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Sot-Weed Factor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07년 3월 20일
ISBN: 978-89-374-6141-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636쪽
가격: 16,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141
분야 세계문학전집 141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 소설포스트모더니즘의 이정표가 된 존 바스의 대표작소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고갈’된 기존 문학에 반기를 든 작품 『연초 도매상』은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이자 가장 재미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로 널리 알려진 존 바스의 대표작이다. 바스는 「연초 도매상」이라는 서사시를 남긴 17세기의 시인 에브니저 쿠크의 여정을 좇으면서 역사를 새로이 가공했고, 그것을 피카레스크 소설 양식으로 재구성해 뛰어난 패러디 역사소설을 탄생시켰다. 17세기 후반, 에브니저는 메릴랜드 주에 있는 아버지의 연초(담배) 농장을 관리하기 위해 영국에서 아메리카로 가고 그 여정 내내 해적과 인디언, 매춘부, 폭도에게 둘러싸여 예상치 못한 모험을 하게 된다. 그는 여행 중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무 개가 넘는 이야기를 듣는데, 마침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그림으로 직조되고, 쿠크는 서사시 「연초 도매상」을 완성한다. ▶ 바스는 엄청나게 풍부한 언어로 전통 영문학의 수사학과 미국의 자기 평가에 대해 지독하게 흥미로운 해석을 내린다. 캉디드 이후 가장 흥미로운 방랑 영웅이 등장하는 현대의 고전. ―《타임》▶ 오늘날, 바스만큼 상상의 원천이 풍부하고 내러티브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깊은 작가는 없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북리뷰》
제3부 몰든을 되찾다 1. 시인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남자와 마주치고 위험에 처하다 2. 우주 예찬론자인 헨리 벌링검이 요약한, 문외한을 위한 쌍둥이 요람 3. 메릴랜드의 전임 계관시인들 사이의 대화. 루시 로보담 양의 시련을 적당히 이야기하고, 그 비개연성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언으로 결론을 맺다 4. 시인이 체서피크 만을 건넜으나 의도하지 않았던 장소에 도달하다 5. 림보에 들어섰다가 벗어나다 6. 시인이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잡고 두 개의 수수께끼에 대해 숙고하다 7. 아하치후프가 자신들의 왕을 선출하는 방법 8. 피츠모리스 신부의 운명이 좀 더 조명되고 그것이 더욱 어둡고 의미심장한 비밀들을 조명하다 9. 뱃속에 있던 비밀들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엄청난 산고와 함께 출산되지만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다 10. 도싯의 순회 매춘부, 빌리 럼블리가 영국인이 된 사연에 관한 소문을 전하다 11. 빌리 럼블리가 영국인이 되는 과정을 직접 본 증인이 그에 대해 결론을 내리다. 메리 멍고모리가 본질적인 야만이 문명의 피부 아래 숨어 있는지, 아니면 본질적인 문명이 야만의 피부 아래 숨어 있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 답하지 못하다 12. 여행자들이 북쪽으로 여행을 계속하여 처치크릭에 도달하다. 메키보이는 귀족보다 더 고상하게 행동하고, 시인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기사 노릇을 하게 되다 13. 폐하의 풍력 제분소 및 수력 제분소 감독관들이 각자의 목적을 계획하는 가운데, 자신의 입장을 알레고리에 기대어 설명하다 14. 제분업자의 아내가 두 번 기절하다. 한 번은 시인이 아니라 제분업자에 의해서, 시인이 인생을 부끄럼 모르는 극작가에 비유하다 15. 시인이 자신의 복합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중에 비야만인이 된 야만인 남편과 비영국인이 된 영국인 아내를 만나다 16. 문화의 힘을 보존하는 것에 관한 포괄적인 개괄이 이루어지며, 웅변과 부주의의 도움으로 그것이 논증되다 17. 이미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피붙이를 찾아낸 시인이 난공불락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한 사람의 일가를 찾아내다 18. 시인이 인간 역사의 진행 형태가 진보인지, 드라마인지, 후퇴인지, 순환인지, 파동인지, 소용돌이인지,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돌아가는 나선형인지, 단순한 연속체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다. 모종의 증거가 제출되지만 모호하고 비확정적인 성질의 것임이 밝혀지다 19. 시인이 지옥 같은 꿈에서 깨어나 산 채로 라다만투스의 심판을 받다 20. 시인의 하루가 법정에서 시작되다 21. 시인이 자신의 영지를 되찾다
제4부 작가가 독자들에게 변명하고 계관시인이 자신의 묘비명을 짓다
작품 해설 ㅣ 이운경 작가 연보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이자가장 재미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인 존 바스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존 바스는 미국예술원상과 전미도서상을 받은 바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이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각각 1967년과 1980년에 발표한 논문 「고갈의 문학(The Literature of Exhaustion)」, 「소생의 문학(The Literature of Replenishment)」 때문이다. 이 논문에서 그는 전통적인 소설의 기법과 형식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정신을 반영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리얼리즘 전통의 가능성이 ‘고갈’된 현실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는 ‘지적인 궁지에 직면하여 새로운 인간적인 작업을 성취하기 위해 그것을 역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스의 이러한 주장은 미국 문단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후 현대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 중 하나가 탄생했다. 바스는 자신의 이론을 소설을 통해 구현하려 했으며, 그리스 신화와 『천일야화』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육성 녹음을 소설의 일부로 수록하며, 자신이 직접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등 언제나 새롭고 독특한 내러티브 기법을 선보였다. 이와 같은 그의 비관습적인 글쓰기는 독자들에게도 꾸준히 사랑을 받아, 바스는 ‘가장 재미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야기하기’에 대한 이야기, ‘역사소설’에 대한 역사소설『연초 도매상』의 주인공 에브니저 쿠크는 17세기에 실존했던 시인이자 연초 도매상으로, 서사시이자 풍자시인 「연초 도매상」을 비롯한 몇 편의 시를 남겼다. 그는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부푼 희망을 안고 ‘신세계’에 도착하지만 그곳은 야만과 죄악이 들끓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는 “신의 분노가 이곳에 떨어지기를,/ 남자들은 신의가 없고 여자들은 정숙하지 않은 이곳에!”라는 저주로 「연초 도매상」의 끝을 맺는다. 바스는 자료 조사 과정에서 이 시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 불행한 화자가 시인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 초안을 작성한다. 이로부터 그는 이 이야기를 희가극(extravaganza) 형식으로, 20세기의 선율을 18세기 양식으로 재편하는 소설을 구상해 냈다. 바스는 그 후 4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집필을 통해 이 방대한 분량의 역작을 탄생시켰다. 바스는 이 소설의 주제가 순진함(innocence)이라고 말하고 있다. “순진함은 위험한 것이고 심지어 죄악이라는 것, (중략) 인위적으로 지속될 경우 그것은 발전을 방해하며, 순진한 사람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잠재적으로 재앙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가치 있게 여겨져야 하는 것은 순진함이 아니라 현명한 경험이다.” 그러나 주인공 에브니저 쿠크가 단순히 신세계에서 좌충우돌하는 순진한 연초 도매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일견 어리석고 우왕좌왕하며, 자신의 순진함으로 주변 사람들을 곤란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천직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는 작가였다. 바스는 “명목만 남은 순결을 희생함으로써 잃어버린 영지를 되찾는 동안, 그는 또한 고생고생하며 문학적 삶의 진실을 배우고, 자신의 모든 수사적인 치장과 젠체하는 태도 아래 존재하는 진짜 목소리를 찾으며, 진정한 주제와 자신의 성격에 가장 잘 맞는 형식을 발견한다. 요컨대, 그는 그저 막연하게 자신의 정체성으로 추정했던 작가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랬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현실과 역사에 대한 통쾌한 패러디, 그 이면에 숨겨진 허구성을 파헤친다바스는 리얼리티의 충실한 재현보다는 리얼리티가 언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가, 리얼리티가 어떻게 모방되고 위조되는가에 관심을 보인다. 실존했던 시인 에브니저 쿠크의 시 창작 과정이 전개되고 메릴랜드의 식민 역사가 패러디되는 『연초도매상』에서는 문학적인 글쓰기와 더불어 역사적인 글쓰기가 중심적인 관심사이다.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작가’가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시인 에브니저 쿠크와 『버지니아 통사』의 저자 존 스미스, 이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바스 본인이다. 바스는 에브니저 쿠크가 시를 쓰는 과정을 통해 문학적인 글쓰기의 허구성을, 존 스미스의 글에 등장하는 포카혼타스 일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역사적인 글쓰기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바스는 이들을 패러디하는 자신의 소설의 허구성 또한 적극적으로 인정한다. 『연초도매상』은 바스에 의해 독창적으로 가공된 역사이다. 바스는 18세기 피카레스크 소설 양식을 좇아 거대하고 복잡하고 미로 같은 이야기들을 직조해 낸다. 그의 소설은 한편으론 포스트모던적 자기 반영과 말장난,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의 특징인 공감 가는 인물 형상화와 숨 막힐 듯이 재미있는 플롯 구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독자는 바스가 펼치는 미로 같은 이야기들의 향연에서 정신없이 취하고 길을 잃으며 어리둥절해 하다가는 결국 한바탕 크게 웃으며 빠져나오게 된다. 그것을 돈키호테같이 현실 감각이 결여된 인물의 ‘순결과 예술의 기사적 편력’으로 읽든, 풋내기 시인의 문학적 성장소설로 읽든, 진지한 역사소설로 읽든, 모든 역사소설에 대한 풍자로 읽든 결국 독자의 몫이다. ―「작품 해설」에서 『연초 도매상』은 17세기의 한 순진한 영국 청년이 아버지의 땅을 상속하려 신대륙으로 건너와 겪는 경험과 눈뜸의 과정을 그린 존 바스의 뛰어난 패러디 역사소설이다.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여행을 통해 주인공은 공식적인 미국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또 하나의 역사와 조우하고 그동안 감추어져 온 미국의 실체를 발견한다. 미국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쓰고 있는 이 흥미진진한 역작을 통해 독자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김성곤(서울대 영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