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아스터교 연구의 독보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을 국내 초역으로 만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원형을 제시한 위대한 종교,
조로아스터교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조로아스터교 연구의 독보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 『조로아스터교의 역사』가 민음사에서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조로아스터교는 신비에 싸인 고대 종교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르침을 전하는 최초의 세계 종교로서 모습을 드러낸다. 일생을 조로아스터교 연구에 바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3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독자들을 예언자 조로아스터(차라투스트라)의 시대로 이끈다. 또한 신화와 오해를 걷어 낸 비범한 인물들과 경이로운 사건들을 통해 어째서 이 종교가 인류 사상의 위대한 유산인지를 보여 준다.
현대 종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
조로아스터교의 신화와 오해를 벗기다
“개별 심판, 육체의 부활, 최후의 심판, 영원한 생명을 위시한 조로아스터의 종말론적 가르침은 차용을 통해 유대교와 기독교 및 이슬람교와 심대하게 닮게 되었고, 수많은 지역 사람들의 삶과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
서기전 1000년 무렵 인류사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자연물을 숭배하고 현세의 복을 추구하던 인류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며 이른바 ‘축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페르시아의 동쪽에서 태동한 조로아스터교는 절제와 금욕, 청결 등 기존의 원시 종교에는 없던 중요한 도덕적 가치관을 제시했다.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종교들의 원형과 최후의 심판, 천국과 지옥 같은 익숙한 개념도 이때 등장했다.
한편 조로아스터교는 많은 오해를 받는 종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로아스터교는 ‘배화교’라고 번역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불 자체를 숭배하지는 않는다. 또한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유일신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조로아스터교 자체는 다신교적 배경에서 탄생했으며 유일신만을 섬기는 종교도 아니다. 세계적 고전인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차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의 독일식 발음이라는 사실도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실은 아니다.
그밖에도 조로아스터교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고대 종교라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조로아스터교는 엄연히 현존하는 종교이다. 인도에는 ‘파르시’라 불리는 조로아스터교도의 분파가 있는데, 국내 모 자동차 회사의 모기업이기도 한 타타 그룹의 창립자가 바로 이 파르시다. 얼마 전 밴드 퀸(Queen)의 이야기를 담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파르시인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가족이 그려지기도 했다. 머큐리가 즐겨 입었던 흰색 무대 의상은 조로아스터교도들이 입는 순백의 수드라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명대사로 회자되는 머큐리 부친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조로아스터교의 윤리적 핵심이 담긴 격언이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Good thoughts, good words, good deeds.)”
이 책,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는 이처럼 후대에 미친 큰 영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이자 많은 오해로 둘러싸인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태동기를 엄격한 논증으로 다룬다.
조로아스터교 연구의 독보적인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을
국내 초역으로 만난다
저자인 메리 보이스는 고대 종교 연구의 권위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대(大)학자이다. 영국령 인도 다르질링에서 태어나 1944년부터 1982년 은퇴할 때까지 런던 대학 로열 홀러웨이 칼리지, 소아즈(SOAS) 등에서 연구와 강의, 저술에 힘썼으며 조로아스터교를 비롯한 고대·중세 종교 연구의 독보적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는 그의 저술 중 최고의 역작으로 고대 종교 연구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3권의 시리즈 가운데 1975년에 나온 제1권으로, 태동기의 조로아스터교의 역사와 창시자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을 재구성하고 있어 조로아스터교의 정수가 집약되어 있다. 옮긴이 공원국은 서울대학교와 중국 푸단 대학 등에서 동양사학, 중국지역학, 인류학을 공부한 역사·인류학 연구자로, 난해한 번역 작업에 학자로서의 역량을 쏟았다. 보이스의 저작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혁 종교의 창시자
차라투스트라(조로아스터)의 가르침
도덕적 윤리관을 제시하다
“남자든 여자든…… 내가 당신께 탄원하도록 이끈 이들, 이 모두를 데리고 나는 심판의 다리를 건널 것입니다.”(Y. 46.10)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이 기존의 종교의 관념과는 매우 다르게 개혁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조로아스터는 도덕적으로 선한 이들이라면 성별이나 배움, 계급에 관계없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평등의 메시지는 당시의 귀족적이고 사제 중심적인 종교와 배치되었다. 또한 조로아스터는 다에바(daēva, ‘빛나다’, ‘찬란하다’라는 뜻으로 ‘신’, ‘불사자’를 의미했으나, 조로아스터교의 용법에서는 ‘거짓 신’, ‘악마’라는 의미로 쓰임)를 단호히 거부하고 아후라 마즈다(지혜의 주)를 섬길 것을 강조했다. 선(善)의 상징인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고, 악마적인 것은 배격하라는 일종의 도덕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다에바’를 숭배했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었다. 새롭고 도전적인 사상으로 인해 조로아스터는 미움과 위협을 받게 되었고, 결국 다른 종교의 광신도에 의해 살해당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조로아스터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의 윤리관에도 조로아스터교의 영향력이 스며들었다. 절제와 금욕, 청결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일반적인 가치관을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조로아스터교의 역사에 주목하는 이유 또한 조로아스터교가 최초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한 종교라는 데에 있다. 이전의 종교가 섬기는 신이 부와 권력에 대한 인간적인 욕망을 보상해 주는 신이었다면, 조로아스터교가 섬기는 것은 선한 것 자체를 상징하는 신, 아후라 마즈다이다.
창시자의 가르침에 따라 조로아스터교도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들과 주변 환경에 대한 종교적 의무감을 가지게 되었다. 완벽했던 아후라 마즈다의 상태, 즉 조화롭고 행복한 상태를 재창조하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그들은 동물의 복지를 살피고 지금의 불완전한 세상에서 가능한 한 그들을 덜 괴롭히고, 식물과 나무가 최대한 자라도록 북돋우고, 땅을 갈고 비옥하게 하며, 물과 불을 오염시키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의무를 다하려고 했다. 이 가르침의 연장선상에서, 조로아스터교도들은 다신교적 배경에서 탄생한 동물의 희생 제의도 후대에 이르러 점차 폐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옮긴이의 말
서문
약어표
1부 다신교적 배경
1장 개괄
2장 다신교 시절 이란의 신들
3장 악마와 악행, 전설적 동물들, 최초의 인간들과 영웅들
4장 죽음, 내세 그리고 장례 의식
5장 세계의 성격과 그 기원
6장 다신교 숭배 의식
2부 조로아스터와 그의 가르침
7장 조로아스터
8장 아후라 마즈다, 앙그라 마이뉴 그리고 자비로운 불사자들
9장 두 가지 상태와 세 개의 시간
3부 역사 이전 시기의 신앙
10장 기록되지 않은 세기들
11장 조로아스터와 그 아들들에 관한 전설들
12장 순결법
부록 조로아스터교의 장례 의식
자주 인용한 참고도서 선별 목록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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