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ヨーコさんの“言葉” ふっふっふ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1년 3월 22일
ISBN: 978-89-374-1366-7
패키지: 소프트커버 · 국판 148x210mm · 180쪽
가격: 14,000원
분야 외국문학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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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까칠하고 자조적인데 읽다 보면 폭소가 튀어나오는 예술가의 일상,
그 어느 책보다 요코 씨를 닮은 『요코 씨의 “말”』시리즈
『100만 번 산 고양이』의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사노 요코. 이 책은 다수의 그림책과 에세이로 100만 독자들을 웃고 울렸던 사노 요코가 생전에 쓴 에세이를 토대로 기타무라 유카 씨가 그림을 덧붙여 재구성한 특별한 책이다.
그동안 글만으로 알 수 없었던 주변 인물의 인상이나 그녀가 살았던 집, 키우던 고양이나 강아지 등을 이미지로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시크한 예술가 요코 씨의 일상을 한층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소장본이 될 것이다.
『요코 씨의 “말”』 시리즈는 현재 『요코 씨의 “말” 1 하하하, 내 마음이지』, 『요코 씨의 “말” 2 그게 뭐라고』, 『요코 씨의 “말” 3 이유를 몰라』, 『요코 씨의 “말” 4 후후훗』, 『요코 씨의 “말” 5 그럼 어쩐다』까지 총 다섯 권이 출간되었다.
첫 번째
나의 목욕 전쟁 7
두 번째
후후훗 25
세 번째
기껏해야
쓰레기 봉지 43
네 번째
2005년 여름 61
다섯 번째
이상적인
아이 따위
한 명도 없다 79
여섯 번째
노인은
노인으로 좋다 97
일곱 번째
러브 이즈 더 베스트 115
여덟 번째
새가 하늘을
날고 있어도
불쌍하지는 않다 135
아홉 번째
오늘이 아니라도
좋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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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쓰레기 봉지랑 같이 남자를 내다 버리고 말았어”
아들과 남편을 통해 얻은 뼈 때리는 고찰
엄마로서 아들 한 명을 키운, 아내로서 두 번의 결혼을 한 사노 요코는 시리즈 네 번째로 출간된 『요코 씨의 “말” 4 후후훗』에서 남자들을 향해 ‘후후훗’ 하고 시니컬한 웃음을 날린다. 무슨 일일까. 여기서 길을 찾다가 부부 싸움을 해버린 요코 씨의 에피소드를 엿보자.
남자는 지도라는 관념이라고 할까 추상화된 세계에 현실을 가져가고 싶은가 보다.
그게 딱 맞아 떨어질 거라고 믿나 보다.
여자는 오로지 현실이다.
믿는 것은 이곳은 이곳이다라는 인식이며, 그 역시 아무리 해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여자라고 못 웃을까. “후후훗.” (40~41쪽)
또한 부부 생활 중에 읽으면 당장 누군가에게 복붙해 보여 주고 싶은 날카로운 일침도 담겨 있다.
나도 지긋지긋해서 하기 싫어.
쓰레기 내놓는 일처럼 사소한 얘기.
쓰레기 남자는 십수 년 동안
매일 아침 쓰레기 좀 내놓으라고 말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내놓지 않았어.
누군가가 생활을 유지하지 않으면 세상은 망가지고 말아.
망가져서 우는 건 여자가 아니야, 남자야. (44~47쪽)
박력마저 느껴지는 요코 씨의 신랄한 독설은 이 책 4권에서 정점에 달한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다 넘어갈 수도 있지만 명확하게 잘못된 것은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리한 생각까지. 사노 요코의 투덜거림은 우리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처럼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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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후련해진다.”
마음속 가시를 포근하게 감싸 준다며 독자들에게 인기를 모은 바로 그 책
매번 할 말은 하고 사는 요코 씨, 그러나 그 아래에는 생명 근원에 대한 따뜻한 응원이 배어 있기 때문에 특유의 격한 솔직함도 빛을 발하는 것 아닐까. 『요코 씨의 “말”』 시리즈에는 종종 그녀가 길렀던 애완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러움과 멀어져 무언가를 놓쳐버린 인간의 모순을 들추고 우리가 감싸 안고 수긍해야 할 커다란 이치가 무엇인지를 보여 주곤 한다.
고양이는 모양새도 동작도 아름답다.
나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걷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고양이처럼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여자도 본 적이 없다. (154쪽)
엄숙하고 너무 태연자약해서
고양이가 벚나무의 주인처럼 보였다.
나는 감탄하는 한편 조금 비굴한 기분이 되었다. (152쪽)
“산다는 건 무엇인가.” 하는 거대한 명제를 두고도 태연하게 “내일 아라이 씨네에 거대한 머위 한 그루를 나눠 받으러 가는 것이다.” 하며 소박한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진리를 건져내는 사노 요코의 일상철학은 그녀가 떠난 지 10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지금의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