서하지 못하고 암살하려고 할 때, 그녀의 연인 피예로는 선의의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한다. 또한 엘파바가 사실은 마법사의 핏줄이라는 암시가 나온다. 선과 악의 대립 구도에서 진정한 선을 대변하는 엘파바의 근원이 사실 악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엘파바를 진정한 영웅으로 만드는 힘은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그녀의 분투와 열정이다. 이렇게 엘파바의 불완전하고 고뇌하는 인격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며 『위키드』가 갖는 진정한 매력이다.
★ 불완전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초록색 마녀 엘파바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판타지 추리소설이자 심리소설, 게다가 매혹적인 정치소설. 그레고리 머과이어가 휘두르는 언어의 마술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뉴스데이》
“우리 모두에게는 마녀가 필요하다. 초록색 마녀 엘파바는 강렬한 힘을 휘두르며 우리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과 욕망을 몽땅 불러낸다.” ―《타임스 피커윤》
『위키드』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심리소설이다. 저자는 엘파바가 왜 그렇게 독단적이고 편집증적이고 독립적인 영혼이 되었는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엘파바는 아버지 프렉스가 처참하게 실패를 경험한 날 태어났고, 그런 엘파바의 초록색 피부는 프렉스에게 자신의 목회 생활의 실패를 의미하게 되었다. 어머니 멜레나는 더 이상 초록색 아이를 낳지 않기 위해 밀매 약품을 먹었고 그 때문에 양 팔이 없는 네사로즈가 태어났다. 엘파바는 그런 동생을 낳다 죽은 엄마에 대해 “모든 게 다 내 탓이야.”라고 말한다. 무시무시한 유치를 갖고 태어난 어른스러운 엘파바와 달리 혼자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네사로즈는 프렉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고, 프렉스는 그렇게 취약한 네사로즈를 위해 엘파바에게 끊임없이 희생을 요구했다. 그렇게 엘파바는 가족과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이루며 고집이 세고 기성 가치 체계와 신앙에 반항하고 이상과 구원에 냉소적인 인물이 되면서 타인과 물과 기름처럼 다른 길을 걸으면서 마녀가 된다. 한편 동물에 대한 마법사의 학대와 차별에 분개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아들인 리르에게는 매몰찰 수밖에 없는 것은 엘파바 자신이 건전한 사랑을 받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캔자스에서 날아온 도로시가 자연스러운 천진함과 밝은 성품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것과는 반대로, 엘파바는 그 누구에게도 유해한 존재가 아닌데도 마녀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엘파바의 삶은 사랑도, 혁명도 모두 실패와 좌절로 점철되었고, 애타게 바랐던 용서도 얻지 못한다. 엘파바의 어둡고 뒤틀린 삶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출생 때부터 운명 지워진 조건들 때문이다. 그러나 엘파바는 한때 마음을 나누고 순수한 열정을 불태웠던 글린다, 보크 등 친구들이 세파에 찌들어 속물로 변해 가는 와중에도 비록 모나고 괴팍해 보이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신념을 좇는 자세만은 잃지 않는다. 보통 판타지의 주인공이 고난과 시련을 거쳐 자신의 도덕적 결함과 약점을 극복하고 영웅이 된다면, 엘파바는 끝까지 불완전하고 뒤틀린 실패자, 마녀로 남아 고독 속에서 생을 마치지만 불의와 부조리와 타협하지 않고 외로운 투쟁을 계속한다는 점에서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