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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얼굴의 사랑


첨부파일


서지 정보

정아은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7년 7월 14일

ISBN: 978-89-374-3439-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5 · 428쪽

가격: 14,000원

분야 한국 문학, 한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도시 세태의 관찰자 정아은이 그리는

사랑의 맨얼굴, 그리움의 속살 

 

맨얼굴의 사랑_상세페이지


목차

맨얼굴의 사랑 7

작가의 말 423


편집자 리뷰

장편소설 『모던 하트』로 한겨레문학상을 받고, 뒤이은 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로 도시의 세태를 다루는 특유의 스타일을 보여 준 소설가 정아은의 신작 『맨얼굴의 사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도시의 갖가지 군상과 인간의 비루한 감정을 절묘하게 캐치해 온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 『맨얼굴의 사랑』에서 대한민국 성형외과의 안과 밖을 치열하게 그려 낸다. 거기에는 외로움이 싫은, 사랑이 고픈 어떤 존재들이 살아 있다.


■ 인간을 성형하는 도시

주인공 서경은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자, 실패한 걸 그룹의 멤버였고 연예계 주변에서 ‘부스러기’로 연명하는 루저이다. 취재를 위한 성형외과 상담에서 서경은 전문의 조성환을 만나 그와 동거하기에 이르고, 성환의 소개로 성형외과의 상담실에 취직하게 된다. 그곳에는 몸을 바꿔 인생마저 바꾸려는 사람, 살을 갈라 상처를 소독하려는 사람, 깊게 파인 상처를 전신 성형으로 치유하려는 사람, 애정의 부재를 가슴 성형으로 잊으려는 사람, 그렇게 성형을 거듭해 몸에 칼을 대는 것에 중독된 사람 들이 있다. 서경의 시선에서 그곳은 훌륭한 직장이자 안락한 서비스의 공간이며 동시에 맨얼굴의 집합소가 된다.


■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

성형외과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랑을 갈구한다. 서경은 그 갈급함의 관찰자로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외로움에 치를 떨고 사랑을 원하는 존재다. 본인의 욕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서려 하지만 실상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녀는 한류 스타 재희의 섹스 파트너이면서도 성환에게 크나큰 애정을 느낀다. 그녀는 연민과 불안, 엉뚱함과 치열함, 자부심과 자괴감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누구보다 입체적이며 누구보다 납작해진 사람이다. 무엇보다 사랑을 찾으며, 사랑을 잃은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가슴을 키우는 서울의 복판에서 길을 잃은 한 여자가 서 있다. 그녀가, 맨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 본문에서

그러니까 이 공간은 현실적인 기능은 조금도 없는, 병원과 처음 조우한 손님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각적 체험을 주기 위해 마련된 백일몽 같은 공간이었다. 이 아름다운 공간을 거쳐 상담실장을 만나 계약까지 간 이들이 계약 내용을 실행에 옮기고 난 뒤 마주치게 될 실제, 즉 붓고 멍든 얼굴, 엄청난 통증, 부작용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미심쩍은 증상들과는 너무나 다른, 그러니까 미래에 있을 고난의 행군에 미리 뿌리는 성유와도 같은 공간이었던 것이다.

-36~37쪽

 

조성환은 여자의 가슴을 멀리서 지켜보더니 가까이 다가와 가슴을 한쪽씩 양손으로 감싸 쥐고 조이듯 압박했다. 그러곤 다시 몇 걸음 물러나 지켜보았다. 형태나 위치가 잘 잡혔는지 보기 위해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거 다음에 또 뭐 잡혀 있지 않아”

수술이 끝났음을 알고 긴장이 풀린 간호사들이 귀엣말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두 건 연속이야. 쌍꺼풀하고 턱.”

-222쪽

 

그대로 있으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게 될 것 같았다. 극한의 추위에 몸을 내맡기면, 정처 없이 쏘다니면 찰나에 불과할지라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낯선 곳을 싸돌아다니다 오면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상태가 되어 있을 거라고.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손발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극심한 추위에도, 알 수 없는 아파트 단지 상가의 낯선 아침 풍경에도, 영상은 그치지 않고 상영되었다. 본능에 압도당해 신음을 내지르며 몸을 떨던 남자, 남자를 받아들이며 억지로 기쁨을 연출해 내던 여자의 몸. 못난 몸.

-324쪽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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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장편소설 『모던 하트』,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이 있다. 제1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