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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or(릿터) 26호 (2020.10~11)


첨부파일


서지 정보

기획 민음사 편집부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0년 10월 7일

ISBN: 25-083-333-

패키지: 변형판 178x258 · 224쪽

가격: 10,000원

시리즈: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 26

분야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 한국 문학


책소개

* 커버스토리: 에세이스트가 되다

-에세이, 열띤 마음을 증명하는 사랑의 현장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에세이의 욕망

-에세이스트 5인의 나의 에세이론

* 아나운서 임현주, 시인 김복희 인터뷰

* 신예 소설가 3인의 신작 단편(은모든, 이유리, 조진주)


목차

2 Editor’s Note

9 Cover Story: 에세이스트가 되다

Issue

10 — 14 소영현, 에스노그래피로서의 에세이

15 — 18 강보라, 진짜, 쉬운, 상상: 에세이–읽기 너머의 욕망

19 — 24 이용희, 한국 ‘에세이’ 베스트셀러의 흐름과 경향

25 — 29 김경미, 비어 있는 역사: 조선 여성 수필

30 — 34 이우창, 자신을 향해, 모두를 위해

 

38 — 41 이슬아, 나를 깜빡 잊는 글쓰기를 향해

41 — 44 금정연, 글쓰기 뭘까?

44 — 48 문보영, 내 방에서 살아남기

48 — 50 김현, 알다가도 모를

51 — 53 김원영, 에세이를 쓰는 작가, 작가를 쓰는 작가

 

55 Essay

56 — 62 김현우, 타인에 대하여 12회

63 — 68 장영은, 여성, 우정을 발명하다 3회

69 — 73 김연덕, 공개 그림 일기 3회

74 — 79 서경식, 서경식의 인문기행 25회

 

83 Interview

84 — 96 김복희×소유정, 믿음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희망

98 — 107 임현주×허윤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108 — 117 민병훈×한정원×이수희, 걷기, 쓰기, 그리기, 날기

 

125 Fiction

126 — 143 은모든, 501호의 좀비

144 — 167 이유리, 둥둥

168 — 183 조진주, 우리 모두를 위한 일

 

185 Poem

186 — 187 김건홍, 여기서 나는 외 1편

188 — 189 김경인, 잠의 아름다운 형태들 외 1편

190 — 191 신영배, 나와 돼지와 낭송토끼 외 1편

192 — 195 이다희, 외워서 하는 일 외 1편

196 — 198 조용미, 카보 베르데 외 1편

 

203 Review

204 — 207 최가은, 『세 개 이상의 모형』

208 — 210 박하빈, 『내가 말하고 있잖아』

211 — 213 서장원, 『체스트넛 스트리트』

214 — 217 최지은, 『하틀랜드』

218 — 221 김병운, 「오, 할리우드」

 

222 Contributors


편집자 리뷰

어느새 가을바람이 분다. 잠들 땐 아쉽지 않았던 이불을 찾아 헤매느라 새벽이면 한번씩 깨는 날들이 늘고 있다. 중간에 일어나는 게 싫어서 어젯밤에는 아예 경량 패딩으로 된 점퍼를 입고 잤다. 올해는 패딩 개시 일정이 유독 빠르다는 느낌이다. 오늘 저녁에는 패딩을 꺼내 입고 약속 장소에 갔다. 일교차가 10도씩 나는 요즘 같은 날씨에 어중간한 카디건만 챙겨 나갔다간 돌아오는 길에 패딩이 간절해질 게 틀림없으니까. 가볍고 따뜻한 데다 저렴한 돈을 주고 사도 충분히 제 기능을 수행하는 이것은 내 체온의 동반자다. 수면용 패딩, 간절기 패딩, 한겨울 패딩, 숏패딩, 롱패딩…… 패딩의 가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 그렇다. 나는 패딩 예찬론자다. 그렇다면 나도 한번 써 볼까? 아무튼 패딩.

 

출판 시장에서 에세이가 흥행을 담보하는 대세 장르가 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최근에는 그 위세가 한층 강력해 보인다. 소형 출판사 세 곳이 만든 브랜드인 ‘아무튼 시리즈’를 비롯해 음식으로 그 범위를 좁힌 ‘띵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문고판 에세이 시리즈’는 2020년 현재 한국의 독자들 에게 호소력 에세이 형식이 되었다. 양적 증가만을 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거기에는 모종의 경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테면 프로 작가의 영역에서 아마추어 작가의 영역으로 에세이 쓰기의 주체가 변화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인지도가 그 자체로 힘을 갖던 시대의 에세이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유려한 문장을 뽐내는 작가나 고도의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는 전문가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애정의 공동체를 일구는 사람에 독자들은 더 환호한다. 에세이는 사랑을 공유하는 장소다.

 

소영현 평론가의 분석처럼 오늘날 에세이는 “1인칭으로 이루어진 개인에 대한 탐사”, 즉 에스노그래피(ethnography)로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인다. 인류학자들이 인간의 행동양식을 연구하면서 대상의 느낌과 경험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인 에스노그래피는 기업들이 소비자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면서 널리 알려진 조사 방법이다. 오늘날 에스노그래피는 사회 문제에 접근하는 가장 동시대적인 방법론처럼 보인다. 개인의 경험을 보편에 이르기 위한 부분으로 제한하지 않고 그 자체로 완전한 부분으로 인식한다.

 

이번 호에서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에세이의 욕망을 펼쳐 본다. 에세이스트로 활약하는 작가들의 ‘나의 에세이론’은 에세이 쓰기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이슈에서는 에세이라는 장르가 독자들에게 수용되는 방식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장르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어 삶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에세이의 형식이 실상은 삶의 형식에 다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김현우의 ‘타인에 대하여’야말로 타인으로서 우리 삶이 꿈꾸는 형식을 매 호 적절한 책과 함께 보여 주는 에세이가 아닐까. 장영은은 지난 호에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또 다른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우정은 다음 호까지 계속된다. 서경식의 미국 기행과 김연덕의 단골 기행은 우리를 그들의 여행 일상과 일상 여행에 동참시킨다. 올여름엔 비가 많이 왔다. 시집 『희망은 사랑을 한다』를 출간한 김복희 시인과 비 오는 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희망은 명사가 아니고 움직이는 동사라는 사실이 대화 속에서 비처럼 내렸다. 좋아하는 책을 잔뜩 들고 촬영장에 등장한 임현주 아나운서의 인터뷰는 책 위로 넘어지고 책 위에서 일어난 사람의 단단한 영혼을 보여 준다.

 

‘아무튼 패딩’은 쓸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패딩을 즐겨 입고 패딩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그럼 내가 쓸 수 있는 건 뭘까. 이 문장은 이렇게 바꿀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건 뭘까. 오늘날 에세이 시장은 열띤 마음을 증명하는 사랑의 현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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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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