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필드 파크

제인 오스틴 | 옮김 김영희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5월 14일 | ISBN 978-89-374-6366-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704쪽 | 가격 16,000원

책소개

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꼽히는 제인 오스틴

 

섬세한 필체와 탁월한 위트가 빛을 발하는, 풍자와 심리 묘사의 보고

 

 

▶ 그 어떤 소설가도 인간의 가치에 대한 완벽한 의미를 제인 오스틴보다 더 잘 살리지 못할 것이다. — 버지니아 울프

 

 

▶ 제인 오스틴은 모든 작가들이 꿈꾸는 별과 같은 존재이다. — 조앤 K. 롤링

 

 

▶ 여성의 자존감은 제인 오스틴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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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해에 탄생한 명작 『맨스필드 파크』

세상을 향한 예리한 시선, 오스틴의 손끝에서 탄생한 빛나는 말들

 

전 세계 수많은 제이나이트(Janeite)를 양산하고, 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평가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 평생 독신으로 가족을 돌보며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하는 틈틈이 거실 작은 탁자에서 남몰래 불후의 명작들을 줄줄이 탄생시킨 천재 소설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당대 시골 대지주 계급의 위선과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한 풍자와 심리 묘사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세 번째 작품 『맨스필드 파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6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제인 오스틴의 명저 여섯 권을 모두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햄프셔의 작은 시골 마을 스티븐턴에서 여덟 형제자매 중 일곱째로 자란 오스틴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배스로 이사했고, 목사인 아버지가 사망하고 난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친척집을 떠돌며 힘겨운 생활을 이어 가지만 결코 소설 창작을 멈추지 않는다. 오스틴은 친척인 지주 집안의 양자가 된 오빠 에드워드가 자신의 영지 초턴 코티지에 거처를 마련해 준 181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1811년부터 오 년 남짓한 기간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해’로서, 오스틴은 이 시기 『맨스필드 파크』를 포함한 다섯 편의 장편 소설을 잇달아 출간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으며, 1816년에 마지막 작품인 『설득』을 완성한다. 이후 동생 헨리가 오스틴 생전에 세상에 나오지 못한 『설득』과 오스틴이 십 대 후반에 완성한 작품인 『노생거 사원』을 1817년에 출간하게 된다.

『맨스필드 파크』가 출간된 1814년 당시 오스틴은 앞서 출간한 두 작품 『이성과 감성』(1811)과 『오만과 편견』(1813)의 명성에 힘입어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던 때였다. 이어 이 작품이 발표되자 초판은 육 개월 만에 매진되고, 이 년 후 출간한 재판 역시 매진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오스틴은 런던 문단의 관심을 얻게 되고 당시 섭정으로 왕의 지위에 있던 동궁의 초청을 받아 궁전에서 알현했으며, 이듬해 출간된 『에마』(1815)를 동궁에게 헌정한다. 오스틴의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인정받는 작품이 『오만과 편견』이고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맨스필드 파크』는 여타 소설들에 비해 주인공의 성격이 다면적이고, 인물들의 내면 심리가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작품 전반에 걸쳐 작가의 문제의식이 깊이 있게 드러나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편집자 리뷰

■ 어느 날 맨스필드 파크에 일어난 변화와 사랑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패니는 부모 형제들이 사는 포츠머스를 떠나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이 사는 맨스필드 파크로 오게 된다. 엄한 이모부와 매사 무신경한 이모, 패니를 구박하기 일쑤인 큰이모. 집안의 사고뭉치 큰오빠 톰과 외모에만 관심 있는 사촌 언니 마리아와 줄리아는 패니에게 관심이 없다. 대지주 가문인 맨스필드 파크의 모든 것이 낯선 패니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유일하게 그녀를 감싸 주는 사촌 오빠 에드먼드 덕분에 차츰 안정을 되찾게 된다. 에드먼드와의 친밀한 정신적 교류와 타고난 성품으로 패니는 점점 조용하면서도 심지 굳은 여성으로 성장하게 되고, 이웃이 된 사교계의 유명 인사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 남매와도 친분을 쌓게 된다. 에드먼드가 재치 있고 도발적인 메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한편 헨리는 사려 깊은 패니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내는데, 정작 패니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항상 의지해 오던 에드먼드를 향한 사랑이 싹트고 있다. 패니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감정과 윤리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만, 사랑에 눈이 먼 에드먼드는 그 모든 책임이 신뢰할 수 없는 주변 사람과 환경 탓이라고 여긴다. 어느 날 맨스필드 파크에 일대 스캔들이 일어나는데…….

 

 

■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심오한, 혹은 문제적 소설

다면적 주인공 패니를 통해 모순적 환경을 섬세하게 드러내다

 

『맨스필드 파크』는 향사 계급의 일상을 그리면서 젊은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과 결혼이란 주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어릴 때 이모 집인 맨스필드 파크로 온 패니가 매력적이고 지혜로운 여성으로 성장하여 종국에는 목사가 될 사촌 오빠 에드먼드와 결혼하게 된다는 — 신분과 재산 같은 외적 조건이나 편견이나 오해가 빚어낸 장애를 넘어선 주인공이 결국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는 — 점에서는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주제로 쓰였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논쟁의 여지가 많으며, 심리 묘사를 탁월하게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맨스필드 파크』는 이야기의 기본 틀 자체가 남다르다. 가난한 집안 맏딸로 태어나 열 살 때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이 사는 맨스필드 파크로 보내진 패니 프라이스는 소극적인 성격인 데다 천덕꾸러기로 구박받는 어린 시절을 보내게 돼 순종적인 성품을 지니게 된다. 이것은 대개 유복한 집안의 딸이나 심지어 여주인이거나 경제적으로는 부족해도 밝고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이 주인공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다. 매사 삼가는 자세로 늘 조용히 구석에 물러나 있는 패니는, 이전의 지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와 대비한다면 그리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지 않을뿐더러 전통적 미덕을 대변하는 듯한 인물로 보인다.

그러나 면밀히 읽어 보면 패니의 이러한 면은 이 인물의 복합적 성격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패니의 성격적인 소심함과 수동적 태도는 어린 나이에 낯선 집에서 살아야 했기에 내성적인 여자아이가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성향이다. 하지만 패니는 세속적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 양심과 도덕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서 주변 인물들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여성이다. 자신을 아껴 주는 이모부의 엄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선망하는 신랑감인 헨리 크로퍼드의 청혼을 거부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패니가 지닌 의연함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크로퍼드 씨의 청혼을 거절하겠다는 말이냐?” 잠시 침묵 끝에 토머스 경이 말했다.

“예, 이모부.”

“거절하겠다고?”

“예, 이모부.”

“크로퍼드 씨의 청혼을 거절한다! 도대체 무슨 구실로? 무슨 이유로?”

“전…… 전 결혼할 만큼 그 사람한테 마음이 없어요.”(455쪽)

 

패니는 사촌 언니들이나 메리 크로퍼드 같은 활달하고 자신만만한 여성들에게 주눅이 들어 있지만, 이들이 지닌 한계와 잘못을 섬세하고 엄밀한 감각으로 읽어 낸다. 겉으로는 당대 결혼관이나 여성에 대한 고정된 인식에 대해 비아냥거리지만 정작 그 자신의 삶에서는 현학적 조건에 얽매어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메리 크로퍼드와 비교될 만큼 패니는 자신의 판단을 현실 속에서 꿋꿋이 지켜 나간다. 헨리와의 결혼이 가져다줄 부와 명예의 화려함을 거부하는 패니를 향해 주변 사람들은 한사코 마음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강요하지만, 오랜 동안 자연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주변을 꼼꼼히 보살피며 살아온 패니는 더 큰 삶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 나간다.

 

 

■ 오스틴의 질문; 우리가 계승해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월터 스콧은 소설을 쓸 권리가 없어. 특히 좋은 소설들을. 그건 온당치 않아. 그는 시인으로서 이미 명성과 이득을 얻었으니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빵을 빼앗으면 안 돼.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아. 또 그가 쓴 『웨이벌리』도 좋아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러지 못할까 봐 두려워.”

─ 1814년 9월 28일, 오스틴이 조카 애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인 오스틴은 맨스필드 파크라는 시골 향사 계급의 영역을 배경으로 당대 세태와 지배 이데올로기를 심도 있게 그려 나간다. 가부장적 사고로 맨스필드 파크의 부와 전통을 유지해 나가는 버트럼 경이 구세대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라면, 맨스필드 파크의 실질적 후계자인 에드먼드는 전통적 가치관을 존중하는 가운데 아버지 세대가 지닌 고지식함에서는 벗어난 현실성을 지닌 인물이다. 반면 새로운 젊은 세대의 상징처럼 보이는 크로퍼드 남매는 자유로운 연애관과 실리적 사고로 명예보다는 감각적 유희와 물질적 환원에 대한 집착을 보여 준다. 주인공인 패니 역시 에드먼드와 같이 새로운 세대가 지닌 활달함과 진취성은 다소 결여되어 있으나 구세대의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 새로운 자아에 눈뜬 인물로 묘사된다.

소설에서 패니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교두보 역할을 하며, 때로 구세대의 고지식함을 일깨우거나 신세대의 무책임을 지적하여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패니로 인해 버트럼 경은 자신의 엄한 교육 방식이 자녀들로 하여금 진실한 도덕성을 결여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헨리 크로퍼드는 비록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불행을 자처하나 패니에게서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배운다. 메리 크로퍼드는 쾌활하고 재기 넘치는 여성으로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지만, 메리에게는 엘리자베스가 지니고 있는 자기 진실에 대한 확신이 없다. 독자는 오히려 자기를 드러내지 않아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세속적 욕심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올곧게 사랑을 택하는 패니에게서 엘리자베스가 지닌 적극성을 발견하게 된다. 오스틴은 이러한 복합적 구도를 통해 독자에게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명저 여섯 권

뛰어난 감수성과 언어 감각이 도드라진 보석 같은 작품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가장 처음 소개된 제인 오스틴의 장편 소설은 2003년에 출간된 88번 『오만과 편견』(윤지관, 전승희 옮김). 원문에 충실한 정확한 번역으로 정평을 얻으며 독자들에게 오스틴의 섬세한 필체를 전달했다. 이어 2006년에 출간된 132번 『이성과 감성』(윤지관 옮김)은 오스틴의 대표작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분별 있는 사랑과 열정적인 사랑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일명 사랑 고민을 하게끔 한 작품이다. 이어 2012년에는 발랄한 독신주의자 에마에게 찾아온 꿈같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283번 『에마』(윤지관, 김영희 옮김)가, 2017년에는 결혼을 둘러싼 불안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오스틴의 생전 마지막 소설 『설득』(전승희 옮김)이, 2019년에는 오스틴이 이십 대에 탈고한 첫 소설이자 이후 탄생할 여성 주인공들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363번 『노생거 사원』(윤지관 옮김)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2020년 5월 섬세한 필체로 가장 탁월하게 인물의 심리를 묘사했다는 평을 받는 오스틴의 세 번째 소설 『맨스필드 파크』가 독자를 찾아왔다. 『에마』에서 공저자로서 오스틴의 뛰어난 문체를 경험한 김영희 역자의 세심하고 꼼꼼한 번역이 오스틴의 뛰어난 문체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케 해 줄 것이다. 때마침 제인 오스틴의 일대기를 녹여 낸 영화 「비커밍 제인」(2007년)이 재개봉되어 작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기인 만큼, 국내 수많은 제이나이트들로서는 보다 입체적으로 제인 오스틴의 명작 모두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렇지만 내가 직접 관찰한 바로도 결혼은 책략이에요. 어느 집안과 혼사를 맺으며 특정한 이득을 기대하거나 아니면 사람 자체가 대단히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굳게 믿고 결혼했지만, 결국은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기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봤는데요! 이게 속은 게 아니고 뭐예요.”(69쪽)

 

 

패니는 자신의 판단을 묻는 것 같아서 잠시 생각한 끝에 말했다. “오빠한테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들어 드릴게요. 하지만 조언할 주제는 못 되니, 조언 같은 건 바라지 마세요. 그럴 능력은 안 되니까요. (……) 한 가지만 더요. 버릇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잘 가려 가며 말씀하셔야 해요. 나중에 후회할 말은 하지 마시고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잖아요…….”(389쪽)

 

 

잠시 애써 마음을 추스른 후 패니가 말했다. “난 여자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일 줄 알았는데요. 아무리 인기가 많은 남자라도 여자 쪽에서 마다하거나 적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고요.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남자라도 어쩌다 마음만 주면 상대편에서는 무조건 좋다고 할 거라는 생각은 곤란하다고 봐요 (……) 그분이 원하기만 하면 사랑으로 응답할 준비라도 되었어야 하나요?”(509쪽)

 

 

“게다가 패니, 수많은 아가씨가 노리던 남자를 꽉 붙들어 매 같은 여자들의 빚을 되갚아 줄 수 있다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그럼요, 여자라면 그런 승리는 절대 마다하지 못할걸요.” 패니는 고개를 저었다. “여자의 감정을 갖고 장난치는 남자는 좋게 볼 수가 없어요. 사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큰 고통을 받은 경우도 많을 거예요.”(523쪽)

 

 

“간단히 말해, 들킨 게 문제라는 거지. 아아! 패니, 그 사람이 문제로 삼는 것은 죄를 저 질렀다는 사실이 아니라 들켰다는 점이야. 그 사람이 문제로 삼는 것은 왜 그렇게 경솔하게 행동해서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 가 결국은 오빠가 훨씬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획마저 다 포기하고 마리아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렸냐는 거야.”(657쪽)

 

 

“잔인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좀 생각이 다른데. 아니, 잔인한 성품은 아니야. 내 마음에 상처를 주려고 그런 것은 아닐 거야. 문제는 그보다 깊은 곳에 있지. 그런 말이 상처가 되는 그런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울 만큼 마음이 아주 뒤틀린 것, 그게 문제야. 그 사람은 여태껏 남들 입에서 들은 말을 한 것뿐이야. 남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한 거지. 문제는 성격적 결함이 아니야. 남한테 일부러 불필요한 고통이나 주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나 자신을 속이는 것일지 몰라도 난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나를 위해서라면, 내 감정을 위해서라면 그 사람도 기필코…… 그릇된 삶의 원칙이 문제야, 패니. 섬세함이 무뎌지고 정신이 썩고 타락한 게 문제야.”(658~659쪽)

 

 

남자 쪽은 혼인 관계가 해소되었으니 당장은 굴욕적이고 불행하겠지만, 혹시라도 또 다른 아리따운 아가씨한테 반해 다시 결혼하게 된다면 제2의 인생을 도모해 볼 수도 있고, 좀 더 나은 인생이기를, 즉 또다시 속는다고 해도 좀 더 기분 좋고 운 좋은 기만이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여자 쪽은 훨씬 심각한 심적 타격 속에서 비난과 은둔의 생활로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에는 새로운 삶의 희망이든 망가진 평판의 복구든 제2의 봄이 찾아올 여지가 있을 리 없었다.(670쪽)

목차

1부 7

2부 253

3부 447

 

작품 해설 684

작가 연보 696

작가 소개

제인 오스틴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1796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서간체 소설 『첫인상』을 집필한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여러 작품을 집필하고 개작한다. 18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다시 초턴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등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817년 『샌디션』 집필을 시작한 뒤 건강이 악화되어 집필을 중단하고, 4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노생거 사원』과 『설득』은 사후 1818년에 출판되었고, 후에 그녀의 습작과 편지 들, 교정 전 원고와 미완성 원고가 출판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희 옮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비평의 객관성과 실천적 지평』 등이, 옮긴 책으로 『에마』(공역),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 『토박이』, 『가든 파티』 등이 있다.

독자 리뷰(3)

독자 평점

4.8

북클럽회원 8명의 평가

한줄평

드디어 나온 민음사 맨스필드 파크!

밑줄 친 문장

ㅋㄴㅇㅊㅇㄴㅋㅇ
버릇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잘 가려 가며 말씀하셔야 해요. 나중에 후회할 말은 하지 마시고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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