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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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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신선들의 도서관

홍길주 | 옮김 안대회, 이현일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7년 11월 24일

ISBN: 978-89-374-1575-3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08쪽

가격: 22,000원

시리즈: 한국 산문선

분야 동양고전


책소개

안대회, 이종묵, 정민,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
한문학계 중진학자 6인이 8년에 걸쳐 이룬 역작

신라부터 조선 말기까지 망라한
최대 규모의 한국 명문 선집
처음으로 만나는 우리나라 문장의 통사


편집자 리뷰

우리나라의 고전 명문을 총망라한 『한국 산문선』(전 9권)의 아홉째 권.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 6인의 한문학자가 삼국 시대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한문 산문 중 사유의 깊이와 폭이 드러나는 작품을 선별·번역한 역작이다. 1300년의 시간을 넘어 찬란히 빛나는 우리 옛글은 한 시대의 풍경과 사유를 그대로 펼쳐 보이며 오늘날 우리에게 귀중한 문화 자산이 되어 준다.
9권은 순조 대부터 시작하여 조선 말기를 거쳐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문장가 32명의 산문 66편을 실었다. 홍석주·김매순·홍길주 등이 전 시대의 역동적 분위기를 이어 나가 개성적인 글쓰기를 선보였고, 조선 말기에는 김윤식·김택영·이건창 등의 탁월한 문장가가 등장해 화려한 빛을 발했다. 이후 시대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전통적 문장은 그 위세를 잃어 갔으나, 위기와 혼란 속에 이건방·정인보 등이 남긴 빼어난 글들은 고전 산문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삼국 시대 원효에서 20세기 정인보까지
1300년간 각 시대 문장가들이 펼쳐 낸
찬란한 우리 옛글 600편

우리 시대의 한문학자 6인이
엄정한 선별, 유려한 번역으로 세운
한국 산문의 모범

글은 우리 삶 자체이자 우리가 속한 사회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한문으로 쓰이던 글말이 한글로 모두 바뀌어 지금의 세대는 바로 이전 세대의 글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토록 언어의 변화가 극심했던 나라도 없을진대 이로써 현재는 과거와 단절되었고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도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선인들의 글 안에 담긴 인문 정신은 오늘날 어지러운 세태 속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하여 우리 고전을 상아탑에서 과감하게 해방시켜 대중에게 선보인 대표적인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교수 등 중견 학자들을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 신진 학자들이 참여하여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동문선’을 만들었다. 삼국 시대 원효부터 20세기 초반 정인보에 이르기까지 작가 229인의 산문 613편으로, 원고지 1만 8000매에 달하는 양이다. 여섯 명의 옮긴이가 세 팀으로 나뉘어 기획에서 출간까지 2010년부터 8년에 걸쳐 모두 아홉 권으로 묶어 냈다. 독자들과 보다 빠르게 만나기 위해 2013년부터 전자책 싱글 형태로 연재했던 『매일 읽는 우리 옛글』 시리즈가 바탕이 되었다.
삼국 시대에서 20세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는 『한국 산문선』은 조선 초기 서거정의 『동문선』 이후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산문 선집이다. 『동문선』이 조선의 성대한 문운(文運)을 보이기 위한 국가사업이었다면, 『한국 산문선』은 바로 지금 이곳의 독자를 위한 기획이다. 선집 편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선(選)이니, 옮긴이들은 방대한 우리 고전 중에서도 사유의 깊이와 너비가 드러나 지성사에서 논의되고 현대인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글을 선정했다. 각종 문체를 망라하되 형식성이 강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은 배제했으며 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읽히도록 우리말로 옮기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간결한 해설을 붙였다. 본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석을 권말에 두었으며 교감한 원문을 함께 실었다. 그리고 권두의 해제로 각 시대 문장의 흐름을 조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에 참여한 한문학자들의 역량과 더불어 그동안 축적된 국문학·한문학계의 연구 성과에 힘입은 대작이다.
2000년대에 이르러 동양의 고전, 그중에서도 우리 고전에 눈을 돌려 잊혔던 작품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이 활발해졌다. 그간에는 대부분 유명한 저서나 작가 위주로 혹은 주제별·문체별로 소개되었다면, 『한국 산문선』은 시대순으로 엮은 최초의 통사적 선집이라는 데 주요한 의의가 있다. 그리하여 독자는 『한국 산문선』에 실린 600편의 명문을 손이 가는 대로 하루 한 편씩 향유할 수도 있고, 시간을 두고 차차 읽어 나가면서 1300년의 산문사를 조감할 수도 있다. 이는 문학 연구에서 역사적, 문학사적 가치를 전제하기보다 텍스트 자체를 보면서 당대 실상에 접근해 가는 역자진의 연구 방법론과 공명한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돌아보는 원자료가 되었던 고전을 보면 지난 역사가 생생하게 복원될 뿐 아니라, 뜻밖에 마음으로 와닿는 문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문으로 쓰인 문장은 오늘날 독자에게는 암호문처럼 어렵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인문 정신의 가치는 현대라도 보석처럼 빛난다. 그 같은 보석을 길 막힌 가시덤불 속에 그냥 묻어 둘 수만은 없다. 이에 막힌 길을 새로 내고 역할을 나눠, ‘글의 나라’ 인문 왕국이 성취해 낸 우리 옛글의 찬연한 무늬를 세상에 알리려 한다. 삼국 시대로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을 씨줄로 걸고, 각 시대를 빛냈던 문장가의 아름다운 글을 날줄로 엮었다. 각 시대의 명문장을 선택하여 쉬운 우리말로 옮기고 풀이 글을 덧붙였다. 이렇게 만나는 옛글은 더 이상 낡은 글이 아니다. 오히려 까맣게 잊고 있던 자신과 느닷없이 대면하는 느낌이 들 만큼 새롭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일기, 편지글, 기행문에서 전기, 묘지명, 논설, 상소문까지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넘나드는 문장의 모든 것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장구한 시간을 견뎌 낸 명문
한국어로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우리 문학 선집’

우리나라의 최초의 문인으로 꼽히는 대작가가 바로 신라의 고운 최치원이다. 『한국 산문선』 1권의 첫머리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한문 문장을 남긴 원효, 설총, 녹진을 지나 최치원의 「황소를 토벌하는 격문(檄黃巢書)」이 실려 있다. 황소의 난을 토벌하러 나선 최치원의 이 글을 받고 황소가 놀라 말 위에서 떨어졌다는 일화가 유명하며, 이로써 최치원의 문명이 중국 전역에 떨쳤다고 전하는 글이다. 이러한 ‘글의 힘’은 『한국 산문선』의 면면에서 빛을 발한다.
오늘날까지 화두에 오르내리는 ‘인문’이라는 말의 유래는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문장은 도를 싣는 그릇(京山李子安陶隱文集序)」(2권 수록)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은 인문(人文)을 규정하는 예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해와 달과 별은 천문(天文)이요, 산천과 초목은 지문(地文)이요, 시(詩)와 서(書)와 예(禮)와 악(樂)은 인문(人文)이다.” 시서예악, 즉 인간이 이룩한 문화를 인문으로 규정하는 정도전의 글은 중국의 영향 아래에서 조선의 독자적인 문학을 자리매김하려는 시도 속에 있다.
글로 인재를 뽑고, 글하는 선비가 나라를 이끈 문화의 터전이었던 우리나라는 조선에 이르러 가장 많은 문장을 남겼다. 고려 대까지 이어져 온 불교의 영향이 점차 유교의 이념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문(文)과 도(道)의 관계를 논하는 한편, 중국의 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한국 산문선』은 글을 선별하면서 널리 알려진 문장가만이 아니라 특유한 색채를 보이는 작가를 수록하여 논설, 상소문, 전기는 물론이고 일기, 편지글, 기행문, 기문, 묘지명까지 문장의 모든 갈래를 보여 준다.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오줌통’ 이야기까지 마다 않고 기록한 강희맹의 우화, 조선의 대학자 이황과 조식이 세상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일에 관해 넌지시 조언을 주고받은 편지, 이이가 선배 학자들의 학문을 거침없이 논평한 글에서부터 마음이 아름다운 노비, 문장에 정통했던 장모님, 개성 있고 자존심 높았던 화가 등 비주류 인물의 전기, 산수 좋은 곳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에 부친 기문, 담배·고구마·코끼리 같은 새로운 문물에 관한 보고서까지…… 수많은 글들은 서로 엮여 긴 편폭의 한국 문화사를 이룬다.
이처럼 고전은 한 시대의 표정을 담고 있는가 하면 놀랄 만큼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오래된 서가를 벗어나 아름다운 우리말로 되살아난 우리 고전은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안목,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력을 열어 준다. 『한국 산문선』은 한창 독서 경험을 쌓아 가는 학생에게는 최초의 길잡이가 되고, 문장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만대의 교본이 되며, 어지러운 소음 속에 지친 사람에게는 마음을 씻을 거리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직한 자산이 되어 줄 것이다. 근대 이후로 범람한 외국 문화와 신기술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오늘날 옛글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모국어의 깊이에 접속하고 폭넓은 문화를 밑바탕으로 삼아 든든히 살아갈 채비를 하는 일이다. 상우천고(尙友千古), 곧 천고를 벗으로 삼는다는 말처럼 글에서 멀어진 이에게도 상우천고의 위안과 통찰을 함께 누려 보기를 권한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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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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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회 옮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대동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2015년 제34회 두계학술상, 2016년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옛글을 분석함으로써 선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궁극의 시학』, 『벽광나치오』, 『천년 벗과의 대화』, 『조선의 명문장가들』,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선비답게 산다는 것』, 『정조의 비밀편지』, 『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녹파잡기』, 『산수간에 집을 짓고』, 『한서열전』, 『북학의』 등이 있다.

"안대회"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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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 옮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에서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시인인 신위(申緯)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언젠가 ‘조선 후기 한시사(漢詩史)’를 써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꾸준히 18~19세기의 한시 작가들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청 시대 중국 강남 지역의 문화와 학술에 대해 관심을 두고 조선에 끼친 그들의 영향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조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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