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성순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9월 14일
ISBN: 978-89-374-3877-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5 · 276쪽
가격: 14,000원
분야 한국 문학
“지옥이 될 겁니다.”
“행복한 지옥이겠지.”
독보적 개성의 스토리텔러 임성순이 그리는
강인공지능 시대의 묵시록
PROLOG
Q&A
아톰
지도에 대한 열정
스트럭처
ROLLBACK
함수
인터뷰
바다
고도의 지적 능력을 지닌 강인공지능이 인간의 삶과 공존하는 세상. 감정노동 수행 능력은 인간보다 로봇이 더 우수하고 젊은이들은 암울한 현실 세계보다 풍요로운 가상세계에서 더 강렬한 리얼리티를 느낀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 즉 특이점을 넘은 세계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각자의 방식으로 소명과 욕망을 채우며 살아가는 이곳은 행복한 지옥일까, 불행한 천국일까.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예상을 넘어서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 임성순! 이번에는 SF소설을 가지고 돌아왔다. 『문근영은 위험해』에서 보여 준 인터넷 문화와 『극해』에서 보여 준 포경선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 그리고 『자기 개발의 정석』에서 몸에 대한 감각을 통해 보여 준 유머러스한 풍자 이면에는 모두 관련 분야의 지식을 흡수한 듯한 핍진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핍진성은 임성순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자 그의 소설을 예술적 텍스트로 상승시키는 요소다. 인터넷, 포경선, 몸에 대한 디테일이 이번에는 강인공지능 시대라는 미래의 시간을 주목한다. 미래사회에 대한 묵시록 형태를 띠고 있는 동시에 인간 욕망에 대한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우로보로스』는 존재와 비존재,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 시간과 공간… 요컨대 강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주체들의 풍경을 때로는 만화경처럼, 때로는 현미경처럼 펼쳐 보인다.
작품 제목이기도 한 ‘우로보로스’는 ‘꼬리를 삼키는 자’라는 뜻으로 연금술에서 꼬리를 먹는 뱀, 혹은 용의 문양을 가리키는 단어다. 영원함, 완전함, 불사를 상징하기도 하는 이 단어는 인간 심성의 원형적 상징으로 생각되기도 하고 개인과 우주의 자아 발생 이전 상태를 의미하는 존재의 새벽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고도의 지식 체계가 갖추어진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의 다종다양한 욕망, 좌절, 갈등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이 소설에서 ‘우로보로스’는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 준다. 『우로보로스』는 각각의 장이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동시에 각 장이 그 자체로 완결성을 띠고 있다. 그 구성이 꼭 시작과 끝이 없는 ‘우로보로스’의 형식을 닮았다.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소설을 유영하며 없는 경계를 탐색하고 탐험하는 일은 경계가 사라진 미래 시대에 대한 탐색이자 탐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