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Die Blechtrommel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1999년 10월 1일
ISBN: 978-89-374-6033-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4x214 · 508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3
분야 세계문학전집 33
99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의 대표작강렬한 언어와 암시적인 이미지, 반어와 역설, 풍자로 가득한 서사
『양철북』을 통해 인간들이 떨쳐 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희생자와 패자 같은 잊혀진 역사의 얼굴을 블랙 유머가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 냈다. –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심사 경위에서
★ 1996년 최신판을 옮긴 국내 최초의 완역본
★ 독일 슈타이들 사와 독점 계약한 유일한 한국어판
★ 귄터 그라스의 그림이 실린 풍부한 컬러 화보 수록
제2부(하) 제3부 작가 연보
최신 독일어판을 원본으로 번역한 유일한 한국어본
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의 대표작 『양철북』(장희창 옮김-서울대학교 독문과 강사)이 출간되었다. 그 동안 양철북은 문고판 등으로 몇 차례 번역되긴 했으나, 최신 독어판(슈타이들, 1996)을 원본으로 완벽한 번역판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경위에서, 스웨덴 한림원은 그라스의 『양철북』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림원은 <그라스가 양철북을 통해 인간들이 떨쳐 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피해자와 패자 같은 잊혀진 역사의 얼굴을 장난스러운 블랙 유머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 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1959년 초판이 발행된 양철북은 출간 이전부터 화제를 뿌리던 작품이었다. 시인으로 데뷔한 그라스는 1954년에 당시 독일 전후 청년 문학을 대표하는 <47그룹>에 가입한다. 1958년 당시 미완성인 『양철북』 초고를 47그룹에서 강독하게 되는데, 그라스는 이 강독만으로 같은 해 <47그룹 문학상>을 수상한다. 이때부터 이 작품은 전후 독문학, 특히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서독 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을 끌며 게오르그 뷔히너 상, 폰타네 상, 테오도르 호이스 상 등 권위적인 문학상을 휩쓸게 된다.
비범하고 강렬한 언어구사, 암시적인 이미지, 반어와 역설 그리고 풍자로 가득 찬 서사적인 표현은 이 작품이 가진 미덕으로 꼽힌다. 발표 당시 교회와 신성 모독, 외설적인 성 묘사 등으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기도 했지만, 포르노라든지 신성 모독이라든지 하는 비난은 이 위대한 작품의 표피적인 수용에 불과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작품을 독일 리얼리즘의 적자라고 평가한 엔첸스베르거는, 이 소설이 <양철북을 두들기는 빌헬름 마이스터>, <자유시 단치히의 전설>이라고 말하면서 그 문학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 소설은 영웅의 발전 과정을 기록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의 배경은 단치히이고, 대상은 겁많고 평범한 소시민들이며, 주인공은 정신 병원에 수감돼 지난날을 회고하는 오스카다. 그리고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방식으로 서술된 오스카의 회고 속에서 지난날 개인을 추상적으로 만들었던 것들, 가령 가톨릭이라든지 전쟁, 섹스 같은 기억들이 생생하게 복원된다. 오스카의 이 전통적인 서술 표본은 종횡무진하는 상상력과 언어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회자되곤 하는 <소설의 위기>에 맞서 대항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고, 비평가들은 귄터 그라스의 이러한 서술 양식에 대해 시적 리얼리즘의 진실한 수단으로서의 그로테스크라는 정당한 평가를 내려 주었다. 즉, 그의 서술이 지닌 부조리성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세계의 현실에 대해 리얼리즘 시학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는 것이다.
1999년 노벨문학상이 그에게 수여된 것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은 『양철북』이라는 위대한 고전을 기억하려는 문학적 선택이기도 하지만, 20세기 내내 재야에 머무르며 정치적 양심을 호소했던 작가에 대한 배려라는 인상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양철북』 이후 발표되는 작품마다 세계인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바로 그의 작품이 지니는 논쟁적인 성격 때문이며, 최근 발표된 신작 『나의 세기』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바로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