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BOPO
-Body Positivity, 내 몸을 긍정한다는 것의 의미
-마르지 않은 몸, 하얗지 않은 몸, 비장애가 아닌 몸, 젊지 않은 몸……
-우리가 우리의 모든 몸을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과 응답
* 인터뷰1: 배우 겸 작가 봉태규에게 듣는 읽기와 살기
* 인터뷰2: 백수린 작가와의 낙산공원을 걷다
* 김혼비/박태하 본격 유랑 에세이 연재 “전국 축제 자랑”
* 최은미 신작 소설, 김소연 신작 시 외
지금처럼 여름의 초입에는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하는 광고가 극성이다. 그다지 다이어트가 필요 없어 보이는 (그리고 주로 여성인) 연예인이 살 때문에 고민이라며 관련 식품이나 운동 기구를 권한다. 매끈하거나 근육질인 몸은 자기관리의 증명서가 되어 현실의 몸을 압박한다. 나는 내 몸에 대한 관리를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다. 이런 내 몸이라도 사랑할 수 있겠니? 대답하는 이 없는 질문이 몸속에서 공회전한다. 질문의 유일한 수신자는 결국 나 자신일 것이기에.
‘#BOPO’는 ‘Body positivity’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자기 몸을 긍정하자는 캠페인이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갖가지(마르지 않고, 흰색이지 않고, 근육이 없는) 체형의 사진이 뜬다. 획일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이 와해되고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받는다는 차원에서 일견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패션 자본으로부터 발생한 유행해 불과해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 또한 타당하다. 이번 호 릿터는 커버스토리 ‘#BOPO’를 통해 SNS의 사진 한 장으로는 다하지 못할 몸에 대한 고민과 사유를 함께 나눈다. 박선영은 개인적 체험담에서부터 인간의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까지 나아간다. 박세진은 해외 주요 패션 브랜드의 최근 동향을 살피며 거기에 자기 몸 중심주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강진경은 장애여성의 몸이 존중받아야 함을, 최현숙은 늙은 몸 또한 존중받아 마땅함을 역설한다. 브래지어를 거부한 지난 4년의 경험을 담은 최정화의 글 또한 흥미롭다. 박민정, 김초엽, 김유담 작가의 짧은 소설은 위와 같은 논의를 소설적 상상력으로 그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최지은 에세이 「무리없이 혼자」의 연재를 마무리한다. 페미니스트로서의 일상과 사유를 담담히 적어 간 그의 글을 단정한 단행본으로 곧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작가 김혼비와 「마이 리틀 K리그」를 《릿터》 초창기에 연재했던 박태하 작가의 전국 축제 여행, 체험, 유랑기이며, 부부가 쓴 협업 일기이다. 정우성·이크종, 김현우, 서경식의 에세이 또한 저마다의 호흡으로 이번 호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최근 두 번째 책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낸 배우 겸 작가 봉태규를 만났다. 어느 때보다 솔직했던 그의 답변에 유난히 오래 눈길이 머문다. 백수린 작가와의 대화에도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더 더워지기 전에 좋아하는 소설책 한 권 들고 낙산공원에 가고 싶어졌다. 그곳에 작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최영건, 백가흠, 최은미 작가의 소설과 김성대, 김소연, 서윤후, 이혜미, 조해주의 시를 싣는다. 문학잡지의 창작 지면은 작가와 시인에게 있어 광장이자 무대이다. 누구든 설 수 있어야 하나, 모두가 오를 수 없기에 편집진은 근래 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필자들의 더없이 소중한 작품이 그 책임감을 덜어 주고 있기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 간다. 그 쌓음에 《릿터》의 리뷰 코너가 짓궂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우리의 몸을 사랑하는 것을 방해한 자는 누구일까? 최근 나이키 광고에 개그우먼 박나래가 등장해 화제였다. 광고에서 그는 자기 몸을 충분히 긍정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떤 댓글은 그의 몸을 멋대로 평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자신의 몸을, 생김새를, 타고남을 긍정하는 일이 꼭 개인의 몫은 아닐 것이다. 해시태그 하나로 돌파하기에 우리 사회에 장애물은 아직도 차고 넘친다. 그것들이 더 도드라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모든 계절에서의 건강을 기원하며, 릿터18호를 내어놓는다.
2 Editor’ Note
9 Cover Story: #BOPO
Flash Fiction
11 — 12 박민정, 물의 모양
13 — 14 김초엽, #Cyborg_positive
15 — 17 김유담, 조리원 천국
Issue
20 — 25 박선영, 미인의 정신을 함양하기
26 — 30 박세진, 자신의 몸을 긍정한다
31 — 35 강진경, 불화하는 몸
36 — 40 최정화, 석가모니도 유두가 있는데 왜 여자는 안 되나요
41 — 44 최현숙, 늙어 가는 몸에 대하여
47 Essay
48 — 51 최지은, 무리없이 혼자 최종회
52 — 57 정우성‧이크종, 우리가 결혼 대신 하고 있는 일들 4회
58 — 63 김현우, 타인에 대하여 4회
64 — 72 김혼비‧박태하, 전국 축제 자랑 1회
73 — 81 서경식, 서경식의 인문 기행 18회
85 Interview
86 — 95 봉태규×허윤선, 읽는 당신 행간의 진폭
96 — 108 백수린×김세희, 쓰는 존재 폴링 인 백수린
113 Fiction
114 — 132 최영건, 수초 수조
134 — 152 백가흠, 어제의 너를 깨워
154 — 178 최은미, 운내
181 Poem
182 — 184 김성대, 파울성 / 나는 건포도를 혼자서 먹지 않는다
185 — 188 김소연, 재정의 / 토마토 소바
189 — 192 서윤후, 소요한 생활 / 빛불
193 — 195 이혜미, 원경 / 깊어지는 문
196 — 199 조해주, 처음 보는 사람 / 여전하네, 잘 지냈어
203 Review
204 — 209 오은교, 가만한 나날오늘 밤에 어울리는
210 — 215 유계영, 나의 끝 거창무구함과 소보로
216 — 220 김화진, 루비프루트 정글아일린
221 — 225 전기화, 3월 1일의 밤체공녀 강주룡
226 Contribu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