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노래
시리즈 오늘의 작가 총서 31 | 분야 한국 문학, 오늘의 작가 총서 31
다시 출발하는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
한국문학의 정수를 새로 잇고, 다시 읽다!
201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세상에 삼투하는 참회의 교향곡
지상의 윤리와 만나는 이승우의 신학
▶『지상의 노래』는 책이기 전에 하나의 거대한 거울이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
▶ 거울은 들여다볼수록 표면에 비친 이미지 너머 감추어진 내부를 보여 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승우의 신학은 지상의 윤리와 만난다.-이지은(문학평론가)
▶ 그가 추구하는 것은 역사성과 심미성의 결합 혹은 파국과 구원의 변증법을 통해 구현되는 ‘물구나무선 이상주의’다. -김미현(문학평론가)
이승우의 책을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그 한 권은 단연코 『지상의 노래』일 것이다. 2012년 출간되어 2013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작가가 십수 년 전부터 구상했던 모티프가 마침내 실현된 작품으로, 욕망과 죄의식·신학과 실존·윤리와 정치 등 이승우 문학의 화두가 집약된 정점이자 정수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서로 다른 인물들이 중심이 된 다섯 개의 이야기가 겹겹이 쌓이며 만들어 내는 다층적 구조는 한 편의 웅장한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욕망, 죄의식, 신학, 실존, 윤리, 정치의 선율이 대위법적으로 공존하며 세상에 삼투하는 이 음악은 다름 아닌 참회의 교향곡이다.
형이상학적 탐구를 이어가되 현실과 역사를 벗어나지 않고 신학적 세계관을 관통하되 그 끝은 언제나 인간 실존의 부조리함을 겨누어 온 이승우는 명실상부 한국문학의 단독자다. 그의 위상은 한국이라는 지리적 범위에 제한되지 않는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가 한국의 노벨상 ‘기대주’로 이승우를 꼽고 그의 작품이 한국소설 최초로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문고판 목록에 포함된 것은 이승우 문학이 지닌 특수함에 깃든 보편적 가치를 보여 준다.
『지상의 노래』는 72개의 지하 방으로 이루어진 천산 수도원에서 발견된 엄청난 분량의 벽서와 함께 시작한다. 벽서에는 중세에 만들어진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 불리는 『켈스의 책』에 비견될 만큼 사치스러운 장식과 신비로운 그림들로 가득하다. 누가 이 그림을 그렸을까. 그림 뒤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 벽서의 발견을 시작으로 다섯 개의 이야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형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수도원을 답사하고 벽서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강상호의 이야기. 그 책을 읽고 천산 수도원 벽서에 관한 글을 쓴 차동연의 이야기. 차동연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들려준 장의 이야기. 장의 이야기에 나오는 군사정권의 핵심 한정효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사촌 누나 연희를 사랑해 그녀를 능욕한 남자에게 복수를 가하는 후의 이야기.
천산 벽서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다섯 개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숨 가쁘게, 그러면서도 스릴 있게 질주하며 개인들의 좌절된 욕망과 왜곡된 역사의 정치권력, 그리고 비극적인 희생양의 실체를 드러낸다. “개인의 삶에 끼어들어 작동하는 욕망과 정치와 초월이라는 기제들을 한 두름으로 엮어 보려고 시도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지상의 노래』는 개인의 욕망, 권력의 야망, 초월에 대한 열망이 길항하는 가운데 천상도 지하도 아닌 ‘지상’을, 고백도 함성도 아닌 ‘노래’를 창조한다.
■ 줄거리
외진 산 속 천산수도원 벽에 빼곡히 옮겨진 성경 구절이 한 여행 작가의 눈에 발견된다. 중세 유럽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꼽히는 『켈스의 책』에 비견될 만한 화려한 그림에 압도된 여행 작가는 벽서에 대한 책을 준비하지만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그가 죽은 뒤 투병하는 형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동생은 형의 유고를 모아 출판하고자 한다. 한편 열네 살 소년 후는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해안 초소에서 근무하는 박 중위에게 겁탈당한 사촌 누나의 복수를 대신하기 위해 박 중위 살해를 도모한다. 박 중위를 해하고 천산 수도원으로 도피한 후를 기다리는 건 왜곡된 정치권력이 부른 비극의 현장. 천산 수도원의 실체는 무엇일까. 후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 추천의 말
『지상의 노래』는 책이기 전에 하나의 거대한 거울이다. 이 거울은 삶의 뜻을 가리키는 암시들로 은은하건만, 역설적이게도 여기에 비쳐 보이는 것은 무지와 맹목에 사로잡힌 인간의 가련한 행태다. 저 은약(隱約)을 제멋대로 해석해 제 욕망을 채우는 일로 골몰하는 탓이다. 그래서 명분은 그럴 듯하나 실태는 추악한 일들이 인간사를 뒤덮는다. 그러나 그 일로 심히 고통하고 섬뜩 깨닫는 사람들이 또한 있어, 죄악의 덩굴 속에서 참회의 여린 실을 자아 지상의 노래를 울게 하니, 비로소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 ‘노래’가 세상에 삼투하는 과정은 한결같은 고통으로 참혹하지만 거듭되는 각성으로 독자를 전율케 한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
부분과 전체,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통해 작가 이승우는 이승우답게 천상도 아니고 지하도 아닌 지상을, 고백도 아니고 함성도 아닌 노래를 알레고리 차원에서 창조한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역사성과 심미성의 결합 혹은 파국과 구원의 변증법을 통해 구현되는 ‘물구나무선 이상주의’다. -김미현(문학평론가)
신의 말씀은 인간의 질문에 대신 답하지 않는다. 질문하는 자의 얼굴을 비추어 줄 뿐이다. 거울은 들여다볼수록 표면에 비친 이미지 너머 감추어진 내부를 보여 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승우의 신학은 지상의 윤리와 만난다. 죄를 직시하는 것이 제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이라 할 때, 인간의 시선은 성경이라는 텍스트를 경유하여 자기 내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지은(문학평론가)
1장 천산 벽서
2장 사랑, 또는 죄
3장 압살롬
4장 도피성, 혹은 감옥
5장 역사, 어쩌면 사소한
6장 카타콤
7장 순례
8장 체메테리움
작가의 말
작품 해설_ 지상에서 ‘이어 쓰기’ / 이지은(문학평론가)
독자 평점
4.4
북클럽회원 5명의 평가
한줄평
밑줄 친 문장
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
보이지 않는 행간의 문장들까지 읽고 싶은 작품…
|
지니 | 2020.11.28 | |||
각자의 거울 앞에서 합창하는,
|
고운 | 202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