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지만 불안한 남자와 착하지만 평범한 남자 사이에 선 여자
이 시대에 사랑과 결혼이 지니는 의미를 찾는 가장 혁명적인 삼각관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살롱》, NPR이 꼽은 올해의 책!
《살롱》 소설상 수상작!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뉴요커》
‘사람과 재산의 되돌릴 수 없는 결합’이라는 결혼이 무의미해진 페미니즘 시대에 과연 우리가 ‘결혼’을 꿈꿀 수 있는지 탐구한 소설.—《가디언》
과거의 낭만적인 소설들을 읽으면서도 성적 혁명이 본격화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워싱턴 포스트》
『처녀들, 자살하다』와 『미들섹스』 단 두 편의 장편소설로 “오늘날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뉴요커》)라는 평가를 받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프리 유제니디스. 그의 최신작 『결혼이라는 소설』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십 대 시절의 불안을 다룬 첫 작품인 『처녀들, 자살하다』(1991)는 출간 즉시 『호밀밭의 파수꾼』, 『데미안』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문제적인 성장 소설로 알려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국 도서관 협회(ALA)에 의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소피아 코폴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작품인 『미들섹스』(2002)는 간성(間性)으로 태어나 성별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평생 살아간 칼리오페의 이야기를 통해 성과 젠더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 소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0년간 단 두 편이라는 과작(寡作)으로 이미 미국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한 유제니디스는 2011년 발표한 세 번째 작품 『결혼이라는 소설』을 통해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했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살롱》, NPR이 꼽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살롱》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독자와 평단의 극찬을 동시에 불러모았다. 미국 동부 명문대 졸업생 세 명의 얽히고설킨 인연과 사랑을 통해 현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방황을 꿰뚫어 그린 이 소설은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게 될 ‘올해의 소설’이 될 것이다.
줄거리
브라운 대학교 영문과 재학 중인 매들린은 아버지가 모 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중산층 집안의 차녀로, 영문학에 심취해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학자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들어간 기호학 수업에서 우연히 공대생 레너드와 사랑에 빠져 졸업 학기를 연애하느라 시간을 보내다 대학원 전형에 모두 떨어지고 만다. 레너드는 빛나는 지성과 함께 우울한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남자로, 알코올중독인 부모님 밑에서 감정적 불안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명석한 두뇌 덕분에 브라운 대학에 입학한 수재다. 매들린과 레너드는 집안 분위기와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매개로 소용돌이 같은 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졸업 후 레너드가 유명 생물학 연구소의 인턴 자리를 얻게 되어 매들린과 동거를 시작하지만, 레너드의 조울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연애에도 점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한편 매들린의 절친한 친구이자 순진한 심성의 종교학도 미첼은 매들린의 부모님께도 인정받는 모범생이다. 짝사랑했던 매들린이 레너드에게 푹 빠지게 되자, 그는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모아 유럽과 인도로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그 와중에 진로와 사랑 모두 삐걱거리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로 치닫게 된 매들린-레너드 커플은 답을 찾을 수 없는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결혼’이라는 무모한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가슴 아픈 사랑, 그리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했던 우리 모두가 지나온 시절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내던져진 청년들의 단면을 유쾌하게 그려 낸 작품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매들린, 레너드, 그리고 미첼은 모두 학업을 끝내고 사회에 던져지며 진정한 성인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앞날에 대해 확신도 없고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도 없는 불안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매들린은 단지 문학이 좋아서 영문과를 선택했고, 부모님이 지원해 주는 덕에 대학원 준비를 하는 등 언뜻 어렵지 않은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연애와 결혼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현실적 감각이 부족하다. 레너드는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은 많지만 억제할 수 없는 감정적 널뛰기, 부정적이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생각과 타인에 대한 날선 태도 탓에 힘겨워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미첼은 가장 평범한 인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채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 깨달아 가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들의 일화는 현재 청춘을 보내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미 거쳐 온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만하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도 부족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올바른 선택이 뭔지 모른 채 방황했던 시절은 비단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청춘을 지나온 모든 사람에게 이 소설은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이 현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의 상황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많은 점은 특기할 만하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1980년대에 겪고 지나온 경험을 그린 이 소설이 2010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보며 사회적 변화의 양상이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묘미 중 하나다.
“넌 정말로 해피엔딩이 있다고 생각해?”
이제까지 없었던, 현대의 젊은 여성을 위한 진정한 성장 소설!
전통적인 소설 속 여성은 언젠가는 멋있는 남자를 만나 로맨틱한 사랑을 하고 결혼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현대의 여성에게도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소설 속 매들린은 제인 오스틴과 롤랑 바르트식 연애론에 감명받으며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문학소녀다. 그러나 그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레너드는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맞지 않는 남자였다. 좌충우돌 연애 과정을 거쳐 결혼까지 하게 된 매들린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가족의 반대에도 연연하지 않고 돌진했다는 점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매들린의 애정 모험은 요즈음 젊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다. 그러나 작가는 반전과도 같은 결말 부분을 통해 이 시대에 과연 결혼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전통 소설 속에서와 같은 낭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회, 정해진 관습대로, 정해진 신분대로 살며 사랑만 얻으면 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미래에 대한 확신도, 타인에 대한 확신도 부족한 현대에서 결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단상을 남긴다. “성적 혁명이 본격화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워싱턴 포스트》)라는 평을 얻기도 한 이 작품은 여러 현지 언론 리뷰를 통해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 『여인의 초상』과 같은 전통적인 결혼 소설의 뒤를 잇는 동시에 현대의 연애와 결혼관을 다루는 소설로 평가되었다.
세계여행, 동거, LGBT, 페미니즘 이론, 취업난, 비혼주의, 우울증……
소설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분석하다!
이 작품에는 현대 젊은이들이 열광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가 가득하다. 유제니디스는 1980년대 미국 대학생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그리는데, 이는 30여 년이 지난 현대의 대한민국의 사회적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매들린과 레너드는 연애하면서 곧 동거를 시작하는데,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그려지며 보수적인 매들린의 부모님조차 딱히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매들린이 참석하는 영문학회에서는 한창 문학 내에서의 페미니즘 분석론이 활발해져 있으며, 이는 프랑스에 간 미첼이 만난 ‘페미니스트’ 클레어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레너드는 조울증을 겪으며 약을 복용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심리 상담이 활발해져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정신병’이라는 오명을 씻고 양지로 드러난 현 시점의 국내 상황과 맞닿아 있다. 한편 미첼이 졸업 후에 사회 진입을 뒤로 미루기 위해 세계여행을 가는 장면, 매들린이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지만 ‘스펙’이 부족해 떨어지는 장면 등에선 인문대 대학생들의 취업난에 대한 촌철살인과도 같은 메시지를 준다. 이렇듯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장면을 통해 유제니디스는 한 세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여러 문제를 그대로 그려 낸 리얼리즘 소설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 ‘헬조선’과 ‘삼포 세대’로 대표되는 국내 젊은이들의 현실과도 일맥상통하는 미국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가슴 찡한 공감과 숨 가쁜 재미로 독자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이 책을 향한 찬사
▶ 과거의 낭만적인 소설들을 읽으면서도 성적 혁명이 본격화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연애 이야기.—《워싱턴 포스트》
▶ 매력적이며 아름답게 구성된 소설. 유제니디스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리는 데 최고다!—《뉴욕 타임스》
▶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뉴요커》
▶ ‘사람과 재산의 되돌릴 수 없는 결합’이라는 결혼이 무의미해진 페미니즘 시대에 과연 우리가 ‘결혼’을 꿈꿀 수 있는지 탐구한 소설.—《가디언》
▶ 퓰리처상 수상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가 그린 세 대학생들의 로맨틱한 삼각관계.—NPR
▶ 프레피 로맨스에 깃든 진정한 우울증을 탐구한 소설. 엄청 재미있다!—《슬레이트》
▶ 읽는 내내 학교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래저래 힘겨운 삶을 사는 대학생들의 묘사에 크게 공감이 갔다!—아마존 독자평
▶ 신비스럽고 변덕스럽고 잘생긴 녀석과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 마음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아마존 독자평
▶ 절대 후회하지 않을 소설!—아마존 독자평
▶ 제대로 된 캐릭터, 속도 빠른 플롯, 우아한 언어!—아마존 독자평
▶ 대학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뛰어든 세 젊은이에 관한 독창적인 이야기!—아마존 독자평
■ 본문 중에서
“나는 지금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거란다. 네가 만약 레너드와, 아니면 그게 누구든 어떤 젊은 남자와 함께 살기로 했는데 직장이 있는 당사자가 그 남자 쪽이라면 너는 불리한 입장에서 시작하게 되는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니? 그러면 너는 어디에 있겠니? 어디든 지낼 곳이 아무 데도 없을 거야. 혹은 할 일도 전혀 없을 테고.”(1권, 36쪽)
나이 든 사람이나 걸칠 법한 옷을 입고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들린은 전에도 여러 번 그랬듯이 생각했다. 미첼이야말로 그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해야 하는, 영리하고 분별력 있으며 부모님을 만족시킬 만한 남자라고 말이다. 딱 떨어지는 적임자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녀가 절대로 미첼과는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그들과 함께 어울려 앉아 있는 이 아침에 감정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 그녀가얼마나 엉망진창인 상황에 처해 있는지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징후였다.(1권, 44쪽)
매들린의 애정 문제는 그녀가 읽던 프랑스 이론이 사랑이라는 관념 자체를 해체하는 순간 시작되었다.(1권, 54쪽)
그녀는 더없이 명쾌하고 따분한 이유로 영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는데, 바로 책 읽는 것을 몹시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대학 당국에서 발행한 『영미 문학 수강 편람』은 그녀의 룸메이트들에게 버그도프 백화점에서 발행한 상품 안내서가 의미하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피오루치의 카우보이 부츠 한 켤레가 애비를 흥분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274번 영문학 강의: 릴리의 소설 속 주인공 유퓨즈’ 같은 강의가 매들린을 흥분시켰다.(1권, 56~57쪽)
“얘야, 내 말 좀 들어 보렴. 넌 더 이상 내 보험에 올라 있지 않아. 그거 아니? 네가 스물한 살이 되자 그 사람들이 널 내 보험에서 빼 버리더구나. 걱정하지는 마라. 병원비는 내가 지불할 테니까. 내가 지불할 거야, 이번에는. 내가 돈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네 아버지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니? 아니, 내가 도와줄 거야. 그렇지만 퇴원하면 그때는 네가 직접 보험에 가입해야 해.”
레너드는 이 말을 듣자 자신의 불안감에 대못이 박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전화기를 와락 움켜잡았고, 시야가 점차 캄캄해졌다. “제가 어떻게 보험에 들죠, 엄마?”
“무슨 소리야, 어떻게라니? 대학을 졸업하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일자리를 찾아야지.”(2권, 73쪽)
레너드와 함께 냉방이 되지 않는 그의 아파트에서 보낸 길고 무더운 여름과 그 후 필그림 레이크의 숙소에서 보낸 두 달은 매들린에게 “조울증 환자와 결혼했다.”라는 게 어떤 것일지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게 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화해가 모든 어려움을 보이지 않게 가려 버렸다. 레너드가 그녀를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쾌감을 주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고 레너드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으면서, 그리고 특히 그들이 케이프 코드로 옮기고 나서 오히려 악화된 것처럼 보이면서, 매들린은 질식할 듯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레너드가 그의 무덥고 후텁지근한 원룸형 아파트까지 함께 가져온 것 같았고, 그곳이야말로 그가 정서적으로 살고 있는 곳이어서 그와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그 무더운 심리적 공간에 비집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레너드를 완전히 사랑하려면 매들린도 그가 길을 잃고 헤매는 캄캄한 숲 속으로 들어가 똑같이 헤매야 할 것 같았다.(2권, 283쪽)
2권 차례
묘수 7
주님 품에 잠들다 171
그리고 이따금 그들은 몹시 슬퍼했다 251
젊은 독신 여성의 비상 용품 세트 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