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시간이 몇 분밖에 남지 않아 삶을 돌아봐야 한다면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가?”

해마를 찾아서

인간의 기억에 대한 모든 것

원제 Å DYKKE ETTER SJØHESTER (DIVING FOR SEAHORSES)

윌바 외스트뷔, 힐데 외스트뷔 | 옮김 안미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9년 6월 3일 | ISBN 978-89-374-4136-3 [절판]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0 · 388쪽 | 가격 16,8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살 시간이 몇 분밖에 남지 않아 삶을 돌아봐야 한다면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가?”

우리 기억의 작동 방식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편집자 리뷰

“살 시간이 몇 분밖에 남지 않아 삶을 돌아봐야 한다면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가?”

우리 기억의 작동 방식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우리 모두는 매일을 기억과 씨름하며 살아간다. 당시엔 분명히 뇌리에 박혔으리라 생각한 각종 정보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머릿속에서 끄집어내려면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거나, 다른 정보들과 뒤엉킨다. 기억이 나지 않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은 누구도 반기지 않지만 일상 속에서는 늘 예기치 않게, 또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기억에 대한 불안감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커진다. 도대체 기억이 무엇이기에 우리 삶 곳곳에 침투해 영향을 미치는 걸까? 단순히는 몇 초, 몇 분을 지체시키는 정도에서 중요한 시험이라든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들까지 그 영향을 미치니 우리 대부분은 ‘기억’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가 없다.

뇌과학, 신경과학, 인지심리학의 발전 속에서 기억이라는 미스터리한 영역에 대해서도 과학적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노르웨이 베스트셀러 『해마를 찾아서』는 450여 년 전 해마의 발견에서 시작해 현대의 기억 연구에 위대한 기여를 한 실험과 연구 성과를 짚어 나가며 기억이란 무엇이며, 어떤 과정으로 우리의 경험이 기억으로 저장되는지, 기억을 효과적으로 불러내기 위한 기억 훈련법은 무엇인지, 허위 기억과 망각은 왜 일어나는 것인지를 살피며 기억의 핵심에 다가간다. 이 책의 두 저자, 신경심리학자 윌바 외스트뷔와 언론인이자 작가 힐데 외스트뷔 자매는 기억이라는 존재가 발견된 때부터 MRI를 이용하는 오늘날의 독심술에 이르기까지 기억에 관한 여행을 한다. 이들은 뇌 절제술 후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지 못하게 된, 기억 연구의 최대 공헌자 헨리 몰레이슨, 그 어떤 것도 잊어버리지 않는 솔로몬 셰레셰프스키의 경우를 기술하는 한편, 현대의 기억 연구에 위대한 기여를 한 유명한 실험들을 흥미롭게 기술하며 기억에 관한 최고의 연구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특히 잘못된 기억, 망각, 기억술과 같은 개념들을 다루며 인간 기억에 대한 유의미한 예시들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우리는 우리의 기억을 신뢰할 수 있을까? 어린이의 기억은 어른의 기억과 어떻게 다를까? 어떻게 하면 학습이 더 쉬워질까? 트라우마는 남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간은 망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와 같이 우리가 기억에 대해 궁금해하는 모든 것에 대한 실마리가 이 책에 있다.

—————–

『해마를 찾아서』가 그동안 출간된 수많은 뇌과학이나 기억에 대한 책들과 차별성을 지니는 것은 기억에 대한 특별한 시선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억에 관한 염려를 많이 하죠. 기억을 더 잘하고 더 유능해지려고요. 당연하죠.  저 역시 기억을 최적화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다른 면을 생각해 보세요.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겉모습을 넘어서 인간의 정신으로부터 뭔가를 요구하는 거잖아요. 완벽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요구의 한 부분이죠. 외모만 완벽해서 되는 게 아니라, 생각도 완벽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기억은 완벽할 수가 없으니까요!”-윌바 외스트뷔

“몇 분밖에 살 시간이 남지 않았고 삶을 돌아봐야 한다면 어떤 기억을 선택하겠는가? 중요한 사건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진주 목걸이에서 특히 어떤 기억이 반짝이는 진주이겠는가?”

저자들은 기억의 속성 자체가 지극히 불안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기억의 특징은 무수한 망각이며, 매일같이 오류를 저지르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기억 속에서 대부분 사라진다. 매번 버스를 기다린 일, 매번 가게에 간 일, 소파에서 오후를 보낸 일들과 같은 것들이 모두 기억에 저장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가장 빛나는 특별한 기억의 진주들도 망각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제자리에 남는 건 중요한 요소와 큰 틀뿐이며, 나머지는 우리 기억이 유연하게 재구성하며, 그러한 재구성이 기억의 속성이라는 얘기다.

책에서 들려주는 현대 뇌과학적 연구 실험의 성과로부터 얻은 기억의 기술과 조언들은 일상생활에서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불완전성은 기억의 속성이므로 완벽한 기억에 대해 우리가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대해 자신이 없는 사람들, 트라우마나 우울증을 앓는 이들을 비롯하여 기억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은 우리의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임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하물며 저자들은 망각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한다. “망각은 우리 편이어서, (잊어버림으로써) 기억의 진주목걸이의 진짜 진주 알이 될 하이라이트 몇 가지를 골라내도록 해 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정교한 구성을 통해 뇌과학에서 우리가 궁금해하는 세부들을 짚어 간다. 각 장마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해부학에서 시작하여 활동 중의 뇌를 관찰하는 첨단 영상 기술에 이르기까지 기억 연구에서 가장 유의미한 실험들을 이야기체로 풀어내어 독자로 하여금 기억의 본성과 작동 방식을 인상 깊게 파악하도록 해준다.

———

책의 구성

바다에 사는 생물과 우리 뇌 사이의 거리는 멀지만, 바다의 해마와 뇌의 해마 사이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새끼들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데 위험이 없고 그들이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을 때까지 배에 알을 품는 해마 수컷처럼, 뇌의 해마 역시 무언가를 품는다. 그건 바로 우리의 ‘기억’이다. 해마는 기억이 크고 강해져서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지키고 꼭 붙잡아 둔다. 해마는 말하자면 기억을 위한 인큐베이터이다. – 책 속에서

1장 바다의 괴물_ 해마의 발견

이 장은 볼로냐의 해북학자 율리우스 아란티우스가 뇌 속의 해마를 발견하고 이름을 붙인 1564년의 일로 시작해 기억 연구의 최대 공헌자인 순간만 기억하는 사람 헨리 몰레이슨과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 솔로몬 셰레셰프스키의 예시로 현대 기억력 연구의 흥미로운 사례를 들려준다. 수술 당시 27세였던 뇌전증 환자 헨리 몰레이슨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그는 양쪽 측두엽에서 해마를 다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 기억 연구의 산증거가 되었다. 수술 이후 헨리는 새로운 경험을 기억에 저장할 수 없게 되었다. 연속선의 반대편 끝의 솔로몬은 17년 전에 본 무의미한 단어나 수의 열까지도 잊지 못했다. 헨리와 솔로몬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 기억의 작동 방식에 대해, 그리고 현대의 기억 연구에 대해 알려주는 바가 있다.

2장 해마를 찾아 2월에 잠수하기_ 기억은 뇌 어디에 있을까?

기억이 어떻게 그물에 갇히는가를 보이기 위해 고든과 배들리의 잠수 연구를 재현한다. 기억이 상황과 장소, 그리고 그때의 정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준 실험이다. 197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자 덩컨 고든과 앨런 배들리가 잠수부들을 대상으로 스코틀랜드의 해안에서 했던 실험을 오늘날에 재현한다. 당시 잠수부들은 다리 위와 수심 5미터라는 서로 다른 조건하에서 단어 목록을 암기했다. 그 결과 물속에서 외운 단어는 물속에서 훨씬 더 잘 기억해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억의 상황 의존적 성질을 보여 주는 것으로 당시와 동일한 환경에서 정보를 꺼내기가 수월함을 알려 준다.

3장 스카이다이버가 마지막에 하는 생각_ 우리 각자의 개인적인 기억과 트라우마에 대하여

이 장에서는 개인적인 기억과 내러티브, 회고 절정, 사건 기억, 일기, 회고록 같은 것들을 다룬다. 노르웨이 대표 소설가인 린 울만과 허구와 회고의 중간에 자리잡은 그녀의 최신 소설에 대해 인터뷰하는데, 구성적 기억에 대한 송가 같은 소설이다. 한편 대량살인범인 안데르스 베링 브라이비크가 69명의 젊은이들을 사살한 우퇴위아라는 작은 섬을 방문해 사건의 생존자 아드리안을 만난다. 노르웨이의 국가적인 트라우마에 대한 자신의 외상적 기억과 어떻게 화해해 나갔는지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 박새를 밀친 뻐꾸기 새끼_ 허위 기억은 어떻게 우리 머릿속에 들어오는가?

거짓 기억, 허위 기억의 최고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교수와 그 분야의 연구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편집자인 에릭에게 거짓된 기억을 박아 보는 시험을 한다. 노르웨이 경찰 수사관이며 인권 연구가인 아스비외른 라클레프에게서 로프터스와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가 어떻게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이 도입되도록 영향을 미쳤는지 듣는다. 죄 없는 용의자로부터 거짓 살인을 자백받은 사건을 통해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왜곡에 약하며 기억은 또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를 살펴본다. 로프터스의 연구가 아니었다면 죄 없는 사람들이 유죄 선고를 수없이 받았을 것이다.

5장 대규모 택시 실험과 아주 특별한 체스 게임_ 기억은 얼마만큼 좋아질 수 있을까?

엘리노어 맥과이어의 런던 택시 운전사 연구를 통해 기억 훈련의 과학을 보여 준다. 거미줄처럼 얽힌 런던의 도로를 누비기 위한 택시 운전 시험. 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하고 훈련해 자격을 받은 사람들은 해마가 눈에 띄게 커짐이 증명된다. 무언가를 지독하게 공부하면, 기억력도 지독해진다. 나아가 뇌가 가시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기억 전문가, 오페라 가수, 체스의 명수 등이 등장해 기억의 저장 방식과 뇌의 신비를 들려준다.

6장 코끼리 무덤_ 망각에 대한 진실

과학의 이름으로 잊기를 시도했던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노력을 기술한다. 망각과 기억은 함께 움직인다. 망각이 없다면 기억의 창고는 넘칠 것이다. 다른, 더 중요한 기억이 살 자리를 얻으려면 무언가는 비켜 주어야 하는 것이다. 망각은 기억의 본성 중 하나이며 우리 모두는 망각과 함께 살아간다.

7장 스발바르 제도의 씨앗들

_ 기억의 일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과거와 미래를 온 세계에서 모인 종자의 형태로 과거와 미래를 품고 있다. 미래는 우리 인생의 가깝고 먼 미래를 비추는 사건적 섬광의 형태로 우리 마음 안에 있다. 또한 현시대 건축가의 정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어떻게 미래를 위해 새로운 광경을 창조하는가를 살펴본다. 기억과 경험들을 세상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세상을 더 좋은 곳, 다른 곳, 새로운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

책 속에서

*뭔가가 특별하고 다르면 해마가 더 쉽게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편안하고 행복할 때만큼 무언가를 기억에 고정시키기가 쉽지 않다.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살면서 수집한 다른 모든 지식들보다도 가장 먼저 최근의 사건 기억이 약해진다.

*가장 강력한 기억의 네트워크는 우리가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을 학습할 때 우리가 직접 만들게 된다.

*트라우마적인 사건 이후 흔히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르고도 자꾸만 새로 떠오르는 세세한 기억이다.

*우리가 경험했다고 믿는 게 언제나 사실인 건 아니다. 티끌만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우울증은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다. 작업 기억을 걱정으로 채우면, 다른 일에 필요한 공간도 제한되어 버린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좋은 순간들을 외워야 한다. 오래된 즐거운 기억을 다시 꺼내어 장소법으로 외우라.

*기억의 특징은 무수한 망각이며, 매일같이 오류를 저지르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뇌의 한 부분을 특정해서 훈련하는 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머리 안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기억을 훈련한다고 거대한 뇌가 생기지는 않는다. 사실 기억 훈련은 다른 영역에서 대가를 치르는 것 같다.

*해마는 서로 다른 경험들을 서로 조정하고 온전한 기억으로 종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언가를 지독하게 공부하면, 기억력도 지독해진다. 나아가 뇌가 가시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우울한 사람은 부정적인 쪽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잔은 반이 비었다고 생각하며, 잊어버리는 모든 것들에 명랑하고 낙관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신경을 쓴다.

*반대로 낙관적인 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절대 틀릴 리 없는 자신들의 기억력을 맹목적으로 신뢰한다.

목차

1장 바다의 괴물

_ 해마의 발견

2장 해마를 찾아 2월에 잠수하기

_ 기억은 뇌 어디에 있을까?

3장 스카이다이버가 마지막에 하는 생각

_ 우리 각자의 개인적인 기억과 트라우마에 대하여

4장 박새를 밀친 뻐꾸기 새끼

_ 허위 기억은 어떻게 우리 머릿속에 들어오는가?

5장 대규모 택시 실험과 아주 특별한 체스 게임

_ 기억은 얼마만큼 좋아질 수 있을까?

6장 코끼리 무덤

_ 망각에 대한 진실

7장 스발바르 제도의 씨앗들

_ 기억의 일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좋은 기억을 만드는 방법_감사의 글

작가 소개

윌바 외스트뷔

윌바 외스트뷔

신경심리학자이자 기억 연구 전문가. 오슬로 대학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다. 병리 신경심리학, 뇌전증과 인지 장애, 기억, 인지 신경과학, 인지 발달심리학을 주로 연구하며, 측두엽 뇌전증의 예후와 기능적 MRI에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힐데 외스트뷔

노르웨이의 개념사 연구가이자 작가. 저널리스트와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했으며 저서로 『갈망의 사전』이 있다.

독자 리뷰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