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비거니즘
-섭식의 형태에서 삶의 태도로서의 비건
-더 나은 것을 향한 열린 연결로서의 비건
-더 존중받을 필요가 있는 라이프스타일로서의 비건
* 장강명 신작 단편소설, 황인찬 신작 시 외
* 인터뷰1: 작가이자 팟캐스트 진행자 김하나에게 듣는 독서의 스펙트럼
* 인터뷰2: 김세희와의 ‘가만한 나날’
이번 호 《릿터》의 커버스토리는 ‘비거니즘’이다. 잡지 발행인, 요리 연구가, 미술작가, 시인 등 채식주의자들의 아주 솔직한 글을 모았다. 그들은 섭식으로서의 채식이 아닌 삶의 태도로 채식을 실천하며 소수자의 정체성을 확장하거나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한다. 그것이 특별한 기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멋진 라이프스타일이라 뽐낸다. 직업으로서의 구체적 실천을 논한다. 그들의 삶을 앞에 두고 지나치게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스스로의 일상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없을 수 있는 자유와 권력을 불편함 없이 누렸던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불편의 지점을 예민하게 자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열일곱 번째 《릿터》는 이렇게, 나를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꿀 사람들의 글로 채운다. 임솔아, 전석순, 조진주의 짧은 소설이 커버스토리의 솔직함을 더욱 입체적이게 한다.
문보영의 에세이 연재 「웃고 울기 읽기 일기」가 마지막 회에 이르렀다. 아쉬움은 곳곳에서 여러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시인의 다른 일기로 조금은 달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최지은, 정우성․이크종, 김현우, 서경식의 에세이가 각기 다른 삶의 태도로 지면을 채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중 한 명)인 김하나 작가를 인터뷰 코너에 초대했다. 작가 인터뷰는 최근 첫 소설집 『가만한 나날』로 독자들의 눈도장을 받고 있는 김세희 작가의 차례다. 그간 《릿터》의 인터뷰어로 나서던 작가가 인터뷰이가 되어 소설가로서의 속 이야기를 건넨다.
소설 코너에는 박서련, 방미현, 장강명 작가의 신작을 싣는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소설가의 문장들이 뜨겁고 진중하다. 최근 출간된 책 『누가 시를 읽는가』(봄날의 책, 2019)에서 록산 게이는 이렇게 말한다. “시는 글쓰기에서 모험을 하고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다.” 이번 호에 실린 문혜진, 성다영, 이현호, 장승리, 황인찬의 시가 독자 여러분의 모험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그 모험에 쓸 나침반으로는 리뷰 코너가 좋겠다. 쏟아지는 신간 중에 무엇을 읽을지, 믿을 만한 이의 공력이 담긴 추천은 늘 소중하다.
삶의 궤적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존중하기는 그보다는 쉬울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먹든지, 그것은 지금 이곳의 무언가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 타인이 무엇을 먹지 않든지, 그것은 결심의 순간부터 존중받아야 한다. 생각이 필요한 일이다. 불편하더라도 우리, 그 생각에 치열하길. 감각은 그다음 문제일지도 모른다.
2 Editor’s Note
9 Cover Story: 비거니즘
-Flash Fiction
11 — 13 임솔아, 재채기 증후군
13 — 15 전석순, 스무 숲
15 — 17 조진주, 더 나은 것
-Issue
20 — 24 김화용, 비거니즘 모먼트
25 — 30 지은경, 채식인으로 살기
31 — 34 김복희, 특별한 기적보다는
35 — 38 이향재, 비건들의 외식
39 — 45 안아라, 어느 요리사의 불완전한 채식 수행록
47 Essay
48 — 51 최지은, 무리없이 혼자 6회
52 — 57 정우성·이크종, 우리가 결혼 대신 하고 있는 일들 2회
58 — 64 김현우, 타인에 대하여 4회
65 — 71 문보영, 웃기 울기 읽기 일기 마지막 회
72 — 79 서경식, 서경식의 인문기행 17회
81 Interview
82 — 90 김하나×허윤선, 읽는 당신 독서의 스펙트럼
92 — 103 김세희×임현, 쓰는 존재 조용히 싸우는 사람들
107 Fiction
108 — 126 박서련, 곤륜을 지나
128 — 142 방미현, 나무로 만든 이야기
144 — 163 장강명, 대기 발령
165 Poem
166 — 169 문혜진, 울티마 툴레 / 크레이터
170 — 172 성다영, 불행한 은유 / 하얗고 깨끗한 손
173 — 175 이현호, 유진 / 개량
176 — 177 장승리, 반과거 / 반과거
178 — 181 황인찬, 떡을 치고도 남은 것들 / 고딕
183 Review
184 — 188 인아영, 『디디의 우산』 『줄리아나 도쿄』
189 — 193 양순모,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194 — 198 박혜진, 『고독 깊은 곳』 『종이 동물원』
199 — 203 김유태, 『우리 몸이 세계라면』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205 Contribu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