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숨가쁜 열기!
속수무책 꿈꾸고 긴긴 밤 울고 웃으며 지새우던 시절,
또다시 붙잡을 수 없지만 언젠가 가닿았던 그곳,
우리는 지금 동해로 간다
추천의 말
별것도 아닌 추억들이 별것이 되어 가는 과정을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라 부를 수 있을 터다. 사리에게 ‘동해 시절’이 중요한 한 시기가 되어 책에 담기는 것처럼, 나에게도 하나의 포인트가 되어 인생에 콕 박혀 있다. 그리고 동해라는 지역도 사진 한 장처럼 동쪽에 남아 있다. -권민경(시인)
집에 가는 날에는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다녀온 적 있는 동해였음에도 마치 고향에 왔다가 떠나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언젠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마음, 지현과 함께하는 짧은 동해 생활 동안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고향이라는 감성이 내 가슴에 새겨진 듯한 기분이었다. -박상영(소설가)
내밀하고 재미있는 누군가가, 마음속에 바다 하나쯤 품고 있는 절친이, 바로 동해에 살고 있기를 바란다면, 그런 천국 같은 곳이 그립다면 여러분은 지금 『동해 생활』을 읽어야만 할 거야. 그럼 다시 돌아올 동해 생활을 기다릴게. -백은선(시인)
“젊음이 지나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삶이 유별나게 즐겁지도 딱히 절망적이지도 않지만,
단지 살아 있음으로 주춤할 때 우리는 바다로 향한다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2019년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를 출간하며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던 작가 송지현의 첫 번째 에세이집 『동해 생활』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해 ‘민음사 블로그’를 통해 격주로 열 차례 연재되며,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화제의 에세이 「송지현의 동해 생활」이 전면적 개고와 새로 쓴 원고, (동생 송주현이 직접 촬영한) 마흔여 장의 사진을 더하여,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엮인 것이다. 첫 번째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에서 비참한 현실에도 어쩐지 웃음이 나던 행복한 시절의 끝과 달콤 쌉싸래한 젊음의 여운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다정하고 바삭하게 그려 냈던 송지현 작가는, 이번 첫 에세이집 『동해 생활』에서도 작가 자신의 체험, 그리고 가족과 친구, 모든 소중한 인연 사이를 가로지르는 섬세한 기분과 감정을 바탕으로 기나긴 성장통의 아픔과 찬란한 청춘이 끝나 가는 과정을 담담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라고 노래한 최승자 시인의 글처럼, 송지현 작가의 ‘동해 생활’도 2013년 등단과 2019년 첫 소설집 출간, 그리고 이십 대를 떠나보내고 삼십 대를 맞이하는 시기에 포개져 있다. 아무래도 남다른, 이를테면 세상의 흐름과 불화하는 자기만의 ‘속도’를 지닌 송지현 작가에게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한다.’라는 당위는 어쩌면 그 나이에 걸맞은 ‘과업’이 아니라 ‘질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녹록하지 않은 작가 생활과 ‘어쨌든’ 먹고살아야 하는 준엄한 현실 속에서 불현듯이 고개를 드는 우울과 절망, 어느 순간부터 홀로 때늦어 버렸다는 자괴감이 저자의 영혼을 잠식해 갔다. 성장과 성숙의 경계에서 송지현 작가는 지나치게 많이 잤고, 너무할 정도로 집에만 머물렀으며, 대책 없이 무기력해졌다. 뭐라 명명할 수 없는, 고독한 생활에 빠져들면서 저자는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자책과 반성을 되풀이하게 되었다. 바로 그 순간, 송지현 작가는 (위대한 현자 권민경 시인의 조언에 따라) 다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진솔하게 내면의 어둠과 그늘을 털어 내고 또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삶의 ‘담벼락’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다. 도피가 아니라 자기만의 ‘속도’와 ‘균형’을 되찾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이 뭍으로 밀려드는 파도와 매일매일 의연하게 태양을 토해 내는 수평선이 자리한 동해로, 거침없이 액셀을 밟는다.
긴긴 우울증 치료, 얼큰한 술기운과 엉뚱한 실수로 빚어진 갖가지 사건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도전,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와 뜻밖의 만남들,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하다고 하는 엄마 그리고 격무에 시달리느라 번아웃된 동생과 함께하는 치유와 화해의 순간들, 끊길 듯 느슨하게 이어져 온 인간관계의 소중함,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가슴 뭉클한 우정들, 끝으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느끼게 해 주는 글쓰기의 따뜻한 맥박…… 켜켜이 쌓인 『동해 생활』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 먼 바다로 떠난 송지현 작가의 붉고 푸르고, 때때로 시리고 뜨겁고, 한없이 영롱하고 찬란한 나날들이 온기 가득한 글줄로 메아리치고 있다. 웃음 덕인지 슬픔 탓인지 녹녹하게 젖어 든 송지현 작가의 유머와 통찰은, 우리 모두가 ‘그렇고 그렇게’ 살아 낸, 그럼에도 계속되는 생활과 조금은 우습고 역시나 서글픈 삶의 면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변화들
동해, 더 비기닝
동거 남녀 1
동거 남녀 2
동거 남녀 3
짐은 고양이 두 마리면 충분해
실업자 셋이 모이면
취미의 왕 1
취미의 왕 2
생일 같은 거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으면
동해에서의 첫 친구
장미색 비강진
고난의 시작 1
고난의 시작 2
고난의 시작 3
외로워도 슬퍼도
테이킹 망상 그린플러그드
10월엔 마지막 서핑
여름의 냄새
나이트클럽 연대기 1
나이트클럽 연대기 2
티켓 투 라이드
의미로부터
둘이 꾼 꿈
전쟁이 나면 은선이네로
빠이빠이, 손을 흔드는
마지막 이벤트
동해는 동쪽에 있다(권민경)
동해가 우리에게 남겨 준 것들(박상영)
동해입니까? 사랑입니다(백은선)
독자 평점
4
북클럽회원 5명의 평가
한줄평
밑줄 친 문장
- 이상하게 튜브는 결코 소유할 수 없는 물건인 것 같다. 아니, 결국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졌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어딘가에서 대여해 왔던 게 아닐까. / 튜브는 한 철만 쓰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망가져 버렸다. 동생과 나의 지난여름 한 철처럼. 우리는 이제 동해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하지만 떠나는 까닭이, 여기가 지긋지긋해서라든가 일을 너무 많이 하게 돼서라든가, 그런 이유는 아니다. 그냥 이제는 우리 삶 속에서 동해라는 곳을 대여하는 시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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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삶을 즐길 줄 아는 자는 얼마나 멋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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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엔 | 2024.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