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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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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샬럿 퍼킨스 길먼 | 옮김 이은숙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20년 8월 21일

ISBN: 978-89-374-2970-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176쪽

가격: 9,800원

시리즈: 쏜살문고

분야 쏜살문고


책소개

“남자들이 어떻게 애를 키울 수 있겠어요? 엄마들은 모성이라는 게 있잖아요. 내 말은, 정상적인 엄마라면 그렇다는 거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엄마처럼 보이지 않는 여자들도 있죠.”
“맞는 말이에요. 모성은 신이 주시는데, 안타깝게도 걔에겐 그게 별로 없었어요. 그 애는 다른 여자애들하고는 달랐어요. 보통 여자애들끼리 어울려서 하는 일이나 옷차림에는 통 관심이 없고, 걸핏하면 어린애들하고 이 산 저 산 몰려다니면서 시시덕거렸잖아요. 젊은 여자애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또래 남자는 뒷전이고 어린애들하고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다니. 그건 정상이 아니었어요!” 「엄마 실격」에서

“길먼은 여성의 삶에 조명을 비추었고,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했으며, 진리로 가장한 신화와 거짓을 부수고, 진실에 목소리를 부여했다.” 셸리 피셔 피시킨


목차

예상치 못한 일
멸종된 천사
누런 벽지
비즐리 부인의 증서
반전
발상의 전환
영문학과 학과장
벌들처럼
오래된 이야기
엄마 실격


편집자 리뷰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는 불행
관습과 편견의 굴레 속에서 여성 연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다

19세기 말, 20세기 초기, 미국의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한 선구자이자 페미니스트 문학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작가, 여성의 참정권 쟁취, 경제적 독립, 기회의 평등,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던 사회 운동가, 독창적인 이론가였던 샬럿 퍼킨스 길먼의 대표작을 엮은 『엄마 실격』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1860년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서 태어난 길먼은, 가정을 등진 아버지 탓에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며 불우하게 성장하지만 여성 참정권 운동가, 헤리엇 비처 스토 등 여러 여성 작가들의 글과 사상을 탐독하며 자신의 소명을 자각한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드러내며 1878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 입학한 길먼은 장차 교육자의 길을 걷고자 하나, 이상과 현실의 참혹한 간극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결혼을 선택하게 된다. 1885년, 길먼은 첫 딸을 출산한 뒤 심각한 산후우울증에 빠져들고,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신이 피폐해지지만, 당대의 남성 중심적 의학은 단순한 ‘히스테리’나 ‘신경질’로 치부해 버린다. 결국 치료의 일환으로 모든 ‘지적 활동’을 금지당한 채 ‘모성’의 회복을 강요받던 길먼은 ‘생존’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마침내 페미니스트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그 후 여성 해방과 연대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고, 미국 전역을 돌면서 정치·사회 활동에 투신한다. 또 길먼은 다양한 문학 작품, 경제 이론서 등을 펴내고, 여성 공동체와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미국 페미니즘의 예언자로 군림한다.
작가이기에 앞서 투철한 페미니즘 활동가였던 샬럿 퍼킨스 길먼은, 그의 작품 세계와 주제 의식을 얼핏 들여다보기만 해도 그 특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여성의 정치 참여(그에 따른 법과 제도의 개혁), 경제적 자유, 여성의 삶과 조건에 얽힌 다채로운 경험, 심지어 생물학(남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임신, 공동체 육아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관심사를, 문학의 틀 속에서 총체적으로 조형해 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페미니즘적 질문을 날카롭게 제기한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직업인, 전문가,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예상치 못한 일」, 「발상의 전환」, 「영문학과 학과장」을 비롯해, 이 책의 표제작 「엄마 실격」, 「멸종된 천사」에서는 유구한 가부장제 역사 내내 여성을 옥죄어 온 ‘모성’의 문제를 첨예하게 풍자한다. 그리고 미국 페미니즘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누런 벽지」에서는 자신의 불행한 결혼 생활과 가혹한 산후우울증의 고통, 주변의 몰이해와 냉대를 소름 끼칠 정도로 생생한 언어로 울부짖으며, 「오래된 이야기」에서는 남성의 성매매 탓에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한 여성과 몰락해 가는 가문의 비극을 옛이야기 형식으로 그려 낸다. 또 어느 누구보다 앞서 ‘여성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했던 길먼의 독창적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비즐리 부인의 증서」, 「반전」, 「벌들처럼」은, 폭압적인 가부장제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통쾌한 활약을 통해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안겨 준다. 샬럿 퍼킨스 길먼의 용기 있는 분투는 갑작스러운 암 선고와 함께 멈추었지만, 그의 꿈과 이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길먼이 불붙인 횃불을 이제 우리가 받아 들 때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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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퍼킨스 길먼

1860년에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의 가출로 어머니와 함께 친척 집을 전전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때부터 공공 도서관을 드나들며 수많은 고전을 탐독하고, 위대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동경하며 문필가의 꿈을 키운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비범한 재능을 드러내며 교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길먼은 1878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 입학하고, 훗날 미술 교사로서 생업을 꾸려 나간다. 1884년 화가 찰스 월터 스테드슨과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딸 캐서린을 출산하지만 전통적인 아내와 어머니 역할에 염증을 느낀 길먼은 수차례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든다. 급기야 주치의는 지적 활동을 금지하고,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라는 처방을 내린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페미니즘 문학이 선구적 작품 「누런 벽지」를 집필하고, 마침내 강압적인 치료를 거부함은 물론, 이혼에도 성공한다. 1890년 본격적으로 작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참된 자유를 역설한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며 여성 정당을 조직하고, 미국 전역에서 다채로운 페미니즘 운동, 인권·동물 생명권 운동을 전개하던 중 유방암 선고를 받는다. 1935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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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옮김

중앙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EBS를 비롯한 여러 텔레비전 채널에서 영화, 다큐멘터리, 미니시리즈, 애니메이션 등 영상 번역을 했다. 현재는 출판 기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하며 도서 번역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파르타 이야기』, 『히말라야에서 차 한 잔』, 『핑거북, 나를 말하는 손가락』, 『중년, 잠시 멈춤』,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 했네』, 『테이크 미 위드 유』, 『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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